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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격노하면 안되나"…녹취파일 나오자 방어막 치는 與

해병대 ‘채상병 사망사건 수사 축소 의혹’의 주요 쟁점인 ‘VIP 격노설’과 관련해 국민의힘이 “대통령이 격노하면 안 되냐”는 식의 적극 방어에 나섰다. 그간 여권에서 격노설 관련 언급을 피해왔던 것과 달라진 모습이다.

 김계환 해병대 사령관(왼쪽 사진)과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이 21일 경기도 과천시 정부과천청사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채 상병 사건 수사 관련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공수처는 오전에 먼저 김 사령관을 불러 조사하는 과정에 이날 오후 박 대령을 추가로 불렀다. 연합뉴스·뉴스1
판사 출신인 전주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은 24일 SBS 라디오 인터뷰에서 “(대통령이) 격노했다고 무슨 그게 수사대상인가”라고 말했다. ‘최근 보도에서 VIP 격노설 관련 녹취 파일이 나왔다’는 진행자의 질문에 대한 답이었다. 그러면서 전 비대위원은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해서도 수사한 전례가 있기 때문에, 대통령실에 대한 수사는 당연히 할 수도 있다”면서도 “직권남용의 죄가 성립하지 않은 상황을 가지고 ‘격노를 했네, 안 했네’ 하는 것 자체가 굉장히 정쟁용”이라고 덧붙였다.

VIP 격노설은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해 7월 31일 외교안보 관련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임성근 해병대 1사단장을 혐의 대상에 포함한 해병대 수사 결과를 보고받고 격노했다는 주장이다. 이로 인해 대통령실과 국방부가 대대적으로 수사 축소에 나섰다는 것으로, 채상병 사건 수사 축소 의혹의 주요 쟁점 중 하나다.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과 김계환 해병대 사령관 측은 관련 주장에 대해 “사실이 아니다”란 입장이지만, 최근 공수처 수사를 통해 김 사령관 휴대전화에서 ‘VIP 격노설’을 언급한 녹취 파일이 발견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그간 VIP 격노설을 애써 외면해 온 여권도 ‘격노는 할 수 있지만, 직권남용은 아니다’는 식의 방어 논리를 구축한 것이다.



앞서 신동욱 당선인도 전날 SBS 라디오 인터뷰에서 관련 질문에 “대통령이 격노하면 안 되냐”고 반문했다. 그는 “대통령이 화를 잘 낸다는 건 불통설에 기반을 둔 얘기”라며 “대통령이 본인의 생각과 맞지 않는 부분에 의견을 표시하는 것을 두고 모두 다 격노설이라고 포장을 해서 무슨 심각한 직권남용을 한 것처럼 주장하는 것은 잘못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특검을) 탄핵 빌드업이라고 표현하는 분들인데, 특검을 어떻게 받느냐”며 “(야당의) 의도가 너무 불순하다”고 덧붙였다.

다만 국민의힘 조해진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에 “격노설이 채상병 사건의 본질로 부각된 것은 대통령의 분노 때문에 행정 과정이 왜곡되거나 불법이 저질러졌을 것이라는 인상 때문”이라며 “지금 대통령은 ‘격노 정치’의 역작용을 혹독하게 치르고 있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공수처 두고 뒤바뀐 여야 입장
2019년 12월 30일 당시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공수처 법안 국회 통과 이후 올린 페이스북 원문(왼쪽)과 수정 게시글. 페이스북 캡처
국민의힘은 공수처가 VIP 격노설 관련 증거를 확보한 점을 특검 반대 논리로 활용하기도 했다. 이날 오전 원내 관계자는 취재진과 만나 “오히려 공수처에서 나오는 수사 결과가 야당 주장과 비슷하다”며 “공수처에서 잘하고 있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전주혜 비대위원도 “그간 공수처의 수사 역량에 대해 굉장히 우려스럽고 걱정스러운 부분이 있었는데, (지금은) 국민이 궁금해하시는 부분을 잘 수사 하고 있다”며 “공수처가 이렇게 잘하는데 다시 특검할 필요가 없다. 수사를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반면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는 이날 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공수처는 기소권이 없어 수사하고 난 뒤에 검찰로 넘겨야 한다”며 “그럼 기소를 할지 말지는 또 검찰이 판단한다. 이러다 보니 지금 특검 이야기가 나오는 것”이라고 말했다. 조 대표는 과거 ‘검찰개혁을 위해 공수처 도입이 꼭 필요하다’고 주장해왔던 대표적 인사다.



김기정(kim.ki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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