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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ew] 4년만에 한일중 정상회의…‘3국 외교’ 중국이 돌아온다

26~27일 서울서 개최
9차 한·일·중 3국 정상회의가 오는 26~27일 서울에서 개최된다. 2019년 12월 중국 청두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 아베 신조 전 총리, 리커창 전 총리가 참석한 가운데 8차 회의를 한 후 4년5개월 만이다.

코로나19 팬데믹의 영향도 있었지만, 그간 3국 회의가 열리지 못했던 근본적인 이유는 미·중 간 전략 대결 심화로 인해 신(新)냉전 구도가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한·일은 강약의 차이는 있었지만 지속적으로 회의 개최를 중국에 촉구해 왔는데, 중국은 양국의 손을 잡지 않았다. 그랬던 중국이 이제 한·일의 손을 다시 잡은 것이다.

중국의 변심은 왜 일어났을까. 단초는 지난 16일 베이징에서 열린 중·러 정상회담이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다섯 번째 임기를 시작하자마자 부랴부랴 베이징을 찾았지만 러시아와의 협력 수위를 조절했다. ‘전면적·전략적 협력동반자 관계’라는 화려한 정치적 수사에도 중국은 미·중 관계의 가드레일을 넘지 않으려는 모습이 역력했다.

그랬던 중국이 이제 미국의 동맹국인 한국·일본과의 관계개선에 재시동을 걸었다. 미국으로부터 오는 군사안보적·경제적 압력을 낮추기로 방침을 정한 것으로 보인다. 이대로 두면 미국의 직접적인 압력 외에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 부쩍 강화된 한·미·일 안보·경제 협력으로부터 오는 압력까지 맞서야 할 형편이기도 했다.



한·일은 미국과 중국이라는 두 강대국의 패권 경쟁이 불러오는 안보·경제적 유탄을 줄여야 한다는 공감대를 갖고 있다.

용산 “3국협력 목표는 경제발전” 갈등현안 제쳐두고 손잡아

26~27일 한일중 정상회의에 참석하는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왼쪽)와 리창 중국 총리. [중앙포토]
패권 경쟁의 특성상 이는 한두 해에 그치지 않고 최소 한 세대 이상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특히 한·일은 최근 노골적인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을 공히 느끼고 있다. 한·미·일 vs 북·중·러 갈등 구도가 고착화돼서는 안 되며, 논란은 있지만 중국의 대북 영향력을 완전히 도외시할 수 없다.

이번 회의 의장국인 한국의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이번 정상회의는 세 나라가 3국 협력체제를 완전히 복원하고 정상화하는 분기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이번 회의에서 정상들은 3국 협력의 범위를 인도·태평양 지역과 글로벌 차원으로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고 강조했다. 한·일이 사실상 미국과 중국의 암묵적 동의를 얻어 미·중 패권 경쟁의 완충재 역할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게 됐다는 의미다.

박인휘 이화여대 국제학부 교수는 “한·미 동맹과 한·미·일 관계를 강화하면서 마지막 빠진 연결고리(missing link)가 중국이었는데, 이번 정상회의가 주요 강대국 외교를 든든하게 완성하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관계를 다시 정상화할 때 보통 각 국가는 신중한 접근을 한다. 배트를 짧게 잡는다. 4년5개월마다 재개되는 이번 3국 정상회의도 마찬가지다. 반도체 등 공급망 이슈, 북·러 군사협력과 북한 비핵화, 대만 이슈, 일본 원전 오염수 배출 등 굵직굵직한 외교 및 경제안보 갈등 현안은 일단 제쳐두고, 작지만 실질적인 협력을 추구하는 움직임을 보인다.

이 같은 기류는 김 차장의 브리핑에도 감지된다. 김 차장은 6개 중점 협력 분야(인적 교류, 지속가능한 발전 도모, 경제·통상, 보건 및 고령화 대응, 과학기술·디지털 전환, 재난 및 안전)를 소개한 뒤 이를 집중적으로 논의해 공동선언에 담겠다고 밝혔다. “3국 협력의 목표는 3국 모두의 경제발전을 촉진하고 3국 국민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것”이라는 설명도 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민감한 안보 현안인 한국과 일본의 오커스(AUKUS, 미국·영국·호주 간 안보 동맹) 참여 가능성을 논의할지에 대해 “3국 정상이 4년5개월 만에 만나 할 이야기가 많다. 거론될 확률은 낮다”고 답했다.

이 관계자는 전날 중국 외교부가 대만 문제와 관련해 주중 한국·일본 공사를 초치한 것에 대해 “우린 일관되게 ‘하나의 중국’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견지해 오고 있고, 여기에 중국 정부도 이견이 없다는 점에서 정상회의엔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의 비핵화 문제나 남북관계는 짧은 시간에 깨끗한 합의 결과가 나오기 어려운 주제”라며 “회의의 대다수 시간이 경제·민생 관계, 3국의 무역·산업·공급망 협력 관계 등에 할애될 듯하다”고도 했다.

강준영 한국외대 국제지역대학원 교수는 “이번 정상회의는 소통의 모멘텀을 만들었다는 의미가 크다”면서 “차기 회의 개최 시점을 어느 정도 지정하는 방식 등으로 정상회의를 실질적으로 정례화하는 방안이 마련된다면 상당한 성과일 것”이라고 말했다. 연례 정상회의인 3국 회의는 이번 4년5개월 동안의 공백 이전에도 2013년과 2014년, 2016년과 2017년에 각각 개최하지 못했다.

1박2일 동안 진행되는 이번 회의에는 윤석열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 리창(李强) 중국 총리가 참석한 가운데 26일 한·중 및 한·일 정상회의, 27일 한·중·일 정상회의와 3국 비즈니스 서밋 순서로 진행된다. 한·일 정상회의에선 논란이 된 라인야후 사태 등도 다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6개 분야를 중심으로 합의된 내용이 공동성명에 담길 예정”이라며 “아직 확정은 안 됐지만 간략하게나마 공동 기자회견도 하는 것으로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차세현.유지혜.박태인(cha.sehy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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