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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르비아, 스레브레니차 학살 추모일 지정 유엔서 부결 총력

보스니아 세르비아계 지도자, 분리 독립 위협

세르비아, 스레브레니차 학살 추모일 지정 유엔서 부결 총력
보스니아 세르비아계 지도자, 분리 독립 위협

(로마=연합뉴스) 신창용 특파원 = 세르비아 정부가 '스레브레니차 학살' 국제 추모의 날을 지정할지 결정하는 유엔 결의안 표결을 앞두고 이를 저지하기 위해 사력을 다하고 있다.
알렉산다르 부치치 세르비아 대통령은 표결을 하루 앞둔 22일(현지시간) 인스타그램을 통해 "오늘은 내가 대통령, 총리가 된 이래 가장 힘겨운 날이 될 것"이라며 "내일 우리는 우리의 진정한 친구가 누구인지 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부치치 대통령은 직접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 가서 개발도상국을 중심으로 반대표를 모으기 위해 총력전을 벌이고 있다. 유엔총회에서는 과반 찬성으로 결의안이 채택된다.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이하 보스니아) 내 세르비아계 스릅스카공화국(RS)의 밀로라드 도디크 대통령은 이날 엑스(X·옛 트위터)에서 유엔 결의안이 보스니아의 무슬림계에 의해 강요되고 있으며 이는 국가를 분열시킬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23일 유엔총회에서 결의안이 채택되면 분리 독립을 공식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도디크 대통령은 2021년부터 RS가 완전히 독립해 민족·종교가 같은 세르비아로 합병돼야 한다고 공공연히 주장해 왔다.

스레브레니차 학살은 옛 유고연방 내전 중이던 1995년 7월 11일을 전후해 세르비아군이 보스니아 동부 스레브레니차에서 '인종청소'를 목적으로 무슬림 남성 8천여명을 집단 학살한 사건이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유럽에서 벌어진 최악의 잔혹 행위로 꼽힌다.
유엔 표결을 앞둔 결의안은 매년 7월11일을 스레브레니차 학살 추모일로 정하자는 내용이다. 20세기 대량 학살을 방조했던 독일과 르완다가 결의안을 작성했다.
결의안은 세르비아인을 학살의 주범으로 명시적으로 언급하지 않았으나 부치치 대통령과 도디크 대통령은 이 결의안이 모든 세르비아인을 학살범으로 낙인찍을 것이라고 주장하며 반대하고 있다.
세르비아 수도 베오그라드에서 가장 높은 건물인 쿨라 타워에는 외벽에 "우리는 학살 국가가 아니다"라는 대형 메시지가 설치됐다. RS 정부는 "세르비아 국기를 게양하고 유엔 결의안에 대한 반대를 상징적으로 표현하라"고 자국민에게 촉구했다.
지난 한 달간 세르비아계 지도자들은 여러 차례 유엔 본부를 방문해 결의안 채택을 무산시키려고 외교전을 펼쳤다.
즐라트코 라굼지자 주유엔 보스니아 대사는 최근 유엔 연설에서 "세르비아가 결의안의 요점을 놓치고 있다"며 "대량 학살 국가는 존재하지 않는다. 대량 학살에 책임이 있는 범죄자들만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세르비아계 지도자들을 향해 "민족주의의 불길을 부채질하고 고의로 증오의 씨앗을 뿌리지 말라"고 비판했다.
changyong@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신창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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