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출될 것 알면서 "총선 내 잘못"…일일이 포옹한 '尹 만찬정치'
정치권 일각에선 이같은 모습을 두고 “윤 대통령이 만찬 정치를 하고 있다”는 반응이 나온다. 공식 석상에선 대통령이 직접 말하긴 부담스러운 정치적 발언을, 국회의원이란 스피커를 통해 여당 지지층과 대중에게 전하고 있다는 것이다. 언론에 전언 형태로 알려지다 보니 야당에서 각을 세우기가 다소 애매하다는 장점을 활용한다는 시각도 있다. 만찬에 참석했던 한 국민의힘 당선인은 23일 통화에서 “국회의원에게 하는 말은 언제든 공개될 수 있다는 걸 윤 대통령도 잘 알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건희 여사도 만찬 때마다 잠시 들러 당선인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특히 지난 20일 윤 대통령의 “당의 호위무사가 되겠다”는 발언은,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당권 도전설과 맞물린 윤 대통령의 탈당설이 거론되는 시점에 나와 주목을 받았다. 윤 대통령은 당시 한 참석자가 “대통령의 호위무사가 되겠다”고 하자 “나는 당의 호위무사가 되겠다. 국정 운영에 더 노력하겠다”고 화답했다고 한다. 탈당설에 대한 반박으로 해석됐는데,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도 “당의 호위무사가 되겠다는 대통령한테 탈당이 가당키나 한 소리냐. 모사꾼들의 주장”이라고 말했다.
만찬에 참석한 일부 당선인은 “대통령에 대한 오해가 일부 해소됐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한 당선인은 23일 통화에서 “윤 대통령이 검찰총장 시절부터 민주당을 상대해왔던 과정을 자세히 설명하며, 거부권을 쓸 수밖에 없던 이유를 허심탄회하게 설명했다”며 “윤 대통령을 직접 만날 기회가 많지 않았던 당선인들 사이에서 ‘오해가 풀렸다’는 말이 나왔다”고 전했다. 당·정이 더욱 밀착될 수 있는 계기가 됐다는 것이다.
박태인(park.tae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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