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누구 찍겠나" 묻자…헤일리 '3초 침묵' 뒤 “트럼프 찍겠다”
허드슨연구소 월터 P 스턴 석좌로 임명된 헤일리 전 주지사의 이날 강연ㆍ대담은 그가 지난 3월 5일 ‘수퍼 화요일’ 경선에서 패배한 다음날 후보 사퇴를 선언한 이후 두 달 만에 처음 공개석상에 서는 만큼 미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헤일리 전 주지사는 “조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 중 누가 백악관에서 더 잘할 수 있다고 생각하느냐”는 진행자 물음에 약 3초간 침묵을 이어가다 “우리의 동맹을 지지하고 적들에 맞서며 국경을 보호할 대통령에 우선순위를 둔다”고 답했다. 이어 “트럼프는 이러한 정책에서 완벽하지 않다. 바이든은 재앙이다”며 “그렇기에 나는 트럼프에게 투표할 것”이라고 했다.
헤일리 전 주지사는 지난 3월 6일 후보 사퇴를 할 때에도 트럼프 전 대통령의 손을 들어주는 대신 “트럼프가 자신을 지지하지 않은 사람들 표를 얻는 것은 트럼프 본인에게 달렸다”고 했었다. 22일 발언을 두고 미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에 투표하겠다고 밝히면서도 공식 지지는 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다만 경선 과정에서 “트럼프는 대통령 자격이 없다”고 공격했던 것에 비하면 트럼프에 더 긍정적인 발언으로 평가된다.
헤일리 전 대통령은 젊은 층과 고학력ㆍ고소득층 중심의 온건 보수, 무당파 유권자층에서 상당한 지지 세력을 구축한 것으로 평가된다. 공화당 경선 후보를 공식 사퇴했지만 최근까지 이어지고 있는 공화당 대선 경선에서 여전히 20% 안팎의 득표율을 기록하며 식지 않은 인기를 보이고 있다.
이날 헤일리 전 주지사 발언으로 트럼프 전 대통령 러닝메이트인 부통령 후보로 다시 고려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최근 공화당 일각에서 중도 확장을 위해 트럼프 전 대통령이 헤일리 전 주지사의 부통령 후보 지명을 생각해봐야 한다는 주장이 있었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18일 소셜미디어 글을 통해 “부통령 자리에 헤일리를 고려하고 있지 않다”며 선을 그었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트럼프가 한 표가 아쉬운 상황이 되면 필승카드일 수 있는 헤일리 전 주지사의 부통령 낙점이 가능하겠지만 정치적 야망이 큰 헤일리를 부통령으로 두는 것은 후환이 될 수도 있다고 보고 7월 공화당 전당대회까지 고심을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헤일리 전 주지사는 이날 바이든 행정부의 외교안보 정책을 두고는 강한 비판을 이어갔다. 특히 “바이든 정부의 아프가니스탄 철수 이후 북한은 한국과 일본에 더 공격적으로 나오고 중국은 대만을 침공할 준비를 하고 있다”며 “아프가니스탄 사태가 없었다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도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스라엘에 최근 보내려던 미국산 탄약 선적을 보류한 것을 두고 “어리석은 결정”이라고 지적했다.
김형구(kim.hyoungg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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