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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님들 모두 '와우'"…김중업이 설계, 건물이 문화재란 이 대사관 [시크릿 대사관]

필립 베릍우 주한프랑스대사 22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주한프랑스대사관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김경록 기자. 2024.04.22.

프랑스가 낳은 거장 건축가, 르코르뷔지에(1887~1965)가 각별히 아낀 한국인 제자 김중업(1922~1988). 스승의 만류에도 귀국해 고국의 풍경을 바꿔낸 김중업 건축가는 서울 중구 충정로 주한프랑스대사관 설계에 애착이 컸다. 1962년 완공된 이 대사관은 '모더니즘 건축의 아버지'로 불린 스승 르코르뷔지에가 창시한 돔이노(Dom-Ino) 구조로 짓되, 김중업만의 혼을 담아냈다. 업무동의 지붕이 한옥 처마처럼 휘어져 있는 게 대표적이다.

김 건축가는 이 대사관 설계에 대해 생전 "한국의 얼을 담고, 프랑스다운 우아함을 표현하려고 했다"며 "나의 작품 세계에서 하나의 길잡이가 됐다"는 말을 남겼다. 이곳이 일상의 풍경인 필립 베르투 주한 프랑스대사는 최근 중앙일보를 대사관저로 초청해 "한국과 프랑스가 만난 문화재에서 일상을 보내고 업무를 한다는 건 믿을 수 없을 정도로 큰 영광"이라고 말했다. 김중업 건축가는 이 대사관 설계로 65년 프랑스 정부로부터 국가공로훈장 기사장(슈발리에ㆍChevalier)를 받았다.

자신의 작품인 주한 프랑스대사관에서 사진 촬영 중인 김중업 건축가. [중앙포토]
세계 건축사에 한 획을 그은 르 코르뷔지(첫번째 줄 오른쪽에서 두 번째)와 제자들. 뒷줄 왼쪽에서 네번쨰 안경 쓴 이가 유일한 한국인 제자, 김중업 건축가다. [사진 안양문화예술재단]

지난해 7월 부임한 베르투 대사는 첫 주요 업무 중 하나가 대사관 재개관이었다. 반세기 넘게 쌓인 세월의 더께를 덜어내는 보수 작업은 2015년부터 진행됐고, 지난해 7월 공개됐다. 베르투 대사는 "대사관저뿐 아니라 업무동 전체가 품위 있는 곡선의 아름다움과 효율성을 두루 갖춘 독특하고도 아름다운 건축 작품"이라며 "프랑스와 한국, 서양과 동양의 아름다운 만남"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요지.
필립 베르투 주한프랑스대사는 "문화재인 대사관에서 일하는 건 무한한 영광"이라고 말했다. 김경록 기자




Q : 대사관 자체가 문화재다.
A : "손님들이 열이면 열 '와우'라고 감탄한다. 김중업 건축가의 작품을 직접 보고 공부하고 싶어하는 건축학도들은 물론, 일반 한국 국민께서도 아름다움을 만끽할 수 있도록 다양한 기회를 마련하려 한다. (대사관이 위치한) 서대문구와 협력해 사전 예약 방문제를 추진하고 있는 것이 대표적이다. 대사관 재개관은 '팀 프랑스(Team France)'의 화룡점정과 같은 의미를 갖는다."


Q : 7월 26일 파리 여름 올림픽도 개막한다.
A : "그래서 올해는 특히 프랑스에 의미가 큰 해다. 파리가 여름 올림픽을 개최하는 것은 꼭 100년 만이다. 프랑스인 피에르 드 쿠베르탱(1863~1937)이 고대 그리스의 올림픽을 되살리자고 제창한 뒤 8회째 대회가 파리에서 열렸고, 그 뒤로 처음이다."

2024 파리 올림픽은 7월 26일 개막한다. AP=연합뉴스


Q : 이번은 코로나19 팬데믹이 사실상 종료된 뒤 열리는 첫 올림픽이기도 하다.
A : "긍정적이고도 따스한 에너지를 느낄 수 있도록 하는 다양한 기회를 마련하려고 국가적으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파리의 센 강부터 남부 마르세유 등 다양한 지역에서 경기가 펼쳐진다. 스포츠뿐 아니라 문화예술이 꽃피우는 체험이 될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 태권도 경기는 샹젤리제 거리와도 가까운 유서 깊은 아르누보 건축물 그랑팔레(Grand Palais)에서 개최 예정이다. 환경을 위해 경기장 신축보다는 기존의 건축물을 최대한 활용할 예정이며, 젠더 평등 역시 경기 운영에서 우선순위다."


Q : 부임 후 한국에 대한 인상은.
A : "부임 전엔 책이나 자료 등을 통해 한국이 굉장한 에너지를 가진 곳이며 모든 것이 빨리 돌아간다고만 알고 있었는데, 아니었다. 막상 와보니 사람들은 따스하고, 나누기를 좋아하는 따스함이 더 느껴졌다. 자국 문화에 대한 자부심도 인상적인데, 이건 우리 프랑스인과 똑같다(웃음). 가족과 함께 서울은 물론 강원도와 전주ㆍ광주ㆍ제주 등 다양한 곳을 여행했는데, 아름다운 문화와 박물관 사찰 등이 인상적이다. 아직 채 1년이 안 됐으니 앞으로 더 많이 한국의 매력에 빠지려 한다. 나뿐 아니라 많은 프랑스 국민이 한국에 대한 애정이 깊은데, 특히 주한 프랑스인 평균 연령이 최근 29세로 대폭 낮아진 건 주목할만하다. 그만큼 젊은 층이 한국을 좋아한다는 증거다."

서울 서대문구 주한프랑스대사관의 시그니처. 김중업 건축가가 "한국의 얼과 프랑스의 우아함을 담았다"고 한 결정체다. 김경록 기자


Q : 양국 관계 현주소와 계획은.
A : "2026년이면 양국 수교 140주년이어서, 지금부터 씨앗을 잘 뿌리려 한다. 프랑스와 한국의 관계는 문화부터 교역, 유엔에서의 협력 등 다방면으로 발전하고 있다. 개인적으론 한국인 여러분께 프랑스의 다양한 면모를 더 알려드리고 싶다. 특정 명품 브랜드뿐 아니라, 퀀텀 연구부터 스마트폰 부품 등, 프랑스의 과학기술과 산업이 대표적이다. '메이드 인 프랑스'와 '메이드 인 코리아'의 다양한 협업도 의외의 곳에 많이 있다. 삼성 스마트폰에도 프랑스가 만든 부품이 들어가 있고, (프랑스 툴루즈에 본사가 있는) 에어버스는 한국과도 밀접한 관계가 있다. 앞으로도 다양한 투자와 교역 확대를 기대한다."

필립 베르투 주한프랑스대사는 대사관의 여러 방 중 '노란 방'이라고 불리는 이곳을 좋아하는 곳으로 꼽는다. 뒤에 보이는 한약장을 특히 아낀다고 한다. 김경록 기자


Q : 문화 교류 역시 활발한데.
A : "한국의 웹툰은 세계 1등인데, 프랑스 역시 웹툰 문화가 풍성하다. 6ㆍ25 프랑스 참전용사들에 대한 웹툰 역시 준비 중이다. 이 밖에도 영화 관련 인적교류부터, 내년엔 (파리) 퐁피두 센터와 협업하는 전시를 서울에서 개최될 예정이고, 올해 9월엔 (프랑스) 예술가들이 부산에서 지내며 작품활동을 할 수 있는 레지던시를 오픈할 예정도 있다."


Q : 우크라이나 전쟁과 북한을 거론하지 않을 수 없다.
A : "북ㆍ러 관계가 우크라이나 전쟁 중 깊어지고 있는 건 한국과 프랑스 모두에 문제다. 러시아가 지난달 유엔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 패널의 활동 연장에 거부권을 행사한 건 꽤나 유감이다. 그러나 한국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비상임이사국으로 올해부터 (2년 간) 함께 하며 제재 실행을 위한 지혜를 모을 수 있어 다행이다. 한국과 프랑스는 인도ㆍ태평양 전략에 있어서도 이해를 같이하는 소중한 파트너다."



전수진(chun.s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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