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기업 체감경기 좋아졌는데…대기업·중소기업 온도차 숙제
22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5월 전산업 업황 실적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전월보다 2포인트 오른 73으로 집계됐다. 지난 2월 68로 바닥을 찍은 뒤 석 달 연속 상승세다. 기업의 체감경기를 보여주는 이 지수는 지난해 9월(73) 이후 8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6월 업황에 대한 전망 BSI도 74로 전월보다 1포인트 올랐다.
앞서 20일 산업연구원이 발표한 산업경기 전문가 서베이 지수(PSI)는 '회복'에 좀 더 방점이 찍혔다. 이달 제조업 업황 현황 PSI는 118로 한 달 전보다 10포인트 급등했다. 3월(114)을 넘어 연중 최고치를 새로 찍은 것이다. 다음 달 업황 전망 PSI도 114를 찍으면서 경기 개선 의견이 우세한 걸 보여줬다.
기획재정부는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5월호를 통해 "경기 회복 흐름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면서 이전보다 긍정적인 진단을 내놨다. 한은의 1분기 성장률(1.3%·전 분기 대비) 발표 이후 한국개발연구원(KDI·2.2→2.6%)을 비롯해 국내외에서 연간 성장률 전망치 상향 조정도 이어지고 있다.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가 매출액 600대 기업을 조사한 다음 달 BSI 전망치도 반도체·수출 중심의 개선이 뚜렷했다. 10개 제조업종 가운데 '업황 호조' 반도체가 포함된 전자·통신장비 등 2개만 긍정적 전망이 더 많았다. 부문별로도 반도체가 이끄는 수출만 27개월 만에 긍정 전망으로 전환됐고, 자금 사정과 내수·재고·투자 등은 여전히 부정 의견이 다수였다.
7개월 연속 증가한 수출의 온기가 대기업에서 중소기업으로 완전히 퍼지지 않았고, 내수 바닥 경기도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경기도에서 제지 관련 중기를 운영 중인 50대 사장은 "뉴스를 보면 경기 지표가 좋아졌다는데 매출·이익 모두 감소한 우리로선 그대로 받아들이기 어렵다. 다른 거래처 사람들도 물어보면 다들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글로벌 경제 회복과 수출 증가 등으로 올해 성장률은 더 높아질 가능성이 크지만, 내수가 크게 좋아질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먼저 경기가 좋아진 수출·제조업·대기업과 비교해 내수와 중기 쪽은 좀 더 올라와야 한다"면서 "이런 온도차를 빠르게 줄이려면 규제 완화 같은 기업 투자 지원, 통화정책 완화를 통한 내수 시장 활성화 등이 적극적으로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종훈(sake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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