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쪼그라든 ‘수출 텃밭’…대중 수출 20% 급감

충격적인 ‘2023 무역통계’
‘중국=수출 텃밭’이란 과거 공식이 무색해졌다. 1992년 한·중 수교 이래 처음으로 지난해 대(對) 중국 무역수지가 적자를 기록한 게 그 신호탄이다.

통계청이 21일 발표한 ‘2023년 기업특성별 무역통계(잠정)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대중 무역수지가 175억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31년 만에 처음 적자로 돌아섰다. 대중 무역수지는 1992년부터 2022년까지 30년 연속 꾸준히 흑자를 냈다. 특히 전성기인 2003~2018년에는 거의 매년 한국이 무역에서 최대 흑자를 낸 나라가 중국이었다. 하지만 흑자 규모가 2021년 247억 달러에서 2022년 17억 달러로 쪼그라들더니 결국 지난해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대중 수출액은 1245억 달러였다. 1년 전보다 19.9% 줄었다. 전체 수출(6308억 달러)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19.7%)도 2010년 관련 통계를 작성한 이래 가장 작았다. 수입액은 1420억 달러였다. 1년 전보다 7.6% 감소했다. 수출이 수입보다 훨씬 많이 줄면서 무역수지 적자를 냈다.

대중 수출기업도 2만8181개로 같은 기간 0.7% 줄었다. 전체 수출기업(9만7231개)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29%)도 역시 2010년 이래 최소치였다. 지난해 반도체 시장이 부진한 영향으로 최대 수출국인 중국향(向) 수출이 쪼그라든 게 1차 원인이다. 반면 대중 수입 기업은 1년 전보다 7.7% 늘어난 16만1399개로 가장 많았다.



반도체를 떠나 중국의 산업 경쟁력이 한국을 급속히 따라잡았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내구·소비재도 중국 시장에서 맥을 못 추는 건 마찬가지라서다. 10년 전만 해도 중국 시장점유율 20%로 1위였던 삼성전자 휴대전화는 중국 기업에 밀려 점유율이 1% 안팎으로 추락했다. 현대차의 중국 판매량은 2016년 114만대에서 지난해 24만대까지 떨어졌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연말 펴낸 ‘중국 성장구조 전환과정과 파급영향 점검’ 보고서에서 대중 무역 구도 반전을 두고 “중국이 중간재 자립도를 높이고, 기술 경쟁력을 키우면서 한국 경제가 과거와 같은 중국 특수를 누리기 어려워졌다”고 경고했다.

대중 무역은 적자를 지속할 전망이다. 과거와 같은 대중 무역수지 흑자를 기대하기 어렵다. 1월(-16억9000만 달러), 3월(-8억8000만 달러), 4월(-19억6000만 달러) 잇달아 적자를 냈다. 흑자를 낸 건 2월(2억3000만 달러)이 유일했다. 특히 지난달 적자 규모는 지난해 4월(-22억7000만 달러) 이후 1년 만에 최대였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이달도 20일까지 대중 무역수지가 4억99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수출 전망은 흐린데 핵심 소재의 대중 수입 의존도는 여전히 높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핵심 원자재 중국 공급망 의존도는 19%를 기록했다. 주요국(9%)의 두 배 이상이다. 일반 소비재도 ‘알리·테무’가 상징하는 중국발 해외 직구(직접 구매) 수입 바람이 거세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온라인 해외 직구에서 중국발 상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48.7%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줄곧 해외 직구 1위를 지킨 미국(27.5%)을 처음 밀어냈다.

김기봉 국제금융센터 책임연구원은 “중국의 기술력이 첨단 분야를 중심으로 한국을 추월한 가운데 ‘애국 소비’ 열풍까지 겹쳐 수입품을 자국산으로 대체하려는 움직임도 활발하다”며 “인공지능(AI)과 반도체 등에서 기술 경쟁력을 유지하며 미·중 패권 경쟁 사이에서 실익을 확보하려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기환(kh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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