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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소비 국경 없는 시대…KC 인증보다 경쟁력 확보가 우선

이정원 국무조정실 2차장(오른쪽 두 번째)이 지난 14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국민 안전을 해치는 해외직구 제품 원천 차단을 골자로 한 '해외직구 급증에 따른 소비자 안전 강화 및 기업 경쟁력 제고 방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중국 공습 막으려 직구 차단…비판 여론 속 철회
유통산업 규제 완화, 국내업체 역차별 해소 시급
해외 직구 KC(국가통합인증마크) 의무화 조치가 삼일천하로 끝났다. 알리익스프레스·테무·쉬인 등 국내시장을 잠식하는 ‘C커머스(중국 e커머스) 공습’을 겨냥한 규제 조치가 소비자 선택권의 제한과 규제 실효성 논란에 휩싸이자 정부가 사흘 만에 정책을 철회했다. 소비 국경이 없는 시대에 ‘현대판 쇄국주의’를 자처하며 현실과 동떨어진 정책의 난맥상을 그대로 드러냈다.

정부는 지난 16일 유모차와 완구 등 어린이용품과 전기·생활용품, 생활화학제품 등 80개 품목에 대해 KC 인증이 있어야 세관을 통과시키겠다고 밝혔다. 중국 온라인 쇼핑 플랫폼을 통한 유해 제품 반입이 늘자 이를 막겠다며 내놓은 돌발적 대책이다. 여론은 끓어올랐다. 같은 물건을 몇 배 비싸게 사야 하고, 선진국 인증 제품도 살 수 없다는 불만이 터져 나왔다. 중간 유통상이 안전인증 마크만 붙여 폭리를 취할 우려까지 이어졌다. 하루 수십만 건 해외 직구에서 인증 여부를 걸러내기는 불가능하다는 지적까지 나왔다.

역풍이 거세지자 정부는 지난 19일 예정에 없던 브리핑을 열고 사과와 해명에 나섰다. 해당 품목의 직구를 전면 금지하겠다는 게 아니고 검토한 적도 없다며 보도자료에 명시했던 내용까지 부인했다. 위해성이 확인된 제품에 한해 반입을 제한한다는 취지라고 물러섰다. 윤석열 대통령도 20일 졸속 추진에 대해 사과하며 정책 사전검토 강화 등 재발 방지책을 지시했다.

‘C커머스의 공습’과 유해 제품의 안전성 문제는 물론 정부가 풀어야 하는 일이다. 다만 이를 위해 꺼내 든 해외 직구 KC 의무화 조치가 논란과 비판에 직면한 건 문제를 해결하는 미봉책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자유무역으로 성장하고 그 시스템 속에 살아가는 우리가 KC 인증과 같은 얕은 수로 ‘차이나 침공’이라는 거대한 파도를 막기에는 역부족”이라며 “본질적인 것은 제품과 유통의 경쟁력을 어떻게 끌어올리느냐다”(윤희숙 전 의원)라는 지적대로다.



올해 1분기 온라인 해외 직접구매액은 1조6476억원에 이른다.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다. 필요한 것은 얕은 수나 미봉책이 아닌 국내 유통산업과 제품의 경쟁력을 강화할 근본적이며 종합적인 대응 전략이다. 이를 위해 대형마트의 새벽배송 금지와 오프라인 매장 영업시간 규제와 의무휴업 등 각종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 규제의 사각지대에 놓인 C커머스에도 국내 업체와 동일한 잣대를 적용해 ‘기울어진 운동장’을 평평하게 해야 한다. 초저가를 앞세운 C커머스의 무차별 공세에서 국내 유통업체와 중소 제조업체를 보호할 육성 정책도 마련해야 한다. 각종 유해 물질이 검출된 저가 중국산 제품에 대한 안전 규제에도 손놓아서는 안 된다. 시간이 걸려도 이를 제대로 해내야만 거대한 유통 혁명의 파고에 맞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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