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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A 전 女요원이 쓴 CIA 소설 미국서 대박 "그만두길 잘했다"

미 중앙정보국(CIA) 로고와 성조기. AP=연합뉴스

미국 뉴요커가 "올해 최고의 책"이라 극찬한 소설, 『공작새와 참새』의 작가는 미국 중앙정보부(CIA) 소속 요원이었다. 48세 여성이다. 필명은 I.S. 베리, 본명은 아이애너 베리다. 자신의 CIA 근무 경험을 풍부히 녹인 이 책은 판매고에서도, 평단에서도 순항 중이다. 워싱턴포스트(WP)는 16일(현지시간) 게재한 그와의 인터뷰에서 이 책을 두고 "CIA에 실제 근무해본 사람만이 쓸 수 있는 작품"이라며 "베리는 CIA에서 좌절감을 느끼고 사직서를 냈지만, 그 결심은 문단과 독자에겐 좋은 일이 됐다"라고도 전했다.

베리는 국제관계와 안보에 관심이 있는 법학도였다. 그는 WP에 "국익을 위해 도움이 되고 싶다는 마음이 강했기에 자연스레 CIA 문을 두드렸다"며 "합격 후 이어진 교육 과정에서 다양한 훈련을 했는데, 핵심은 단 하나, 상대의 약점을 찾는 거였다"고 말했다. 그는 "상대를 포섭하고 정보를 얻기 위해 그 인물이 가진 감정과 그 원천을 분석하는 다양한 방법을 습득했다"며 "내가 받고 싶었던 교육과는 거리가 있었지만 어쨌든 잘 마쳤다"고 말했다.

I.S. 베리 작가가 CIA 초년병 시절 찍은 사진. 출처 the Washington Post, 저작권 작가 본인

CIA 초년병 당시 그는 야심이 가득했다고 한다. 전쟁이 한창이던 이라크에 자원한 이유다. 그는 "(방공 시설이 갖춰진) 그린 존엔 밤낮을 안 가리고 포탄이 쏟아졌다"며 "점차 불안해졌고 공황 상태가 됐다"고 회고했다. 당시 그에게 위안이 됐던 두 가지는 부모님과의 통화, 그리고 글쓰기였다. 그는 "어린 시절부터 글 쓰는 걸 좋아했지만 진지하게 생업으로 할 생각은 전혀 없었다"며 "하지만 포탄이 날아들 때마다 어느 순간부터 내가 일기 또는 당시 상황을 기록하는 글쓰기를 하고 있더라"고 말했다.



글은 쌓였다. 어느 정도 원고 분량이 되자 베리는 출간 욕심이 났다. 하지만 모든 CIA 요원은 업무와 조금이라도 관련된 글은 상부에 보고를 하고 승인을 받은 뒤에야 출간할 수 있다. 그는 자신의 초고를 보고했는데, 돌아온 원고엔 빨간 줄이 가득했다. 그는 WP에 "내 키와 같은 작은 정보까지 다 수정하라고 첨삭 지도가 되어 있었다"며 "글을 쓸 때부터도 기밀 유출을 하지 않기 위해 각별히 조심했는데, 첨삭 내용은 기밀과는 관련이 없는 게 태반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게 아닌데" 싶은 생각이 들었고, 결국 사직서를 냈다.

I.S. 베리 작가의 중동 여행 사진. 2012~2013년도 즈음이다. 출처 the Washington Post, 저작권 작가 본인

사임 후에 그 원고를 그대로 출판하지는 않았다. 대신 소설을 쓰기로 했다. 사실에 기반하되, 국가안보 관련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있도록 배경과 전개, 등장 인물을 대폭 수정했다. 2010년 튀니지에서 촉발된 민주화 시위로 시작된 '아랍의 봄'을 주제로 한 남성 CIA 요원의 고민과 갈등을 그렸다. 이 소설은 곧 베스트셀러가 됐고, '미국 미스터리 작가 협회'가 수여하는 권위있는 상도 받았다. 베리는 "내가 천착했던 것은 극한 상황에 내몰린 인간의 불안 심리와 갈등, 그사이에 일어나는 불륜 등의 일탈 행위"였다고 말했다.

흥미로운 건 이 소설이 출간된 후 CIA가 그에게 다시 연락을 해왔다는 것이다. CIA 내에서 작가를 꿈꾸는 요원들을 훈련하기 위한 부서에서 온 강연 요청이었다. 베리는 WP에 "격세지감이었다"며 "CIA에서 '작가를 꿈꾸는 후배들을 위해 좋은 조언을 부탁한다'고 했을 땐 믿기지 않았을 정도였다"고 덧붙였다.



전수진(chun.s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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