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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우리말] 꿈만 같다

꿈은 무엇일까요? 꿈이 무엇인지, 꿈을 어떻게 꾸는지 그 원리를 알 수 있다면 인간은 지금보다는 더 행복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우리말에서 꿈은 긍정적입니다. ‘꿈만 같다’는 표현을 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꿈을 꾼 것 같다’는 표현을 하기도 하고, ‘꿈이야 생시야’와 같은 표현을 하기도 합니다. 모두 믿을 수 없을 만큼 좋다는 의미를 갖습니다. ‘꿈결 같다’는 표현에서도 편안한 느낌을 받습니다. 이렇듯 꿈은 현실과는 다른 세상 이야기입니다.
 
그래서일까요? 꿈은 미래를 나타내기도 합니다. 아직 다가오지 않은 미래이지만 그렇게 되기를 바라는 세상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꿈을 이루다’라는 표현을 하고, 장래희망을 ‘장래의 꿈’이라고 이야기합니다. 꿈을 크게 가지라든지 꿈이 없다는 표현을 씁니다. 꿈이 없다는 말이 부정적인 표현인 것도 재미있습니다. 꿈을 가져야 하고, 꿈이 없으면 안 좋은 것입니다. 꿈을 좋은 것이라고 본 겁니다.
 
일장춘몽(一場春夢)이라든지 ‘한여름 밤의 꿈’이라든지 하는 표현은 우리말에서 사용하는 표현은 아닙니다. 그런데 이런 표현이 모두 허망함을 나타내는 것은 꿈 자체가 헛되어서라기보다는 깨었을 때의 아쉬움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습니다. 소설 ‘구운몽’도 그런 느낌일 겁니다. 꿈은 현실이 아니기에 꿈속에서 맛본 환상의 세계는 그대로 아쉬움이 되기도 합니다. 내가 현실에서 할 수 없었던 것을 모두 이룰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높은 곳에서 떨어지는 꿈은 키가 자라는 꿈이라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무서운 꿈인 줄 알았던 꿈이 오히려 좋은 꿈이라는 말에 안심이 되었습니다. 꿈에 돼지가 나온다고 기뻐하는 사람은 적을 겁니다. 꿈에 돼지가 나온 적이 없습니다만, 꿈에 돼지가 나오면 놀라고 무서울 것 같습니다. 그런데 꿈의 해석에서는 돼지꿈은 복권을 살 만큼 좋은 겁니다. 꿈에 피를 봐도 좋다고 합니다. 용꿈도 좋은 꿈이라고 하는데, 실제로 꿈에 용을 보면 어떨까요?  
 


‘꿈보다 해석’이라는 말은 꿈에 대한 위로라는 생각이 듭니다. 식은땀을 흘리며 일어난 아이에게 나쁜 것처럼 보이는 꿈이 사실은 좋은 징조라고 달래주는 것입니다. 그럼 아이는 안심하고 다시 사르르 잠이 듭니다. 어른이 되어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안 좋은 꿈을 꾸고 나서 좋은 미래와 연결 지으며 안심합니다. 알고 보면 나쁜 꿈은 없을 것이라고 서로가 서로에게 위로의 해석을 해 주고 있는 겁니다.
 
꿈은 주변의 위험을 감지하는 장치였을 것이라는 의견이 흥미롭습니다. 일리가 있습니다. 몸은 잠이 들었지만 내 레이다는 꿈으로 작동하고 있는 겁니다. 무서운 동물이 다가오거나 자연재해가 닥칠 때 꿈은 우리에게 먼저 알려 줍니다. 그런 의미에서 보자면 무서운 꿈은 좋은 꿈입니다. 나를 구하는 꿈이기도 하니까요. 무서운 꿈에서 깨고 나면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었던 겁니다. 꿈을 꾸지 않았다면 큰일이 났겠지요.
 
하지만 꿈은 모두 좋은 것이 아닙니다. 꿈을 분석해서 무의식 세계의 고통을 해석해 내기도 합니다. 꿈만 같다는 말이 오히려 악몽으로 느껴지기도 합니다. 좋은 꿈은 아쉬움으로 남겠지만, 나쁜 꿈은 일어나서도 가슴이 벌렁거릴 정도로 두렵기도 합니다. 저는 우리 모두 좋은 꿈을 꾸는 하루이기 바랍니다. 꿈만 잘 꾸어도 하루가 즐겁습니다.  
 
우리가 평소에 할 수 없었던 일, 하고 싶었던 일이 꿈속에서는 가능하기도 합니다. 그야말로 꿈이 이루어지기도 하는 겁니다. 꿈을 내 마음대로 하는 경지가 되면 어떨까요? 깊은 수행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잠자리에 들 때 좋은 꿈 꾸라고 하는 인사말이 참 정겹네요. 좋은 꿈 꾸셨기 바랍니다.

조현용 / 경희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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