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도 먹겠다" TSMC, 삼성에 선전포고…HBM4 주도권 전쟁
HBM4부터 로직(시스템) 반도체와 메모리 반도체 경계가 무너지기 시작하며 팹리스(반도체 설계전문기업)·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기업)·메모리 반도체 기업 사이 주도권 싸움이 시작된 가운데 마침내 대만 TSMC가 가장 먼저 야심을 드러냈다.
TSMC는 지난 14일(현지시간)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진행한 유럽 기술 심포지엄에서 6세대 HBM4 세부 사항에 대한 내용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이날 TSMC는 HBM4에 사용될 로직 다이 제조를 위해 12㎚(나노미터·10억분의 1m)급과 5㎚급 공정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더 높은 성능을 끌어내기 위해서라면 5㎚ 공정을 쓸 수도 있다는 뜻이다. 사실상 고객사가 원하는 HBM4를 성능에 따라 맞춤형으로 만들어 공급하겠다는 전략이다.
반도체 질서 붕괴...제일 먼저 넘어온 TSMC
이날 TSMC 고위 임원은 “HBM4 통합 공정에 대해 주요 파트너와 협력하고 있다”며 SK하이닉스·삼성전자·마이크론과 HBM4 개발을 놓고 논의 중인 사실을 처음으로 인정했다. 이를 위해 TSMC는 자사 첨단 패키징 기술인 ‘CoWoS’ 기술을 업그레이드 중이라고 덧붙였다. 반도체 업계에서는 그래픽처리장치(GPU) 등 로직 반도체와 HBM을 나란히 붙이는 지금의 패키징 기술이 수년 내로 GPU 위에 HBM을 올려 3차원 수직으로 쌓는 고난도 기술로 발전할 것으로 본다. TSMC는 이와 관련해 최근 새로운 첨단 패키징 기술 로드맵을 발표하며 압도적 우위 굳히기에 들어갔다. 이미 엔비디아·AMD는 내년까지 TSMC의 첨단 패키징 라인에 대한 ‘입도선매(立稻先賣)’를 끝낸 것으로 알려진다.
TSMC, “메모리도 내가 먹겠다”
그렇다면 마지막 남은 변수는 삼성전자다. 삼성은 베이스 다이를 자체 파운드리에서 제작할 수 있다.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설계는 물론, 초미세 공정이 가능한 파운드리와 메모리까지 보유한 종합반도체회사(IDM)다. 하지만 TSMC가 HBM 시장을 노리고 선전포고를 날리면서 삼성도 조금씩 수세에 몰린 모양새다.
수세 몰린 삼성...초격차 외엔 대안 없어
이희권(lee.heek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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