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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수 “사안 실체와 경중” 2번 강조…“성역없는 부패수사”

이창수 신임 서울중앙지방검찰청 검사장이 16일 오후 서울 서초구 중앙지검에서 열린 취임식에 참석해 취임사를 하고 있다. 뉴스1
이창수(53·사법연수원 30기) 신임 서울중앙지검장이 취임 첫날 강조한 건 ‘사건의 실체와 경중’이었다. 16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으로의 첫 출근길과 오후 취임식 석상에서 이 지검장은 “사건의 실체와 경중에 맞게 합리적인 결론을 내리자”고 연거푸 말했다. 서울중앙지검이 수사 중인 김건희 여사를 둘러싼 ‘명품백 수수 의혹’과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사건에 적용할 원칙을 정리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지검장이 이날 오전 8시 38분 서울중앙지검 청사 첫 출근길에서 이원석 검찰총장이 김 여사 사건의 ‘신속 수사’를 지시한 것과 관련해 “총장과 잘 협의해 사건의 실체와 경중에 맞는 올바른 판단이 나올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말한 게 시작이었다. 오후 4시에 열린 취임식 석상에서 한 공식 취임사에도 비슷한 발언이 포함됐다. “우리 검찰이 해야만 하는 일은 오로지 ‘법과 원칙’에 따라 ‘증거와 법리’를 기초로 사안의 실체와 경중에 맞게 합리적인 결론을 내리자”고 언급한 대목이다.

이 지검장이 취임 일성으로 연거푸 “사안의 실체와 경중”을 강조한 걸 두고 명품백 수수 등 김 여사 관련 의혹을 염두에 둔 발언이란 해석이 법조계에선 나왔다. 특히 명품백 수수 의혹의 경우 여권에선 사안의 본질이 ‘몰카 함정 취재’란 주장이 제기된 상태이기 때문이다. 법리적으로도 청탁금지법에는 공직자의 배우자에 100만원 이상 금품 수수 금지 조항만 있을 뿐 처벌 조항이 마련돼 있지 않아 수사가 진행되더라도 처벌이 어려울 거란 분석도 나온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의 경우 1심 유죄를 선고받은 권오수 전 회장과 이른바 선수들과 실제 ‘통정거래’로 시세조정에 가담했는지가 가장 큰 쟁점이다.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살포 의혹의 정점으로 지목된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가 지난해 12월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치고 법원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이 지검장이 이날 ‘성역 없는 부패수사’를 강조한 대목도 주목을 끌었다. 이 지검장은 취임사에서 “‘공정’을 기초로 ‘부정부패’에는 어떠한 성역 없이 엄정하게 대응하여야 한다”며 “부패는 사회를 지탱하는 기초를 서서히 허물어뜨리고, 종국적으로는 그 폐해가 선량한 국민들에게 고스란히 돌아간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권을 독점하고 특혜를 독식하면서 공정한 경쟁 질서를 저해하는 세력들을 척결하기 위해 검찰의 힘을 모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법조계 관계자는 “현재 권력인 여권뿐만 아니라 과거 권력인 야권을 향한 수사도 구분 없이 진행할 거란 의미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이 지검장도 “어떤 사건이든지 오직 정도와 법리에 따라 합리적인 결론을 내겠다”고 강조했기 때문이다.

현재 서울중앙지검엔 김 여사에 대한 수사 외에도 야권 관련 사건들도 상당수 수사 중이다. ‘민주당 돈봉투 살포 의혹’(반부패수사2부)과 문재인 전 대통령의 부인인 김정숙 여사가 연루된 ‘대통령 전용기 타지마할 관광’ 의혹, ‘경호관 수영 강습’ 의혹 사건(형사1부) 등이 대표적이다.

일각에서는 이 지검장이 직전 전주지검장으로 수사를 지휘했던 문 전 대통령의 전 사위인 서모씨의 타이이스타젯 특혜 채용 의혹 수사와 관련해 서울중앙지검으로의 이첩설을 제기한다. 다만 전주지검이 수사 마무리 국면인 데다가 사건 이첩의 최종 결정권이 서울중앙지검장이 아니라 이원석 검찰총장에게 있어 실현 가능성이 작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 지검장은 이날 취임을 시작으로 국내 최대 검찰청인 서울중앙지검을 이끌게 됐다. 취임 첫날에는 김 여사 사건을 수사하는 형사1부와 반부패수사2부의 대면보고를 받았다. 이 지검장은 “엄중하고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며 “국민의 기대에 부합하는 검찰이 되도록 저부터 노력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양수민(yang.su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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