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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대만 총통 취임식에 대표단 파견 없다…'하나의 중국' 존중

오는 20일 라이칭더(賴淸德) 대만 총통의 취임식에 "정부 대표단의 참석 계획이 없다"고 외교부가 16일 밝혔다. 전례를 따르는 것이지만, 모처럼 훈풍이 분 한·중 관계를 우호적으로 관리하려는 의지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지난 1월 대만 총통 선거에서 승리한 민진당 라이칭더 당선자가 자신이 시장을 역임한 타이난시의 한 유세장에서 지지자들과 함께 손을 흔드는 모습. AP.
타이베이 대표부 참석 유력
외교부에 따르면 대만 총통 취임식에는 정치권과 민간 차원의 비공식 참석 혹은 주타이베이 대표부 차원에서 축하 예우를 갖추는 것 외에 정부 인사의 파견은 없을 예정이다. 2016년 차이잉원(蔡英文) 현 대만 총통의 1기 취임식 때도 한국 측에선 정부 대표단 파견 없이 주타이베이 대표 내외를 비롯해 현직 의원 4명 등만 참석했다.

1992년 한·중 수교로 한국과 대만이 단교한 이래 양국은 대사관이 아닌 상주 대표부를 설치해 '비공식적 외교 관계'를 맺고 소통하고 있다. 이에 따라 주타이베이 한국 대표부는 재외 공관에 해당하지만, 공관장은 '특명전권대사'가 아닌 '대표'다.

대만 총통 취임식에 정부 대표단을 보내지 않기로 한 건 '하나의 중국'을 존중한다는 정부의 공식 입장에 따라 불필요한 오해를 만들지 않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최근 정부가 중국과 관계 개선에 공을 들이는 가운데 모처럼 마련된 기류 전환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을 만한 사안을 경계하는 의도도 있다.

조태열 외교부 장관이 지난 13일 왕이(王毅)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겸 외교부장과 중국 베이징 댜오위타이(釣魚臺) 국빈관에서 산책을 하며 대화를 나누는 모습. 외교부.



실제 지난 13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한·중 외교장관회담에서 양국은 북핵과 대만 등 민감한 현안을 둘러싼 이견을 다시 확인하면서도 이를 극복하고자 하는 의지에 방점을 찍었다. 중국 또한 관계 개선에 긍정적이다. 왕이(王毅)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겸 외교부장은 당시 회담에서 "양국 관계가 어려움과 도전에 직면하는 건 중국이 바라지 않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정부는 조만간 공식 발표를 앞둔 오는 26~27일 한·일·중 정상회의까지 성공적으로 개최해 양국 관계를 한층 개선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대만 중앙연구원 방문학자로 현재 대만에 머무르고 있는 김진호 단국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한국 국내적으로 한·일·중 정상회의의 성공적인 개최와 한·중 관계 관리에서 성과를 내는 게 중요하기 때문에 이번에도 전례에 따라 대표단을 파견하지 않는 것으로 풀이된다"며 "라이칭더 정부 또한 기본적으로는 미국의 전략에 부합하도록 대외 정책을 짜겠지만, 동시에 중국에 대한 태도도 어느 정도 강약을 조절하면서 대만 국익 제고에 힘을 쓸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조태열 외교부 장관이 지난 13일 왕이(王毅)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겸 외교부장과 회담에 앞서 악수하는 모습. 외교부.
美, '전직' 대표단 파견
한편 대만 총통 취임식에 참석할 각국 인사들의 면면도 속속 공개되고 있다. 미국은 브라이언 디스 전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 리처드 아미티지 전 국무부 부장관 등 전직 고위 관료 중심으로 구성된 대표단을 파견한다. 미국 정부 고위 당국자는 15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미국은 20년 넘게 전직 정부 관료들로 구성된 대표단을 대만 총통 선거 직후와 총통 취임식 때 파견했다"고 설명했다. 미국 역시 하나의 중국 원칙을 존중하며 전례를 지키는 방안을 택한 셈이다.

일본의 경우에는 친대만 초당파 국회의원 모임인 '일화(日華)의원간담회'가 의원 30여 명을 보낼 예정이다. 한국에서도 조경태 국민의힘 의원이 앞서 "대만 정부 초청을 받아 취임식에 참석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비록 한·미·일 모두 정부는 거리를 두는 것으로 전례에 따라 수위 조절을 했지만, 전직 관료나 비공식 인사가 참석하는 것만으로도 중국이 반발할 여지는 있다. 다만 중국 또한 이를 행동으로 맞받을 정도의 악재로 받아들이지는 않고 '예정된 반발'을 하는 데 그칠 가능성이 커 보인다.



박현주(park.hyunj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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