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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6년전 '재앙의 날' 또 오다니…'나크바' 맞아 가자휴전 외침

1948년 5월 15일 이스라엘 건국에 떠밀려 팔 민족 70만명 뿔뿔이 추방 서안지구 등 곳곳서 거리행진…라파침공 공포 속 이스라엘 규탄

76년전 '재앙의 날' 또 오다니…'나크바' 맞아 가자휴전 외침
1948년 5월 15일 이스라엘 건국에 떠밀려 팔 민족 70만명 뿔뿔이 추방
서안지구 등 곳곳서 거리행진…라파침공 공포 속 이스라엘 규탄

(서울=연합뉴스) 이도연 기자 = "팔레스타인의 해방은 단순히 이스라엘의 점령을 끝내는 것이 아니라 모든 난민이 고국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76년전 팔레스타인 민족이 고향 땅에서 쫓겨난 비극을 기억하는 '재앙의 날'인 15일(현지시간) 가자 전쟁 종식을 촉구하는 외침이 곳곳에서 터져나왔다.
로이터·AFP·dpa 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팔레스타인인들은 이스라엘부터 요르단강 서안지구까지 곳곳에 흩어진 채 76번째 나크바의 날을 맞았다.
아랍어로 '대재앙'을 뜻하는 나크바는 1948년 이스라엘 건국 직후 팔레스타인인 70만명이 고향에서 쫓겨난 사건을 의미한다. 팔레스타인인들은 이스라엘의 독립 기념일(5월 14일) 바로 다음 날인 5월 15일을 나크바의 날로 정해 이를 기억해왔다.


특히 올해는 작년 10월 7일 발발한 전쟁으로 가자지구 주민 수십만명이 피란길에 오른 상황에서 맞는 나크바의 날이기도 했다.
이들은 76년 전에도, 가자 전쟁이 진행 중인 지금도 팔레스타인 민족이 서안지구와 가자지구 등에 뿔뿔이 흩어져 여전히 난민 생활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스라엘 북부 하이파에서는 전날 팔레스타인 주민 약 3천명이 거리로 나가 나크바를 기억하는 행진에 나섰다.
매년 나크바때마다 이스라엘에 거주하는 팔레스타인인들은 과거 이스라엘에 의해 파괴된 마을을 찾아가 연례 행사를 개최해왔다.
이날 행진에서 팔레스타인 국기를 흔들고 전통 의상인 '케피예' 스카프를 두른 사람들은 가자 전쟁을 끝내라고 촉구했다. 몇몇은 물병을 들거나 유모차를 끌었으며 팔레스타인을 상징하는 과일인 수박을 들었다.
일부는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이스라엘의 점령에서 해방돼야 한다고 외치기도 했다.
나크바를 직접 겪었던 노인은 '두번째 나크바'에 눈물을 흘렸다.
88세의 압둘 라흐만 알 사바는 당시 유대인 민병대였던 '하가나'가 자신과 가족들을 알카세이르에서 강제로 쫓아냈다며 눈물을 보였다. 하이파 인근에 있었던 알 카세이르는 지금은 사라진 과거 팔레스타인 마을이다.
그는 하가나가 "우리 마을을 폭파했다"라고 말했다.
팔레스타인인 함단 알리와 아들인 카림은 함께 이날 행진에 나서 '우리 조부모는 알 카세이르에 살았다'라고 써진 팻말을 들었다.
함단은 자신의 아버지가 지금은 사라진 마을에서 무화과를 따곤 했다며 "우리의 기억은 우리의 힘"이라고 말했다.
행진에 참석한 '무기 반대 여성 연합'의 피다 셰하데는 "우리의 해방은 단순히 점령을 끝내는 것이 아니라 모든 난민이 고국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셰하데는 가족이 1948년 당시 마즈다 아스칼란(현재의 이스라엘 아슈켈론 지역)에서 강제로 쫓겨났고 이 중 일부는 이스라엘로, 다른 이들은 가자지구로 갔다고 말했다.
셰하데는 2008년에 마지막으로 만났던 가자지구의 이모와 삼촌들이 이번 가자 전쟁에서 이스라엘의 폭격을 피해 다시 난민이 됐다고 덧붙였다.
이밖에도 팔레스타인 서안지구의 행정수도 라말라에서 나크바 76주년을 기억하는 사이렌이 76초간 울리는 행사가 열릴 예정이다.
나크바의 날에도 가자지구 주민들의 비극은 이어지고 있다.

이스라엘은 국제사회의 만류에도 가자주민 100만여명이 몰린 '최후의 피란처' 라파에서 지상전 계획을 고수하고 있다.
이스라엘군은 지난 7일 전차 등을 동원해 이집트와 가자지구를 잇는 관문인 라파의 팔레스타인 쪽 검문소를 장악한 데 이어 라파 쪽으로 더 깊숙이 진격 중이다.
유엔에 따르면 지난 6일 이후 라파에서 팔레스타인인 약 45만명이, 가자 북부에서는 10만명이 피란을 떠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가자지구 인구가 240만명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불과 1주일 만에 전체 인구의 4분의 1에 해당하는 사람들이 피란민이 돼 버린 것이라고 외신은 지적했다.
dyle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이도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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