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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시론] 미·중 관세전쟁 조짐…언제든 불똥 튈 수 있다

[연합시론] 미·중 관세전쟁 조짐…언제든 불똥 튈 수 있다

(서울=연합뉴스) 미국이 14일(현지시간) 전기차와 배터리, 범용 반도체 등 핵심 산업 관련 중국산 제품에 관세를 대폭 올리는 계획을 발표했다. 전기차 관세는 25%에서 100%로, 전기차 배터리와 배터리 부품은 7.5%의 관세를 25%로 각각 인상하는 등 전략 산업과 관련된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가 기존의 대략 2~4배 정도로 크게 높아지는 내용이다. 백악관은 "바이든 대통령이 중국의 불공정한 무역 관행에서 미국 노동자와 기업을 보호하기 위해 '무역법 301조'에 따라" 이런 조치를 무역대표부(USTR)에 지시했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이 무역법 301조에 따라 대중 고율 관세를 부과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겨룰 11월 대선을 의식해 블루칼라(생산직 노동자) 층의 표심을 노리고 대중 무역 압박 카드를 꺼냈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번 조치는 2018년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산 수입품에 부과한 고율 관세를 유지한 채 일부 품목에 대해 관세를 추가 인상하는 것이다. 백악관은 이번 조치가 "전략적인 부문에서 신중하게 타깃을 맞춘 것"이라고 설명했다. 바이든 정부는 출범 초기 인플레이션 등을 고려해 고율 관세를 조정한다는 입장이었으나 대선이 다가오면서 기존 고율 관세를 유지하거나 강화하는 방향으로 정책 기조가 바뀌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강경한 대중 통상 정책 공약을 견제하기 위한 행보라고 할 수 있다. '보편 관세 10%'를 공약한 트럼프는 중국에는 60% 이상의 고율 관세 방침을 내세우고 있다. 대선이 다가올수록 바이든과 트럼프 진영 간 '대중국 때리기' 경쟁은 더 가열될 공산이 크다.

중국 정부는 강력히 반발했다. 외교부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중국은) 모든 필요한 조처를 해 자신의 정당한 권익을 수호할 것"이라고 말했다. 상무부도 홈페이지에 올린 대변인 명의 입장문을 통해 "중국은 단호히 반대하며 엄정한 교섭(외교 경로를 통한 항의)을 제기한다"고 밝혔다. 중국은 이미 지난달 자국산 제품에 높은 관세를 매긴 국가에 똑같은 관세를 부과할 수 있도록 관세법을 개정했다. 중국 정부가 상응 조치로 미국에 맞대응할 경우 양국 간 통상 갈등이 국제 무역 전반에 적잖은 악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다. 일각에서는 미국으로 수입되는 중국산 전기차가 거의 없고, 관세 인상 대상 제품도 180억 달러 규모 정도라 이번 조치의 영향이 미미할 것이라는 평가도 있다.



정부와 관련 업계는 이번 조치가 한국에 미칠 즉각적인 파장은 없을 것으로 본다지만 장기적으로는 고율 관세 조치가 글로벌 공급망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 중국 측의 보복관세 가능성도 예의주시해야 할 것이다. 백악관이 이번 조치를 발표하면서 "중국의 불공정 관행에 대한 우려를 해결하기 위해 전 세계 파트너와 협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힌 점은 유념해야 할 대목이다. 언제든 우리에게 직접적인 불똥이 튈 수도 있다는 얘기다. 무역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로서는 미·중 통상 갈등이 격화될 때마다 숨을 졸일 수밖에 없다. 글로벌 무역전쟁에서 경쟁력 제고의 첩경은 무엇보다 초격차 기술을 이용한 고부가가치 제품 생산일 것이다. 물론 무역 시장 다변화를 위한 노력도 게을리하지 말아야 한다. 이를 위한 정부의 지원과 기업의 혁신을 다시 한번 상기해야 할 때다.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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