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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보법 위반 사이트 부당 처리한 방심위 직원들, 감사원 "징계하라"

종로구 감사원의 모습. 우상조 기자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국가보안법을 위반한 북한 관련 사이트에 대해 심의 요청(삭제·접속차단)을 접수하고도 이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각하하거나, 방심위 소위에 심의 자료를 부실하게 제출해 해당 사이트가 장기간 노출됐던 사실이 감사원 감사결과 드러났다.

감사원이 13일 공개한 ‘방심위 부적절 업무처리 관련 감사 결과’ 및 중앙일보 취재에 따르면 방심위는 2022년 12월 민주노총 홈페이지에 게시됐던 북한 조선직업총동맹 중앙위원회의가 민주노총 조합원에게 보낸 연대사 및 공동결의문과 관련해 경찰청과 국정원으로부터 각각 국보법 위반 심의 요청(정보삭제)을 받았다. 연대사 및 공동결의문엔 한·미 동맹을 남한 보수 집권 세력의 비열한 친미사대주의로 적시하는 등 북한의 대남 선전 내용이 포함돼있었다.

감사원에 따르면 방심위는 경찰청 공문이 국정원 공문보다 하루 먼저 접수됐다는 이유로 경찰청 자료만으로 심의를 개시했다. 그러나 경찰청 공문엔 정보 삭제에 필요한 구체적 근거가 부족했고, 국정원의 심의 요청 자료엔 증거 자료가 담겨 있었다. 방심위 직원들은 이런 사실을 알면서도 2023년 2월 열린 통신심의소위원회에 경찰청 접수 자료만 제출했고, 그 결과 소위원회에서 증거 불충분으로 북한의 연대사 및 결의문이 삭제되지 않았다. 그해 9월 국정원이 재차 삭제 심의를 요청하고 나서야 뒤늦게 삭제 결정이 내려졌다고 감사원은 밝혔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방송통신심의위원회 페이스북 캡처
감사원은 또 지난해 4월 방심위가 국정원의 북한 관광 사이트 접속차단 심의 요청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KT와 LG유플러스 등 2개 정보 통신망의 사이트 유통 여부만 확인하고, SK텔레콤을 비롯한 나머지 7개 통신망 내의 유통 여부는 확인하지 않은 채 각하 처리했다고 지적했다. 이후 국정원이 SK텔레콤망을 통하면 해당 사이트에 접속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2023년 9월 재심의를 요청한 뒤에야 뒤늦게 해당 사이트의 접속이 차단됐다. 감사원은 두 심의요청 사안이 각각 삭제 및 차단되기까지 총 10개월과 7개월이 걸렸다고 밝혔다. 감사원은 해당 업무를 맡았던 방심위 직원 두 명에 대한 징계(경징계 이상)를 요청했다.



한편, 감사원은 방심위 심의 요청 안건에 민원인 정보가 없는 점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방심위원과 민원인의 이해충돌 여부를 확인할 수 없기 때문이다. 감사원은 2021년 7월 이후 위촉된 11명의 방심위원을 대상으로 위촉되기 전 2년간 활동한 단체가 2022년 5월부터 작년 10월까지 민원을 제기했는지를 조사했다. 그 결과 2322건의 민원이 제기됐고, 이 중 395건은 방송심의소위원회나 전체회의에 상정·처리된 것으로 조사됐다.



박태인(park.tae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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