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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돈줄 말랐나…전쟁중 국방장관을 '경제 책사'로 바꿨다

러시아 전 국방장관 세르게이 쇼이구. 지난해 군 퍼레이드를 지휘하는 사진이다. AFP=연합뉴스

우크라이나 전쟁 와중에 러시아 국방장관이 12일(현지시간) 전격 교체됐다. 지난 3월 5선에 성공하며 종신 집권의 길을 연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결정이다. 해임된 국방장관은 세르게이 쇼이구, 지난해 방북 대표단을 이끌고 평양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만났던 인물이다. 김정은 위원장은 당시 쇼이구와 독대를 하며 그를 각별히 챙겼다. 북러 유착의 아이콘이 된 그 쇼이구 장관을 푸틴 대통령은 해임했다.

지난해 방북한 세르게이 쇼이구(오른쪽) 러시아 당시 국방장관을 각별히 챙긴 김정은(왼쪽) 북한 국무위원장. 뉴스1=노동신문

2012년 11월부터 국방장관 자리를 지켜온 쇼이구이지만, 이정도의 장기 재임은 푸틴에게 문제가 아니다. 푸틴은 마음에 드는 인물은 강산이 몇 번 바뀌어도 쓴다. 2004년부터 재임 중인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교부 장관이 대표적이다. 쇼이구 교체에 대해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부터 AP 등 외신이 12일 "우크라이나 전쟁의 전개 양상에 푸틴의 불만이 반영된 것"이라는 해석을 내놓았다.
2018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에게 직보하는 세르게이 쇼이구. 이땐 신임이 두터웠다. AFP=연합뉴스

푸틴의 불만은 뭘까. 후임을 보면 그 실마리가 보인다. 푸틴 대통령이 신임 국방장관으로 점찍은 인물은 안드레이 벨로우소프 제1부총리다. 푸틴은 경제를 담당해온 민간인 출신에게 국방장관을 맡겼다. FT에 따르면 벨로우소프는 푸틴에게 경제 정책 관련 조언을 오래 해왔다고 한다. 그에게 아예 국방장관 모자를 쓰게 한 것은 국방에 있어서 경제적 효율성을 따지기 시작했다는 뜻으로 해석이 나온다. FT 역시 "3년째로 접어든 우크라이나 전쟁 관련 비용을 통제(rein in)하기 위한 것"이라 분석했다.



경제를 총괄하는 제1부총리에서 국방장관이 된 민간인, 안드레이 벨로우소프. AP=연합뉴스

푸틴은 우크라이나 침략 이후 전쟁 비용뿐 아니라 러시아 내수 경제 활성화를 위해 예산 덩치를 키웠다. 러시아 사정에 정통한 현지 소식통은 최근 중앙일보에 "러시아 국민의 애국심을 고취하고 푸틴 자신에 대한 지지를 키우기 위해 징병 월급을 후하게 주는 등 꽤 많은 예산을 쏟아붓고 있다"고 전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안드레이 벨로우소프를 각별히 아낀다고 한다. 사진은 지난해 푸틴 대통령을 독대하는 벨로우소프 당시 제1부총리. AP=연합뉴스

쇼이구에 대한 푸틴의 신임이 흔들린 결정적 계기 중 다른 하나로는 측근의 뇌물 수수 혐의가 꼽힌다. 쇼이구의 오른팔로 통하는 티무르 이바노프 전 국방차관이 뇌물수수 혐의로 입건됐다. 이바노프 부부는 전쟁 중에 호화 해외 여행을 즐겼다는 구설에 올랐다. 특히 부인인 스베틀라나 이바노바는 유럽연합(EU) 등이 러시아인의 방문 등을 금지하는 대러 제재를 하기 이전인 우크라이나 전쟁 초기에 해외 여행을 했고, 프랑스 파리의 자녀들을 만난다는 이유로 프랑스와 영국을 여행하며 명품 브랜드에서 약 1억원을 지출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푸틴의 정적으로 의문사한 고(故) 알렉세이 나발니가 설립한 반부패 재단이 발표한 내용이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EPA=연합뉴스

푸틴 대통령은 지난 7일 공식 취임했다. 국방부·외교부 등 대통령에게 직보하는 핵심 부처 수장은 대통령이 후보를 지명하면 상원이 이를 검토하는 방식으로 임명된다. 상원의 검토는 형식적인 과정에 불과하다.



전수진(chun.s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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