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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고립으로 내몰리는 자립준비청년들

매년 2400명 충분한 준비도 없이 시설 나와
종합지원책 내놨지만 목돈 떨어지면 무대책
취업·경제 교육 절실…실질 지원책 강화해야
자립준비청년들의 삶이 여전히 위태로운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종합적인 지원대책을 내놨지만, 홀로서기에 실패하고 고립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아 정책을 재점검할 필요가 있다.

자립준비청년이란 아동보호시설이나 위탁가정에서 보호를 받다가 18세가 돼 독립하게 되는 청년을 말한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18세 미만 아동 중 3만 명가량이 시설 또는 위탁가정에서 보호를 받고 있다. 매년 이중 약 2400명이 보호 종료 연령이 된다.

이들에게 지원되는 것은 정착지원금 800만원이 전부였다. 2022년에야 ‘자립준비청년 지원을 위한 종합대책’이 마련됐다. 정착지원금은 1000만원으로 늘었고, 자립 후 5년간 월 40만원의 자립수당을 지급한다. 교육과 주거 지원 패키지를 마련하고, 상담과 지원을 위한 전담 기관과 인력도 배정했다. 지자체별로 무상이나 월 1만원 수준의 임대료만 받고 임대주택을 제공하는 곳도 있다.

18세는 아동보호법에 규정한 보호 종료 연령일 뿐 아직 성년도 아니다. 민법상 성년은 19세부터다. 보통의 가정에서는 성년이 돼도 대학을 졸업하기 전까지 부모에게 경제적, 심리적으로 의존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반면 자립준비청년의 경우 독립 전 충분한 돈을 모아두기 어렵다. 사교육 기회를 얻기도 힘들어 진학 경쟁에서도 뒤처진다. 남들보다 먼저 자립을 해야 하지만, 자립을 위한 충분한 준비가 돼 있을 리 없다.



지원금이 늘었다고는 하지만 2000만원(후원금 포함) 안팎의 목돈을 소진하면 달리 방법이 없다. 단 한 번의 실패도 용납되지 않는 셈이다. 이들은 생활경제 감각이 뒤지고 인적 네트워크도 부족한 실정이다. 여기에 얼마 안 되는 목돈을 노리는 사기꾼도 득실거린다. 이 때문에 자립에 성공하는 이들은 그리 많지 않다. 5년 안에 자립에 성공하지 못하면 고립에 빠지게 된다.

도중에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경우도 많다. 복지부 집계로는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32명이 숨졌고, 이 중 20명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알려지지 않은 죽음은 이보다 훨씬 많다고 한다. 정부는 종합대책 발표 당시 “국가가 부모의 심정으로 챙기겠다”고 밝혔고, 이후로도 중앙정부와 지자체가 보완 대책을 속속 내놓고 있지만, 여전히 아쉬운 부분이 많다.

자립준비청년이 홀로 서는 데 가장 높고 중요한 문턱은 취업이다. 하지만 사회적 편견과 준비 부족으로 상당수가 어려움을 겪는다. ‘브라더스 키퍼’ 같은 선배 자립청년들이 사회적 기업을 만들어 취업 기회를 제공하는 경우도 있지만 한계가 분명하다. 정부가 억지로 일자리를 만들 수는 없지만, 이런 시도에 대해 충분한 지원을 해서 첫 취업의 문턱을 낮춰줘야 한다.

자립을 위한 실질적인 교육도 중요하다. 중앙일보가 심층 인터뷰한 자립준비청년들도 ‘취업과 경제 관련 교육’이 가장 필요하다고 꼽았다. 지금도 교육을 하고는 있지만 나이와 상관없이 시설의 아동을 모두 모아 진행하다 보니 별 도움이 안된다고 한다. 자립을 앞둔 청년들을 대상으로 집중적인 경제·취업·심리 교육을 하는 체계로 바꿔야 한다. 독립한 뒤에도 기대고 물어볼 사람이 절실하다. 정부가 이를 지원할 전담 기관과 인력을 지정했지만, 아직 모두에게 혜택이 돌아가지 못하는 게 현실이다. 정부에만 맡길 게 아니라 시민들이 나서는 것도 필요하다. 질문에 답하고, 근황을 물어봐 주는 어른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든든한 울타리가 생기는 것이다. 더는 이들의 자립이 고립이 되지 않도록 일상 속 국민 멘토가 늘어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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