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재 "대사 많아 큰일…스타워즈 사전까지 공부했다"
한국 배우 최초 스타워즈 출연 이정재
한국 스타워즈 데이, 부산서 이틀간 열려
Q : 영화 ‘스타워즈’에 대한 추억이 있다면.
A : “어렸을 때의 충격은 컸죠. 이게 과연 영화가 맞나? 스타워즈 시리즈가 70년도부터 지금까지 영화 역사상 가장 큰 IP로서 게임, 피규어·광선검 등을 비롯한 완구, 체험 테마파크까지 다양한 산업과 협업하고 애니메이션·TV 시리즈로도 확장되는 것을 보면 많이 부럽고, 또 한편으로는 의욕도 생기죠.”
Q : 루카스 필름과의 작업은 어땠나요.
A : “아카데미·에미상 수상자, 전 세계 톱 스태프들이 함께했는데 최고의 작품을 만들기 위해 진짜 심사숙고하고 집중하는 게 현장에서 느껴졌어요. 대본에 적힌 지문 한 줄, 대사 한 줄도 누구 한 명 함부로 바꾸지 않고 함께 상의하죠. 70년대부터 시작된 전체 이야기의 흐름과 맥이 닿아 있는지, 관객들에게 어떤 영향을 줄지 고민하는 모습들을 보면서 이런 노력들 덕분에 스타워즈의 가치가 여전히 빛나는구나 생각했죠.”
Q : 영어 연기가 쉽진 않았을 것 같아요.
A : “내게 주어진 대사가 많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어요.(웃음) 미국에서 활동하는 배우가 아니니까 작품을 위해서라도 적당히 나왔다 들어갔다 하는 역할을 주지 않았을까 생각했는데 캐스팅이 결정된 다음 8부작 시리즈의 대본을 보고 ‘이렇게 많이 나온다고? 이렇게 대사가 많다고? 이거 큰일 났다, 못한다고 해야 되나’ 생각이 많았죠. 솔직히 스크립트를 해석해서 읽는 것도 쉽지 않았어요. 스타워즈 시리즈의 내용을 다 알아야 인물 캐릭터 간의 역학 관계나 상황을 알 수 있는데 어떤 단어는 스타워즈 사전을 봐야만 알 수 있었으니까요. 무엇보다 일반적인 일상을 다루는 감정 신들이 아니어서 선과 악이 공존하는 캐릭터들 간의 대칭, 이런 것들을 어떻게 연기해야 할까 고민하는 게 쉽진 않았죠. 촬영이 끝나도 계속 영어 레슨이 필요해서 잠을 제대로 못 잤어요.”
내달 5일 1·2회 전 세계 동시 공개
Q : 캐스팅 제안을 받고 ‘광선검을 어떻게 거절하냐’ 했다죠.
A : “‘광선검을 쓰는 역할이냐, 안 쓰는 역할이냐? 쓴다면 어떤 색깔이냐?’ 물어봤더니 딥 블루라고 하더군요.(웃음)”
Q : K콘텐츠·K무비 글로벌 확산의 선두주자인데 부담감은 없나요.
A : “현재를 최대한, 최대치로 잘 해내자는 생각뿐이에요. 내가 충실하게 한 작품을 끝낸다면 그 콘텐트는 조금 더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지 않을까. 스타워즈를 시작으로 ‘오징어 게임2’도 나올 거라 미국에 와서 중요한 미팅을 하자는 제안이 많아요. 해외 작품에 출연하는 건 의미 있고 소중한 경험이니 감사하죠. 더불어 한국에 직접 와서 촬영하는 해외 합작영화들도 많아져서 한국 콘텐트가 호평 받는 기회가 늘어나길 바래요. 제가 기획 혹은 시나리오를 쓰고 있는 작품들도 대부분 그런 것들이죠. 외국 배우들이 한국에 와서 벌어지는 일들…쉽지는 않은데 지금이 시도하기에 좋은 때가 아닌가 싶어요.”
Q : 정우성씨와 더불어 ‘매력적으로 참 잘 늙어가는 배우’라는 평가가 많습니다.
A : “솔직히 말씀드리면 그런 말씀 들으려고 관리도 하고, 더 노력도 하죠. 저도 안성기 선배 같은 훌륭한 선배님들을 보면서 저렇게 멋진 배우로 늙어갔으면 좋겠다는 꿈을 가졌으니까요. 우리 세대 배우들을 롤 모델로 삼는 누군가에게 ‘저 사람은 계속 열심히 하는구나’ 하는 모습을 보이고 싶어요.”
Q : 늘 패션 감각이 뛰어납니다.
A : “해외 팬들 중에는 한국 셀럽들이 뭘 입고, 어떻게 꾸미고 나오는지 관심 있는 분들이 많으니까 아무래도 신경이 쓰여요. 우리 어렸을 때 홍콩 배우들을 보면서 들었던 생각인데, 이젠 한국 배우들이 참 세련되고 멋있다는 소리를 듣고 싶어요. 콘텐트든 스타일이든 이야기의 중심이 한국이 됐으면 하죠.”
서정민.최미연(meantr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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