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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아르헨 두번째 총파업, 텅 빈 도심…물가 급등 속 엇갈린 민심

[르포] 아르헨 두번째 총파업, 텅 빈 도심…물가 급등 속 엇갈린 민심

(부에노스아이레스=연합뉴스) 김선정 통신원 =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 취임 5개월을 하루 앞둔 9일(현지시간) 0시를 기해 아르헨티나 노동총연맹(CGT)이 두 번째 24시간 총파업에 돌입했다.
항공, 선박, 지하철, 기차 및 대부분의 버스 노선이 동참하면서 부에노스아이레스 시내 중심 거리는 사람을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한산했다.
공항에서 생방송을 진행한 현지 TV 리포터는 "마스크만 쓰고 있으면 팬데믹 때와 완전 똑같다"면서 텅 빈 항공사 체크인 데스크를 보여줬다.
지난해 12월 밀레이 집권 후 보조금 삭감, 경제 규제 완화 등 각종 개혁으로 물가는 취임 전 11월 148.2%에서 지난 3월 287.9%로 급등했다.
지난 3월 2008년 이후 첫 1분기 정부 재정 흑자를 기록했지만, 이는 은퇴자와 공무원의 월급을 물가상승률보다 훨씬 적게 인상하고 각종 보조금을 삭감한데 따른 것이라 지속성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불경기로 인한 구매력 하락으로 인해 물가상승률은 둔화세를 보이고 있지만, 월간 물가상승률이 10% 정도 수준으로 우리나라 연간 물가상승률의 3배를 넘는다.
이러한 경제 위기 상황에서 아르헨티나 노동총연맹은(CGT) 밀레이 정부의 독단적인 개혁과 옴니버스 법안의 노동 개혁에 반대해 또다시 2차 총파업을 단행한 것이다.
CGT는 "강력한 총파업이었다"고 평가하면서 고물가로 인한 월급의 구매력 상실, 사회 취약층에 대한 배려 결여 등을 지적하며 "정부는 우리를 극단으로 몰고 있다"고 비난했다.
버스 정류장에서 만난 베티(67, 가사도우미)는 "밀레이 정부의 지독한 조정에 반대하고 총파업을 지지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총파업에 참여하지 못하고 일하러 나왔다"며 "월급은 턱없이 부족하고, 결근하면 일당을 못 받으니 어쩔 수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그나마 내가 타는 버스 노선이 오늘 운행해서 올 수 있었지, 아니었으면 집에 남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텅 빈 부에노스아이레스의 시내와 기차역과 달리 가장 유명한 상업 대로인 산타페 대로와 카빌도 대로의 상점들은 몇몇 상점을 제외하고 평일처럼 다 열려있었다. 아르헨티나 상업·서비스 직원 연맹도 총파업 동참을 선언했으나 파업 동참은 노조원 개개인 선택에 맡겨졌다.
남성 의류 상점 매니저인 후안(55)은 "나는 총파업에 반대한다. 총파업을 한다고 해결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다"라며 "그렇다고 정부를 지지하는 것도 아니다. 난 정부의 각종 정책에 반대한다"고 말했다.
60대 기업가인 알레한드로는 "정부는 옳은 방향으로 가고 있으며, 더 심도 있는 개혁을 해야한다"고 했다. 다만 "밀레이 대통령은 입 좀 다물고, 상대방을 욕하거나 맹비난하는 것을 삼가야 하며 주변에 유능한 인물을 배치해야 한다"고 말했다.

버스 정류장에서는 "총파업은 우리 같은 노동자 출퇴근만 어렵게 한다"며 불평하는 사람들과 "월급이 15일이면 다 떨어진다. 총파업을 지지하나 일하러 나올 수밖에 없었다"라는 사람들을 볼 수 있었다.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인 일론 머스크, 월가의 '큰손' 스탠리 드러켄밀러 등이 밀레이 정부의 과감한 개혁을 공개적으로 지지하고 있다.
반면 미 일간인 월스트리트저널(WSJ), 영국 일간인 파이낸셜타임스(FT), BBC 등은 밀레이 정부의 공공지출 삭감으로 인한 재정개혁에 사회 취약층에 대한 배려가 부족하다는 내용의 기사를 보도한 바 있다.
취임 5개월 만에 총파업 2번, 국회에 전달된 법안 양원 통과 '0'이라는 숫자가 보여주듯, 아르헨티나 사회의 갈등이 고조되고 있으며, 고물가 불경기로 인한 시민들의 고통도 가중되고 있다고 아르헨티나 다수의 언론이 기사와 사설에서 보도했다.
현지 전문가들은 이러한 상황에서도 밀레이 대통령의 지지율은 평균 50%를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면서 이는 아직 새 정부에 대한 희망, 전 정부에 대한 실망 그리고 제1야당인 '조국을 위한 연합'이 분열된 상태로 야권의 강한 지도자가 없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sunniek8@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김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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