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예 마당] 오월아! 오월아! 푸르른 오월아!
시
엄마의 자궁을 열고 이 계절에
슬픈 얼굴을 내밀었을
한 작은 아이는
그때부터
온몸으로 밀쳐 내던지는 것을
자연스레 익혀야 했다
왜 오월은 푸르른데
사람들은 검은 얼굴을 하고
내쳐 버리는 걸 반복하는지
그 아이는 어느새
늘 혼자였다
손이 그리운 아이
마음을 토하고 흙을 토하고
배고파 숨을 토해도
손 하나 잡아주는 이 없는
황량한 들판에서 늘 홀로 울었다
쉴 새 없이 오월은 다가오는데
기댈 계절은 오지 않고
푸르른 오월은 더구나 아니었다
봄과 여름 사이 먹구름 지대한
나날들을 비집고
생채기만 덕지덕지 절규하고 있었다
또 오월은 이제
그렇게 그렇게 푸르른 마음을
펼치려 하는데
아프지 않은 인생 있으랴
눈물 뒤에는 웃을 일도 있는 것을
저 오월이 그래서 푸르다는 걸
알기까지는
기억의 저편에 서서
한 자락의 아름다운 풍경화 그리는 마음으로
가만히 오월을 음미해 보는
자화상으로
오월은 늘 그렇게
저 혼자 울었다.
오월아 오월아 푸르른 오월아.
장정자 /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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