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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소통 부재, 일하고 뺨맞아" "2년째 문 정부∙국회 탓만" [尹정부 2년-전문가 10인 평가]

오는 10일 취임 2주년을 맞는 윤석열 대통령이 9일 용산 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연다. 1년 9개 월만의 기자회견이다. 특히 윤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를 부총리급 정식 부처(저출생위기대응부)로 격상하는 구상을 밝히는 등 굵직한 정책 방향도 제시한다. 이번 기자회견이 여권의 총선 참패 이후 국정 쇄신의 전환점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와 동시에 지난 2년간 윤석열 정부의 국정 운영에 대한 평가도 이어지고 있다. 이에 중앙일보는 김종인·금태섭(대선 캠프 출신), 김형오·문희상·이석연(원로), 신각수·박인휘(외교안보), 강성진·이정희(경제), 윤태곤(정치평론) 등 전문가 10인과의 인터뷰를 통해 윤석열 정부 2년을 되돌아봤다. 국내 정치에선 소통·통합 미흡 등 낮은 점수를 받았지만, 외교·안보 분야에선 ‘한·미·일 협력 강화’ 등 긍정 평가가 높았다.

금태섭(왼쪽) 전 의원과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대위원장. 연합뉴스

◇소통 방식




윤 대통령은 취임과 동시에 대통령 집무실을 청와대에서 용산으로 이전하며 ‘용산 시대’을 열었다. 도어스테핑(출근길 약식회견)도 가졌다. 하지만 국정 지지율은 임기 초반을 제외하곤 2년 내내 30% 안팎에 머물렀다.

이를 두고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은 “지난 2년 국정운영에 대한 평가는 여론조사에 다 나와 있다”고 말했다. 실제 임기 초 지방선거 완승과 한·미 정상회담 개최 등으로 53%(취임 4주차 한국갤럽)까지 치솟았던 지지율은 이후 하향세였다.

2022년 잦은 인사 시비와 ‘이준석 내부 총질’ 텔레그램 메시지(7월 26), 이태원 참사(10월29일), 도어스테핑 잠정 중단(11월21일) 등 주요 고비 때마다 일방통행식 국정운영이 문제가 됐다.

노랑봉투법 및 방송3법(2022년 12월 1일), 간호법 제정안 (2023년 5월 16일) 등 거야 강행처리에 대한 맞대응 형식의 거부권도 불통 이미지를 쌓게 했다. 김 전 위원장은 “윤 대통령이 독단적 이미지를 바꿀 생각이 없는 것처럼 보이는 게 문제”라고 말했다. 금태섭 전 의원은 이를 ‘대결의 정치’로 압축해 표현했다. 그는 “내 편 네 편을 나눠 싸우는 내로남불식 국정운영을 해 왔다”고 평가했다.

전임 문재인 정부와 다른 길을 걸으며 국가 대개조를 기치로 내걸었지만, 거꾸로 반문(反文) 기조는 통합의 저해 요인으로 지목됐다. 정치 원로들은 “전임 정부 탓, 국회 탓을 2년째 하고 있다”(문희상 전 국회의장), “국민 통합 노력이 부족했다. 국민의 공감이 없으면 어떤 정책도 성공할 수 없다”(이석연 전 법제처장)고 했다.
신재민 기자

◇정책 기조

전문가들은 노동·연금·교육 3대 개혁에 대한 윤 대통령의 방향에 동의하면서도 국민 설득 등 국정 운영 스타일이 문제였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실컷 일하고 뺨 맞는 격이 됐다”는 게 김형오 전 국회의장의 평가다.

윤 대통령은 취임과 동시에 자유시장 경제를 기본 철학으로 소득주도성장과 탈원전 정책 폐기를 선언했다. 동시에 3대 분야 개혁에 박차를 가했다. 최근에는 의대 증원 등 의료 개혁에도 칼을 들었다.

중소기업학회장 출신인 이정희(경제학과) 중앙대 교수는 “정책 방향은 맞는데, 일도양단 식으로 문제에 접근하는 방식이 아쉬웠다”고 했다. 국제경제학회장을 지낸 강성진(경제학과) 고려대 교수는 “뚝심 있게 재정 건전성 기조를 밀어붙인 것은 높이 평가한다”면서도 “다만 전선이 너무 확대돼 성과가 크지 않았다”고 말했다. 윤태곤 더모아 정치분석실장은 ‘노사 법치’를 강조하며 노동조합 회계 공시, 고용 세습 근절, 불법 쟁의행위 엄단 등을 높이 샀다. 다만 “여소야대의 벽을 넘기 위한 협치엔 부족했다”고 지적했다.

김형오 전 국회의장이 미래통합당  공천관리위원장이던 2020년 3월 13일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외교안보

윤 대통령은 외교에서 가치 연대에 초점을 맞췄다. 지난 1년 동안 8차례 13개국을 순방하며 이를 현실화했다. 미국 국빈 방문 중 이뤄진 워싱턴 선언(2023년 4월)과 캠프 데이비드에서 한·미·일 정상회의(2023년 8월), 2년 연속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참석 등 숨 가쁘게 국제 외교 무대를 두드렸다. 특히 방위산업 계약을 위해 지난해 7월 찾은 폴란드에서 전격적으로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를 찾기도 했다.

신각수 전 주일대사는 한·일 관계 개선, 한·미 동맹 및 확장억지력 강화 등을 높이 평가했다. 금태섭 전 의원도 “대일본 관계 정상화는 높게 평가할 일”이라고 했다.

다만 박인휘(국제정치학) 이화여대 교수는 “북·중·러 간 연대에 대한 준비와 고려가 부족했다”고 말했다. 문희상 전 의장은 “느닷없이 ‘무찌르자 오랑캐’ 식의 반공 이데올로기가 등장하면서 남북관계가 최악을 맞이했다”고 했다.
신각수 전 주 일본대사가 2024년 1월 22일 서울 중구 HSBC빌딩에서 열린 한일비전포럼에서 발언하고 있다. 김종호 기자

◇과제
국민적 지지를 회복하고 여야 관계 재설정이 당면 과제다. 문 전 의장은 '논어 안연편'에서 공자가 정치의 우선순위로 국민신뢰, 경제, 안보 순으로 말한 것을 예로 들며 “윤 대통령은 국민에게 믿음이 가도록 국정 운영을 펴는 게 급선무”라고 말했다. 김 전 의장은 골프에 비유하며 “드라이브를 멀리 치는 것보다는 어프로치가 중요하다. 국민 감정을 고려해 소통을 섬세하고 정교하게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해법으로는 인적 쇄신·협치 등이 언급됐다. 금 전 의원은 “윤 대통령의 국정 기조 전환을 보여주는 가장 강력한 메시지는 인사”라며 “단순히 야당 출신 인사 쓰라는 게 아니라 자기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사람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 윤 실장은 “정치가 실종된 지난 2년이었다”며 국회와의 소통·협력을 강조했다.



현일훈.김기정.박태인(hyun.il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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