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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기 ‘필향만리’] 得見有恒者斯可矣(득견유항자사가의)

김병기 서예가·전북대 명예교수
“성인을 만날 수 없다면 군자만이라도 만나면 좋겠고, 선인(善人)을 만날 수 없다면 항심을 가진 사람이라도 만날 수 있었으면 좋겠다.” 『논어』 ‘술이’ 편에 나오는 공자의 바람이다. 공자 시대에는 천자를 무시하고 군웅이 할거하는 분란이 심했다. 하늘의 뜻을 받들어 세상을 바르게 이끌 성인도 없었고, 재능과 덕망이 출중한 군자도 없었다. 인(仁)에 뜻을 두고 악을 행하지 않는 선인(善人)이 드물었고, 변덕 없는 항심을 가진 인물마저도 찾기가 쉽지 않았다. 이에 공자는 ‘항심이 있는 사람만이라도 만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푸념을 한 것이다.

得:얻을(능히) 득, 恒:항상 항, 斯:이(곧) 사. 항심이 있는 사람만이라도 만날 수 있으면 좋겠다. 34x73㎝.
한자 ‘경(敬)’과 ‘항(恒)’은 다 토박이말 ‘한결같음’의 뜻을 함유하고 있다. ‘경’은 한 가지 일이 집중하여 한결같은 상태이고, ‘항’은 언제나 변함없는 한결같음이다. ‘언제나 너만을 사랑해!’에서 ‘언제나’가 ‘항’이고 ‘너만을’이 ‘경’에 해당한다.

난세에는 이익을 좇아 수시로 마음을 바꿈으로써 ‘경’심은 물론, ‘항’심을 저버리는 모리배들이 득실댄다. 공자의 탄식이 깊어진 이유이다. ‘어제의 동지가 오늘의 적’이라는 말이 당연시되는 지금의 우리 사회는 또 어떤가? 항심이 중시될 리 없다. ‘눈치 없는 답답함’으로 매도하지나 말았으면 좋겠다.

김병기 서예가·전북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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