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플] 라인야후 "자본 관계 변경 요청"…라인의 아버지도 이사사임
라인야후가 모회사(A홀딩스)에 자본변경을 요청했다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일본 정부의 ‘탈 네이버’ 압박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A홀딩스 대주주인 네이버와 소프트뱅크의 향후 협상에 관심이 모아진다.
무슨 일이야
현재 라인의 IT 인프라 관리는 네이버가 위탁받아 운영·관리하는 형태다. 이데자와 CEO의 발언은 이 위탁 관계를 순차적으로 해소해 라인의 운영·관리 등 기술적 조치를 모두 라인야후가 할 수 있도록 구조를 바꾸겠다는 의미다. 이데자와 CEO는 여러 차례 ‘내제화’, ‘자립화’라는 표현을 사용하며 네이버와의 단절을 강조했다. 논란이 되고 있는 ‘네이버와의 자본 관계 재검토’에 대해서는 현재 모회사인 네이버와 소프트뱅크 사이에 관련 협의가 이뤄지고 있다고 인정했다.
이날 ‘라인의 아버지’로 불리는 신중호 라인야후 최고프로덕트책임자(CPO)는 이사직에서 물러났다. 유일한 한국인 이사인 신 CPO가 빠지면서 라인야후는 사내이사 4명을 모두 일본인으로 채웠다. 사실상 라인야후에서 네이버의 존재감은 한층 더 옅어진 셈이다.
이게 왜 중요해
핵심은 AI데이터
더구나 메신저는 AI 개발의 핵심인 방대한 ‘언어 데이터’의 원천이다. 일본은 올해 1180억엔(약 1조400억원)을 투입해 독자적인 생성AI 개발에 나서는 등 의욕적으로 AI분야 투자에 나선 상황. 지난해 7월에는 소프트뱅크에 생성 AI 개발 보조금으로 53억엔(약 467억원)을 지원하기도 했다. 국내 한 ICT업계 관계자는 “AI 개발서 일본보다 앞서 나간 네이버가 ‘소버린 AI’(AI 주권)을 강조하며 일본 정부와 소프트뱅크를 자극한 면도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번 사태가 한·일 외교전으로 치닫는 건 일본도 경계하는 분위기다. 하야시 요시마사(林芳正) 관방장관은 지난 7일 기자회견에서 “행정지도 내용은 (주식 매각 강요가 아닌) 안전 관리 강화와 보안 거버넌스 재검토 등의 조치를 요구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라인야후 사태가 일본에 진출한 다른 해외 기업에 안 좋은 선례가 될 수 있다는 점도 일본으로서는 조심스럽다.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8일 취임 2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우리 기업이 해외 사업과 투자에서 부당한 대우를 받지 않도록 하는데 최우선 가치를 두고 대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네이버의 대응은
시장에선 네이버가 라인 야후의 지분을 일부 매각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일부 지분을 매각해 네이버가 라인야후 2대 주주로 내려올 경우 사업적 관계는 유지하면서 조 단위 현금을 확보해 자사주 매입이나 추가 인수합병(M&A)을 추진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 경우 라인을 바탕으로 대만·태국 등 아시아 사업을 확장하려는 네이버의 글로벌 사업 전략은 재조정이 불가피하다.
일본 정부의 ‘명분’으로 작용한 개인정보 유출 문제에 네이버가 더 전향적인 대책을 내놔 일본의 ‘지분 재검토’ 요구를 잠재우는 안도 거론된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데이터 주권 확보’가 AI 시대의 세계적인 흐름임을 감안할 때 라인야후의 경영권을 가져오려는 일본의 기본 방향은 바뀌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더 우세하다.
홍상지.이영희(hongsam@joongang.co.kr)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