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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권5기 푸틴 일성 "세계 4대 경제대국"…벨라루스, 전술핵 훈련

7일(현지시간) 집권 5기를 시작한 블라디미르 푸틴(72) 러시아 대통령이 임기 내에 러시아를 세계 4대 경제 대국으로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타스통신은 이날 취임식을 마친 푸틴이 향후 6년간의 새 임기 국정 과제를 담은 ‘국가 발전 목표에 관한 대통령령’(5월법령)에 서명했다고 전했다. 이 법령에 따르면 러시아는 2030년까지 구매력평가(PPP) 기준 국내총생산(GDP) 세계 4위를 달성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7일(현지시간) 러시아 크렘린궁에서 취임식에 참석하고 있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 신화=연합뉴스

푸틴은 이를 위해 러시아의 GDP 성장률을 세계 평균 이상으로 유지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또 2030년까지 연구개발(R&D) 비용을 GDP의 2% 규모로 늘려 경제 규모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 순위를 세계 10위권 내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합계출산율을 1.6명을 늘리고, 빈곤율은 7% 미만으로 낮추는 것도 목표로 삼았다. 고등교육기관에 50만 명 이상의 외국 학생을 유치하고, 시민들에게 1인당 최소 33㎡ 면적의 주택을 제공한다는 내용 등도 포함됐다.



다섯번째 취임식…BBC "눈 가리고도 찾아갈 것"
푸틴은 이날 오전 집권 5기를 시작하는 취임식에 참석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취임식 전 과정이 러시아 국영TV를 통해 ‘1초 단위’로 생중계됐다고 전했다.

이날 오전 러시아 국영TV는 푸틴이 취임식 참석을 준비하는 과정부터 방영했다. 푸틴이 크렘린궁 집무실 책상을 떠나 초호화 리무진 ‘아우루스 세나트’를 타고 크렘린궁 대궁전 앞에 도착하는 장면, 경비병에게 인사를 건넨 뒤 긴 복도를 지나 안드레옙스키 홀에 도착하는 순간들을 빠짐없이 전달했다. 영국 BBC 방송은 “(5선인) 푸틴은 취임식장까지 눈을 가리고도 찾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날 취임식이 진행된 안드레옙스키 홀은 과거 러시아 차르(황제)들의 즉위식이 거행됐던 곳이다. 황금문이 열린 뒤 푸틴이 레드카펫을 밟으며 들어서자, 이곳에서 기다리고 있던 각부 장관 등 고위 인사들은 일제히 박수를 보냈다.

푸틴이 취임사를 시작하자 30발의 예포가 발사됐다. WP는 “왕실 행사를 연상시킬 정도로 화려한 의식”이라고 전했다. 전직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인 피오나 힐은 “푸틴은 이미 자신을 ‘블라디미르 대왕’ ‘러시아 차르’로 생각하고 있다”고 BBC에 말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7일 모스크바 크렘린궁에 취임식을 위해 도착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취임사 내내 푸틴은 ‘천년 역사의 초강대국 러시아’와 ‘러시아를 봉쇄·침략하려는 서방’이라는 자신의 세계관을 반복했다. 그는 서방을 향해 “계속 러시아에 대한 봉쇄·침략 정책을 고수할지, 협력과 평화의 길을 찾을지 선택하라”면서 “러시아는 서방이 오만함·허세·배타성을 주장하지 않을 때 동등한 조건에서 대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세계 대다수는 러시아를 신뢰할만하고 정직한 파트너로 여긴다”면서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러시아가 국제적으로 고립됐단 사실마저 부인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에 참전했거나 러시아의 전쟁 노력을 지원하기 위해 일했던 사람들을 새로운 엘리트로 육성하겠다고도 약속했다. 그는 “조국에 대한 충성을 입증한 러시아인이 정치·경제 분야에서 주도적인 위치에 설 수 있도록 보장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WP는 “푸틴은 러시아를 ‘서구에 적대적인 퇴행적인 군사 국가’로 재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날 연설문을 푸틴이 직접 작성했다고 밝혔다.
취임식장에 입장하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로이터=연합뉴스

취임식 직후엔 수태고지 대성당에서 열린 예배에 참석해 러시아정교회의 수장인 키릴 대주교의 축복을 받았다. 키릴 대주교는 푸틴을 중세 시대의 전설적인 영웅 ‘알렉산드르 넵스키’에 비유했다. 대주교는 “국가 지도자는 때때로 운명적 결정을 내려야 한다”면서 “넵스키는 적을 살리지 않았지만, 성자로 유명하다”고도 강조했다.

푸틴은 러시아 헌법상 다음 대선에 한번 더 출마할 수 있다. 실제로 6선에 성공하면 푸틴의 집권 기간은 36년(2000~2036년)으로 늘어나, 18세기 제정 러시아의 예카테리나 2세의 34년 집권 기록을 뛰어넘게 된다.
러시아 정교회 키릴 대주교의 축복을 받고 있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로이터=연합뉴스

벨라루스 "전술핵무기 공격 훈련 실시"
이날 러시아의 우방국인 벨라루스는 전술핵무기 공격 훈련을 실시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전날 푸틴이 전술핵무기 시험에 들어가겠다고 발표한지 하루만이다. 푸틴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파병론,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외무장관의 러시아 본토 공격 언급 등에 대한 경고의 의미로 핵위협 수위를 높인 것이다.

벨라루스에는 지난해 6~12월 러시아의 전술핵무기가 수십개가 인도·배치된 상태다. 벨라루스의 이번 훈련에는 이스칸데르 미사일 부대와 수호이(Su)-25 전투기 편대가 참가할 것으로 알려졌다. 빅토르 흐레닌 벨라루스 국방장관은 “전술핵탄두 사용 계획부터, 준비·타격에 이르는 전 과정을 테스트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러시아와 벨로루시 공군의 Su-30 전투기가 합동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AP=연합뉴스

한편 이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푸틴에게 집권 5기를 “열렬히 축하한다”는 내용의 친서를 보냈다. 김 위원장은 지난 3월 러시아 대선에서 푸틴의 5선이 확정되자 곧바로 축전을 보냈다.

북한과 러시아는 지난해 9월 북러정상회담 이후 양국 간 다방면 협력을 강조하며 국제사회 우려에도 불구하고 밀착된 관계를 과시하고 있다. 북한은 우크라이나와 전쟁 중인 러시아에 탄약과 탄도미사일을 대량 공급했고, 러시아는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에서 규정한 한도를 넘어서는 정제유를 북한에 제공하고 있다. 러시아는 지난 3월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 패널의 임기 연장 표결에서 거부권을 행사해 대북제재 모니터링 메커니즘을 무력화했다.



박형수(hspark9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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