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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방 보이콧 속 취임식…푸틴, 기도하며 특별군사작전 옹호

우크라·서방 겨냥한 거친 발언 없이 태도 변화 요구

서방 보이콧 속 취임식…푸틴, 기도하며 특별군사작전 옹호
우크라·서방 겨냥한 거친 발언 없이 태도 변화 요구

(모스크바=연합뉴스) 최인영 특파원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5번째 취임식이 열린 7일(현지시간) 러시아 국영방송의 생중계 화면은 조용히 푸틴 대통령의 크렘린궁 집무실을 비췄다.
푸틴 대통령은 책상 옆에 서서 차분하게 서류를 살피더니 복도로 걸어 나왔다. 군인이 지키고 있는 복도와 계단을 익숙한 발걸음으로 지나친 그는 초호화 리무진 '아우루스 세나트'를 타고 크렘린궁 대궁전으로 이동했다.
이례적으로 눈이 내리는 추운 5월 날씨였지만 푸틴 대통령은 대궁전 입구에서 경비병에게 악수를 청하는 여유도 보였다.
과거 러시아 차르(황제)들이 즉위했던 대궁전의 안드레옙스키 홀에 들어선 푸틴 대통령은 박수받으며 레드카펫 위를 걸었다.
취임 선서 후 연설에서 푸틴 대통령은 먼저 우크라이나 '특별군사작전' 참가자들에 대한 감사를 표했다. 취임식에 전사자들의 자녀들을 초대하기도 했다.


러시아가 새 영토로 편입했다고 주장하는 우크라이나 도네츠크·루한스크·헤르손·자포리자 지역에서 러시아가 임명한 지도자들도 취임식에 참석했다.

그러나 푸틴 대통령은 연설에서 우크라이나를 직접 언급하지 않았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푸틴 대통령이 직접 연설문을 작성했다고 설명했다.
우크라이나 특별군사작전 이후 관계가 급격히 틀어진 서방에 대해서는 "우리는 서방과 대화를 피하지 않는다"며 "선택은 그들의 몫"이라고 말했다.
이어 "(서방과) 안보와 전략적 안정에 대한 대화를 할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오만과 자만, 배타성이 없어야 하고 강자의 위치에서가 아니라 서로의 이익을 존중하는 대등한 조건에서만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과거 발언과 비교하면 덜 위협적이었지만 결국 서방이 러시아를 대하는 태도를 바꿔야 한다고 압박하는 내용이다.
그는 지난 2월 국정연설에서는 우크라이나 파병을 거론하는 서방을 향해 "러시아에 새롭게 개입하려는 시도는 핵무기 사용을 포함한 대규모 갈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강경 발언을 했다.
푸틴 대통령은 전날 전술핵무기 훈련을 명령하기도 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파병론,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외무장관의 러시아 본토 공격 언급 등에 대한 경고였다.

서방은 이러한 푸틴 대통령의 압박에 보이콧으로 대응했다.
미국, 영국, 독일, 폴란드, 캐나다 등 서방 대사들은 취임식에 불참했다.
유럽연합(EU) 회원국 중에서는 프랑스, 그리스, 몰타, 키프로스, 슬로바키아, 헝가리에서만 대사를 취임식에 보냈다.
서방은 푸틴 대통령이 5선에 성공한 이번 대통령 선거가 공정하게 치러지지 않았다고 비판하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우리는 단결된 위대한 국민이며 모든 장애를 극복할 것"이라며 "함께 승리하자"며 내부 결속을 강조하며 연설을 마쳤다.
러시아 사회문제연구소(EISR)의 정치 전문가 다리야 키슬리치나는 타스 통신에 "이번 연설에서 푸틴 대통령은 선거 결과에 도전하는 서방에 대응해 통합과 단결을 강조했다"고 분석했다.
취임식 후 푸틴 대통령은 수태고지 대성당에서 열린 예배 참석했다.
러시아 정교회 수장 키릴 대주교는 "국가 지도자는 때때로 운명적 결정을 내려야 한다"며 중세 노브고로드의 왕자 알렉산드르 넵스키를 언급했다. 그는 넵스키 왕자에 대해 "그는 적을 살리지 않았지만, 성자로 유명해졌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이 영웅으로 여기는 넵스키 왕자는 13세기 유럽 침략자들에 대항해 러시아를 수호한 인물로 평가받는다.
이 기도 행사는 푸틴 대통령의 러시아 통치에 대한 종교적·역사적 정당성을 강조하는 의식으로 보이기도 했다.

abbi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최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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