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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탱크 밀고들어가 라파 검문소 장악…국제사회 "대학살"

‘가자지구 마지막 피란처’로 불리는 라파에 대한 공세를 시작한 이스라엘 지상군이 밤샘 작전 끝에 7일(현지시간) 라파 검문소의 팔레스타인쪽 구역을 장악했다. 이스라엘군은 전날 오전 라파 동부 지역 주민에게 대피령을 내린지 하루도 지나지 않아 전투기 공습을 감행한데 이어 탱크를 밀고 국경을 넘었다.
7일(현지시간) 가자지구 남부 라파와 이집트 사이의 검문소 모습. 이날 이스라엘군이 라파 검문소의 팔레스타인쪽 구역을 장악했다. AFP=연합뉴스

라파 검문소 점령…"본격 시가전 대비"
로이터통신과 타임스오브이스라엘 등은 이날 오전 이스라엘 제401 기갑여단이 가자지구 라파 검문소를 점령했다고 전했다. 라파 검문소와 연결된 살라아딘 도로는 이스라엘 육군 남부사령부 소속 기바티여단이 점령했다.

이스라엘군은 밤샘 작전을 통해 약 20명의 무장괴한을 사살하고, 지하 갱도 3곳을 찾아냈다고 발표했다. 이스라엘군은 현재 해당 지역을 수색하며 추가 임무를 준비하고 있다. 이스라엘군의 피해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경진 기자
이스라엘군이 점령한 라파 검문소는 가자지구 남부와 이집트를 연결하는 유일한 통로다. 외신은 이스라엘군이 ‘제한적 지상전’을 벌여 이곳만을 장악함으로써, 라파에 은신한 것으로 추정되는 하마스의 퇴로를 막는 동시에 본격적인 시가전이 '초읽기'에 들어갔다고 전했다.



앞서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은 이스라엘 탱크와 병력이 이날 새벽 라파를 향해 진군하는 모습이 포착됐다고 전했다. 익명의 이집트 당국자는 이스라엘군이 이집트와 라파의 국경 약 200m 거리까지 접근했다고 말했다. 이집트 국영 알카헤라TV가 국경 밖에서 라파를 촬영한 영상에는 이날 오전 1시33분경 총성과 폭발음이 담겼다. 해당 영상에는 탱크와 헬리콥터 드론이 움직이는 소리도 포함됐다.

이스라엘군은 하마스 거점에 대한 ‘표적 공격’을 벌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날 다니엘 하가리 이스라엘군 대변인은 “이스라엘군 전투기가 라파 근처 테러리스트 시설 50곳 이상을 타격했다”고 밝혔다.
7일(현지시간) 가자 남부 라파의 한 주택이 이스라엘군의 공습에 파괴됐다. 로이터=연합뉴스

라파 피란민, 공포의 피란 행렬
라파에선 피란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앞서 이스라엘군은 전날 새벽 라파 동부의 민간인에게 가자 북부의 칸유니스나 북서부 해안도시 알마와시에 마련된 인도주의 구역으로 대피하라고 명령했다. 몇 시간 뒤 전투기 공습에 이어 탱크까지 진입하자 공황상태에 빠진 주민들이 픽업 트럭, 당나귀, 수레, 자전거 등에 몸을 싣거나 도보로 길을 나섰다. 이스라엘군 대변인은 AP통신에 “민간인 대한 대피령은 하마스 파괴를 위한 계획의 일부”라며 라파 진군을 위한 예비 절차임을 분명히 했다.

가지지구의 최남단 국경도시인 라파는 전쟁 초기 초토화된 가자 북부 등에서 떠밀려간 피란민이 밀집해 있다. 지난 10월 하마스의 새벽 기습 이후 시작된 이스라엘의 폭격과 봉쇄로 집을 떠난 피란민들의 텐트촌이 형성됐다.

유엔은 이번 전쟁에서 발생한 피란민 170만명 중 140만명 이상이 이곳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집트, 이스라엘과 국경을 접하고 있는 라파는 국제사회가 가자지구에 구호물자를 지원하는 주요 관문이기도 하다. 이스라엘은 라파에 하마스 수뇌부가 은신하고 있다고 본다.
6일(현지시간) 가자지구 남부 라파에서 이스라엘 군대가 내린 대피 명령에 따라 피란민들이 짐을 챙겨 떠나고 있다. EPA=연합뉴스

이스라엘, 하마스 휴전안에 불만
이스라엘군의 이번 ‘제한적 지상전’은 하마스가 이집트·카타르가 제시한 휴전안을 수용한다고 통보한 직후 이뤄졌다. CNN에 따르면 하마스가 수용한 휴전안에는 이스라엘측 인질과 팔레스타인 수감자의 교환, 이스라엘군의 가자지구 철수 등의 내용이 담겼다. 또 이집트·카타르·유엔 등의 감독 아래 3~5년에 걸쳐 가자지구 재건 계획을 이행한다는 내용과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봉쇄 해제 등도 포함됐다.

이에 대해 이스라엘은 “하마스의 최신 휴전 제안은 이스라엘의 필수 요구 사항과 거리가 멀다”며 불만을 드러냈다. 이스라엘 전시 내각은 “인질 석방을 포함한 전쟁 목표 달성을 위해 하마스에 군사적 압박을 지속하고 라파 공격을 계속하기로 만장일치 결정했다”고 밝혔다. 다만 휴전 협상은 계속 진행한다는 입장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왼쪽)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AP=연합뉴스

국제사회는 라파에 대한 이스라엘군의 지상전 개시는 “인도주의적 대참사”라며 용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6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의 통화에서 라파 지상전을 반대한다는 입장을 재차 전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 역시 성명을 통해 “이스라엘은 라파 지상전을 포기하라”고 촉구하며 “절대 용인할 수 없다”고 밝혔다. 요르단의 압둘라2세 국왕은 라파 지상전을 ‘새로운 대학살’이라며 미국의 적극적 개입을 촉구했다.



박형수(hspark9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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