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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그램 하나보다 K콘텐트 포맷 수출이 더 큰 성과 내”

‘나는 솔로’ [사진 썸씽스페셜]
젊은 남녀 10명이 한 마을에 모인다. 실명을 제외한 자기소개를 진행한다. 합숙하며 11가지 정도의 미션을 진행한다. 참가자들이 출연 시점에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결혼이어야 한다.

3년간 방송되며 화제몰이 중인 연애 예능 프로그램 ‘나는 솔로’(ENA·SBS플러스)의 제작 포인트다. 짝짓기 예능에 대한 시청자들의 관심은 만국 공통이다. 해외 방송사와 제작사들이 ‘나는 솔로’의 포맷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지난 달부터 이 프로그램의 포맷 수출을 진행하고 있는 포맷 비즈니스 전문 스타트업 ‘썸씽스페셜’의 황진우(48) 대표를 지난달 25일 서울 강서구의 사무실에서 만났다. 그는 “드라마나 예능 프로그램 하나가 잘 되는 것보다 IP(Intellectual Property, 지적재산권)를 활용한 포맷 비즈니스의 성공이 더 큰 성과를 부른다. 전 세계적으로 콘텐트가 소비되는 요즘 같은 때엔 포맷을 상품화하는 데 큰 관심을 기울여 K-드라마, K-예능의 흐름이 끊어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더 비트 박스’. [사진 썸씽스페셜]
황 대표는 포맷을 레시피(recipe, 요리법)에 비유했다. 그는 “프로그램·영화·소설 등 유명 IP나 창작자의 아이디어를 레시피처럼 체계화하고, 플랫폼·언어 등 국가별 상황에 맞게 재구성해서 새로운 콘텐트로 재생산할 수 있도록 돕는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CJ ENM에서 PD 생활을 하던 그가 포맷 비즈니스를 접하게 된 건 2010년 tvN 기획개발팀장을 맡으면서부터다. “2년 정도 해외 프로그램을 국내로 가져와 현지화하는 일을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우리 프로그램을 포맷화해 수출하는 사업으로 연결됐다”고 황 대표는 말했다.



‘나는 솔로’ 등 국내 인기 프로그램 혹은 ‘더 비트 박스’ 등 자체 개발한 프로그램의 포맷을 전 세계에 수출하는 스타트업 ‘썸씽스페셜’의 황진우 대표. [사진 썸씽스페셜]
하지만 포맷 수출을 위한 국내 방송 사업자들의 인식과 준비는 미진했다. 그 배경엔 “중국 시장에 대한 높은 의존도가 깔려 있었다”고 황 대표는 지적했다. “2015년 하반기 기준 방송사 프라임 타임(주요 시간대)의 80%에 해당하는 프로그램을 중국에서 수입했을 정도로 중국 시장은 국내 프로그램을 닥치는 대로 사들였다. 가만히 있어도 팔리니 굳이 포맷 사업을 위한 전문 인력이나 체계를 마련할 생각은 하지 않았고, 중국의 한한령(한류 제한 조치) 이후 900억원대였던 중국 시장의 규모가 순식간에 100억원대로 추락했다.”

4년 전 썸씽스페셜를 차린 그는 포맷을 통해 국내보다 해외에서 성과를 냈던 사례로 자체 개발한 오리지널 예능 ‘더 비트 박스’를 들었다. 이 프로그램은 국내에서 방송되기도 전에 해외로 포맷이 수출돼 제작됐고, 네덜란드 지상파에서 자체 목표 시청률인 18%보다 4%p 높은 22%를 기록했다. 2022년 12월부터 두 달 간 MBN에서 방영했던 예능 ‘배틀 인 더 박스’(Battle In The Box)는 국내 방송 전 영국·미국 등 23개국에 포맷 수출이 성사됐다.

황 대표는 “보편성의 기반 위에 각국의 니즈(needs)를 충족하는 포맷 개발에 힘쓴다면, K-콘텐트의 새로운 흐름이 시작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어환희(eo.hwan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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