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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상병 특검법, 정쟁∙독소조항 가득?…과거 사례 보니

“정쟁과 독소조항이 가득 차 있다”(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

지난 2일 야당 주도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채상병 특검법(순직 해병 수사 방해 및 사건 은폐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법)에 대해 윤 원내대표는 이렇게 반발했다. 정광재 대변인은 5일 “특검법안의 수사 대상과 추천 방식, 언론 브리핑 등 모두 진실규명에 초점을 둔 것이 아닌, 그저 정쟁으로 몰고 가려는 의도”고 주장했다. 여권의 메시지는 윤석열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를 시사한다.

①특검 후보 민주당 추천 논란

여권이 주장하는 대표적인 독소 조항은 특검 후보 추천권이다. 특검법이 ‘대통령이 소속되지 않은 교섭단체’에 후보 추천권을 부여해 여당을 배제했다는 것이다. 과거 국회를 통과한 특검법은 후보 추천권을 대한변호사협회ㆍ국회의장ㆍ대법원장 등 정치적 중립을 요구하는 기관에 부여한 게 관례였다.



지난 2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김진표 국회의장이 채상병 특검법안을 직권상정하자 국민의힘 의원이 퇴장하고 있다. 강정현 기자

그러나 2012년 9월 국회를 통과한 ‘내곡동 특검법’부터 이 기준이 무너졌다. 이명박 당시 대통령을 겨눈 내곡동 특검법의 후보 추천권은 야당이었던 민주통합당(민주당 전신)이 가져갔다. 이후 박근혜ㆍ문재인 정부 때 각각 국회를 통과한 최순실 특검법(2016년 11월)과 드루킹 특검법(2018년 5월)도 야당 교섭단체에만 후보 추천권을 부여했다. 헌법재판소는 여당의 후보 추천권 배제를 문제 삼아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씨가 낸 헌법소원(2017헌바196)에 대해 2019년 2월 “적법절차원칙에 위반되지 않는다”며 합헌 결정을 내리기도 했다.

②언론 브리핑

김경진 기자
채상병 특검법에 들어간 언론 브리핑 조항은 최순실 특검법 때 처음 등장했다. ‘국민의 알 권리 보장을 위해 피의사실 외의 수사과정에 대해 언론 브리핑을 실시할 수 있다’는 내용을 이 법 제12조(사건의 대국민보고)에 담았다. 이후 발의된 드루킹 특검법, 이예람 중사 특검법(2022년 4월)에도 같은 내용이 담겼다.

다만, 민주당이 문재인 정부 때 ‘형사사건 공개금지 규정’을 만들어 수사 기관의 언론 브리핑을 통제해왔던 점에 비춰보면 "정쟁 의도가 담겨 있다"는 여당 주장에도 힘이 실린다. 조국 전 법무부장관이 2019년 도입한 이 규정은 검찰이 심의위원회 의결 없이 수사 상황 등을 언론에 공개할 수 없게 했다. 민주당은 4ㆍ10 총선 공약으로 피의사실 공표죄 강화 방안도 내놓았다.

③합의 처리

지난 2일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 겸 대표 권한대행을 비롯한 의원들이 여의도 국회에서 '순직 해병 수사 방해 및 사건 은폐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이 야당 단독 표결로 본회의를 통과하자 이를 규탄하고 있다. 뉴스1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은 “지금까지 13차례 특검이 도입됐지만, 여야 합의 없이 이뤄진 사례는 단 한 차례도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과거에도 합의 없이 특검법이 통과된 경우가 있었다. 이들 특검은 빈손으로 끝났다.

2007년 12월 대통합민주신당(민주당 전신)이 이명박(MB) 당시 대선 후보를 겨냥해 발의한 BBK 특검법이 대표적이다. 당시 특검법이 여당인 한나라당(국민의힘 전신) 반대로 국회 법사위를 넘지 못하자 국회의장 직권으로 본회의에 상정됐다. 본회의 표결도 여당이 불참한 채 진행했다. MB가 대통령에 취임하자마자 실시된 특검 수사는 모든 의혹을 무혐의 처분하고 끝났다. MB는 10년 뒤 검찰의 재수사 끝에 유죄를 선고받았다.

마찬가지로 MB를 겨냥했던 내곡동 특검법도 여야 합의 없이 통과됐다. 2012년 당시 민주당은 “특검법이 여야 합의로 확정됐다”며 합의안을 공개했으나,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은 “개원협상 조건이었을 뿐, 특검법만 달랑 처리할 순 없다”고 반발했다. 결국 특검법은 민주당 단독으로 발의됐고, 본회의에선 표결에 참여한 새누리당 의원 전원이 반대표를 던졌다. 내곡동 특검도 별다른 성과 없이 끝났다.



정용환.김한솔(jeong.yonghwa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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