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 하나, 공 하나면 3대 즐긴다"…인기 급증 '파크골프' 뭐길래
지난달 30일 오전 경북 김천시 남산동 김천시노인복지관. 10여 명의 중·장년층 복지관 회원들이 옹기종기 모여앉아 수업에 귀를 기울이고 있었다. 파크골프를 배우러 온 수강생들의 첫 번째 수업이 열린 자리였다.
수업에 나선 전연수 김천시파크골프스포츠클럽 사무국장은 파크골프에 사용하는 채와 공에 대한 설명부터 경기 규칙, 매너, 안전사고 예방법 등 강의를 이어갔다. 수강생들은 낯선 용품을 신기하게 쳐다보면서 수업에 집중하는 모습이었다.
파크골프 인기에 ‘스크린 파크골프장’도
스크린 파크골프에 쏠린 관심은 기대 이상이었다. 김천시노인복지관이 스크린 파크골프 수업을 개설하고 수강 신청을 받은 첫날 60명 정원이 가득 채워졌다. 김천시노인복지관은 수강생을 4개 조로 나눠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수강료는 2만원으로 매주 1회 2시간씩 총 4주간 이뤄진다.
수강생 문옥순(77)씨는 “친구들이 파크골프를 많이 하기에 관심이 많았는데, 관련 수업을 한다고 해서 신청했다”며 “제대로 배울 수 있게 돼 많이 설레고 두근거린다”고 말했다.
“안 걸어도 되고 날씨 나빠도 괜찮아”
김창호(79)씨는 “한때 일반 골프를 쳐본 경험은 있는데 파크골프는 처음이라 연습이 필요한 것 같다”며 “나이가 들면 야외에서 운동하기가 어려운데, 많이 걷지 않아도 되고 날씨와 상관없이 파크골프를 즐길 수 있는 곳이 생겨 좋다”고 했다.
김천시노인복지관은 올해 총 4개 기수에 걸쳐 스크린 파크골프 수업을 진행한다. 전체 수업 중 75% 이상 출석한 수료자들에 한해 1회 사용료 2000원으로 스크린 파크골프장을 자유로이 이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스크린 파크골프장이 등장하게 된 건 전국에 일고 있는 파크골프 붐 덕이다. 저렴한 데다 비교적 간단한 장비만으로 즐길 수 있어 노년층을 중심으로 인기가 커지고 있다.
한편 ‘파크골프(park golf)’는 공원(park)과 골프(golf)의 합성어로, 나무 채와 플라스틱 공만 있으면 경기를 진행할 수 있다. 파크골프장은 한 홀 길이가 40∼100m로 일반 골프장(파4 기준 200m 이상)보다 짧다. 1984년 일본 홋카이도(北海道)에서 시작됐고, 한국엔 2004년 서울 여의도 한강에 9홀 규모로 처음 들어섰다.
파크골프 회원 3년 새 213.8% 급증
골프장 수도 눈에 띄게 늘었다. 2019년 전국 226곳이었던 파크골프장은 현재 398곳으로 늘었다. 시·도별로는 경북 62곳, 경남 60곳, 경기 43곳, 전남·강원 36곳, 충남 26곳, 전북 22곳, 충북 18곳 순이다.
스크린 파크골프장은 난개발·환경 훼손 논란에서도 자유롭다. 일반 파크골프장은 주로 하천변에 조성되는 만큼 생태계가 파괴되고 홍수에 취약해진다는 지적이 꾸준하게 제기돼 왔다.
김충섭 김천시장은 “파크골프 뿐 아니라 어르신들을 위해보다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해 맞춤형 노인복지서비스 지원은 물론 노인 여가문화 활성화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정석(kim.jung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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