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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도 보게 해주세요" 편지에…25년 만에 달라진 '개콘'

안동에 사는 어린이 팬의 편지로 시작된 '개그콘서트' 전체관람가 특집. 사진 개그콘서트 유튜브

“어린이를 못 보게 하면, ‘개그콘서트’가 오래 못 갈 수도 있어요.”
지난 4월 중순 경북 안동에 사는 어린이 류모 군이 KBS '개그콘서트' 제작진에 보낸 편지 내용이다. 편지에 감동한 제작진과 출연진은 5월 5일 방송 분을 어린이 날 특집으로 하고, 녹화 무대 또한 어린이들을 위해 열어주기로 결정했다.
5일 방송의 시청 등급을 기존 15세 이상 시청가에서 전체 관람가로 낮췄는데, 1999년 ‘개그콘서트’가 시작된 이래 처음 있는 일이다. 이를 위해 방송의 모든 내용들을 방송통신위원회 심의 규정과 KBS 내부 심의팀의 자문을 받아 구성했다.


테마파크 같았던 녹화현장
녹화는 지난 1일 오후 6시 서울 여의도 KBS홀에서 진행됐다. 원래는 오후 7시 녹화가 시작되는데, 전국에서 찾아올 아이들의 취침 시간을 고려해 이날에 한해 한 시간 앞당겼다. '개그콘서트' 김상미 CP는 “처음 시도하는 전체관람가 방송이라, 여러 부분을 섬세하게 신경썼다”고 말했다.
반응은 뜨거웠다. 1000명 방청 모집에 5800명이 신청하는 역대 최고 경쟁률을 기록했다. 현장엔 어린이 500명과 보호자 500명이 자리를 꽉 채웠다. ‘개그콘서트’ 제작진이 마련한 코너 별 포토월에서 사진을 찍거나 인형 선물을 받는 모습이 마치 테마파크처럼 느껴졌다.


지난 1일 서울 여의도 KBS 신관 공개홀에서 진행된 어린이날 특집 '개그콘서트' 녹화에는 7세 이상의 어린이 500여명이 자리했다. 사진 개그콘서트 SNS

어머니 최유정 씨와 딸 조민경(초등 2년)양은 핑크 톤으로 옷을 맞춰 입어 눈길을 끌었다. 조양은 “코너 중 ‘금쪽 유치원’에 나오는 기쁨이(개그맨 홍현호)를 가장 좋아한다. 엄마한테 직접 보러 가고 싶다고 말해서 왔다”고 말했다.
출연진은 어린이들을 위해 내용의 수위를 낮춰, 온 세대가 즐길 수 있는 웃음을 준비했다. 종영했지만 어린이들이 좋아했던 코너였던 ‘킹받쥬’, ‘바니바니’, ‘바디언즈’도 다시 무대에 올랐다. 엘사, 백설공주 등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이야기도 곳곳에 등장했다. 12년 만에 깜짝 부활한 코너 ‘감사합니다’도 눈길을 끌었다. 개그맨 정태호는 “어린이들도 따라하기 쉽고, 부모님들이 예전에 봤던 코너라고 소개하면 재밌을 것 같아 준비했다”면서 “46세의 나이에 뛰면서 개그하긴 쉽지 않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인기 코너 ‘데프콘 어때요’, ‘바니바니’에 나와 어린이들의 환호를 이끈 개그우먼 조수연은 “아이들 덕분에 우리가 더 힘을 얻었다. 현장 응원이 대단했다”고 말했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코너 '금쪽유치원'의 사랑이(왼쪽, 이수경)와 기쁨이(홍현호). 사진 개그콘서트

어린이 관객 피드백에 진땀 뺀 개그맨들
전체관람가로 바뀌면 내용이 밋밋해질 것이란 우려는 보기 좋게 빗나갔다. 어린이들의 카카오톡 오픈채팅을 활용한 코너 ‘챗플릭스’에선 어른들보다 더 기발하고 재밌는 ‘짤’이 쏟아졌다. 개그맨 박성광의 작은 키, 이원구의 적은 머리숱을 놓고 원초적인 웃음을 유발하는 동심에 출연진도 당황했다.
인기 코너 ‘심곡파출소’와 ‘데프콘 어때요’를 통해 ‘개그콘서트 에이스’로 떠오른 개그맨 신윤승은 아이들과의 아슬아슬한 줄다리기로 웃음을 유발했다. ‘데프콘 어때요’에선 적극적인 여자 조수연의 유혹을 철벽 방어하는 역할에 몰입해야 하는데, 관객석에서 목놓아 외치는 어린이들의 “뽀뽀해” 함성에 기가 눌렸다. 상품명을 노출하지 못하는 방송 규정에 딴죽을 거는 캐릭터(‘심곡파출소’의 이상해)를 연기할 땐, 객석의 아이들이 인기 과자와 라면 브랜드를 크게 외쳐 “방송에 못 나갈지도 모르겠다”고 걱정했다.
개그맨 신윤승(오른쪽)이 연기한 이상해 캐릭터는 '봉숭아학당' 코너 폐지 후, '심곡파출소'로 넘어왔다. 사진 개그콘서트

어린이 관객의 참여가 가장 뜨거웠던 코너는 ‘소통왕 말자 할매’였다. ‘여자친구 만들고 싶어요’, ‘늦잠을 자고 싶어요’, ‘시험을 망쳤어요’, ‘학원 가기 싫어요’, ‘숙제가 어려워요’ 등 어린이들의 진솔한 고민을 듣느라, 녹화가 10분 이상 길어졌다.
말자 할매(개그우먼 김영희)에게 상담을 받고 싶어하는 어린이 관객이 너무 많아 제작진도 놀랐다고 한다. 김상미 CP는 “어린이들이 ‘말자 할매’를 이렇게까지 좋아하는 줄 몰랐다. 아이들의 집중력이 짧다고 해서 두 시간 녹화가 걱정됐는데 아이들이 너무 재밌게 즐겨줘서 다행이다”라고 말했다.
'소통왕 말자할매'(김영희)는 1일 서울 여의도 KBS홀에서 진행된 '어린이날 특집-개그콘서트' 녹화에서 ″어린이들 고민이 이렇게 많은 줄은 몰랐다″며 진땀을 뺐다. 사진 개그콘서트

개그우먼 김영희는 “아이들 관객이 많아 그 어떤 녹화보다 진땀이 나긴 했지만, ‘개그콘서트’에 대한 어린이들의 진심 어린 애정이 느껴졌다”고 소감을 전했다. 김상미 CP는 “전체관람가로 방송을 계속할 순 없겠지만, 이번 어린이날 특집은 저출산 시대에 뜻 깊은 특집이란 생각이 든다. 의미 있는 요청이 있다면, 앞으로도 이런 자리를 마련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코너 '데프콘 어때요'는 신윤승(사진)과 조수연이 개인 유튜브에서 했던 콩트를 활용해 인기를 모으고 있다. 사진 개그콘서트




황지영(hwang.jeeyoung@jt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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