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수처, 'VIP 격노설' 김계환 해병대사령관 소환…“말하지 못하는 고뇌” 진술할까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이하 공수처)는 해병대 소속 고(故) 채수근 상병 사망 사건과 관련한 수사 외압 의혹의 피의자인 김계환 해병대사령관(중장)을 4일 소환했다. 유재은 국방부 법무관리관과 박경훈 전 국방부 조사본부 직무대리에 이은 세 번째 피의자 소환조사로 수사 외압 의혹의 실체를 규명하기 위한 공수처 수사에 속도가 붙는 모양새다.김 사령관은 지난해 7월 31일 채 상병 사망 사건을 조사한 박정훈 전 해병대수사단장에게 “브이아이피(VIP)가 격노했다”고 말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당시 해병대수사단의 조사기록엔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 등 8명의 지휘관에게 채 상병 사망의 책임(과실치사)을 묻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반면 김 사령관은 VIP 격노설을 부인해 왔다. 지난해 2월 1일 서울 용산구 중앙군사법원에서 열린 박 전 단장 항명사건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VIP가 격노했다는 말을 박 전 단장에게 전달한) 그런 사실이 없다”고 말했다.
VIP 격노설은 양 당사자 간 진술이 엇갈린단 점에서 아직 실체가 분명치 않지만, 수사외압 여부를 추적하기 위한 첫 단추란 점에서 정확한 규명이 필요하다. 이에 따라 공수처는 이날 소환된 김 사령관을 상대로 VIP 격노설의 실체와 박 전 단장 과 주고받은 대화 내용 등을 집중적으로 캐물을 예정이다.
김 사령관은 해당 지휘서신을 내린 지 2주 만인 지난달 25일 유임이 결정됐다. 국방부가 이날 발표한 전반기 장성급 장교 인사 대상자에 김 사령관은 포함되지 않았다. 공수처가 관련 사건을 수사하고 있고, 야권에서 채 상병 특검법 통과를 벼르는 상황에서 김 사령관을 유임시킨 건 대통령실과 국방부의 정면돌파 의지라는 해석이 이어졌다.
정진우.왕준열(dino8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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