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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4억 챙긴 대포통장 공급 총책…"말기 신부전" 구속 면했다 덜미

서울남부지방검찰청 전경. 남부지검 형사3부(부장검사 서원익)는 보이스피싱에 사용되는 대포통장 공급 조직의 총책을 구속기소했다. 뉴스1

검찰이 보이스피싱에 사용되는 대포통장 공급 조직의 총책을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겼다. 조폭 출신인 총책 A씨(46)는 당초 말기 신부전을 이유로 불구속 송치됐지만 검찰의 보완 수사 끝에 구속됐다.


서울남부지검 형사3부(부장 서원익)는 전주 지역 폭력조직원 출신 A씨를 범죄단체조직죄 등 혐의로 구속기소했다고 3일 밝혔다. A씨는 2014년부터 중국 산둥성 청도시와 위해시의 한 폐공장에 사무실을 마련하고 54명 규모의 ‘장집’ 조직을 조직한 혐의를 받는다. 장집은 대포통장을 모집해 유통하는 조직을 뜻하는 은어다. 검찰 조사 결과, 5년간 이 조직은 대포통장 약 1만4400개를 유통하고 약 144억원의 판매이익을 얻은 것으로 밝혀졌다. 이중 A씨가 개인 수익으로 취득한 금액은 최소 21억6000만원에 달한다.


A씨는 당초 건강을 빌미로 구속을 면했다. 2018년 11월 귀국했다가 경찰에 체포된 A씨는 말기신부전을 이유로 2022년 8월 석방됐다.



그러나 두 달 뒤 불구속 송치된 A씨를 상대로 남부지검은 전면적인 보완 수사를 펼쳤다. 우선 의료자문위원 및 구치소에 자문을 의뢰했다. “A씨가 현재 구속수사와 수형 생활이 가능할 정도로 건강이 회복되었다”는 회신을 받았다. 또 “A씨가 지인을 만나고 다닌다”는 참고인 진술을 확보하기도 했다. 결국 지난달 법원은 범죄의 중대성과 도주 우려 등을 이유로 A씨의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검찰에 따르면, 이 사건과 관련된 이들 중 30명은 구속기소, 16명은 불구속기소돼 징역 5년 등을 선고받았다. 또 다른 총책 B씨 등 관리책 3명은 아직 검거되지 않아 기소중지 상태라고 한다. 검찰 관계자는 “조직원 총 54명이 2020년부터 2024년까지 순차 검거된 각 조직원의 진술과 증거가 산재돼 실체 파악이 어려웠다. 총책, 관리책, 직원의 역할과 위계질서를 명확히 파악해 대규모 대포통장 공급조직의 총책을 구속한 사건”이라고 설명했다.

검찰은 범죄 수익 추적과정에서 A씨가 약 10개월간 불법 온라인 파워볼 게임장을 운영한 사실도 추가로 밝혀냈다. 파워볼 게임의 대금을 대신 충전해주거나 대리 배팅하는 방식으로 운영되는 배팅액 합계 약 31억 원대의 게임장이었다. A씨는 범죄 수익을 중국 현지에서 도박과 유흥비로 탕진했다고 주장하는 중이다. 이에 검찰은 은닉 재산 유무를 추적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범죄자가 그 범죄의 죄질에 상응하는 중한 처벌을 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이영근(lee.youngke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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