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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윤·이 회담 끝나자마자 입법 폭주, 민주당 협치 의지 있나

2일 본회의 열고 쟁점 법안 강행 처리 태세 확고
‘이태원 특별법’ 합의는 다행, 타협 물꼬 이어지길
더불어민주당이 오는 29일 21대 국회가 끝나기 전에 쟁점 법안들을 잇따라 강행 처리할 태세다. 민주당은 오늘 국회 본회의를 열어 예고했던 채 상병 특검법과 전세사기특별법을 처리할 예정이다. 윤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로 폐기된 양곡관리법 개정안을 비롯해 간호법과 노란봉투법, 김건희 여사 특검법 등도 처리를 벼르고 있다. 다만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했던 이태원 참사 특별법은 여야가 어제 전격 합의를 끌어냈다. 특조위 구성과 활동 기간은 민주당 입장을 수용하되 특조위 권한은 국민의힘 주장대로 당초 안보다 축소해 타협을 도출했다. 정치권의 합의를 가장 중요한 원칙으로 요구한 유족들 뜻대로 여야가 타협을 이룬 점에선 의미가 있다.

하지만 다른 쟁점 법안들에 대해선 여야가 한 치 양보 없이 맞서고 있다. 김진표 국회의장은 양당 간 합의가 이뤄져야 본회의를 열겠다는 입장이지만, 민주당은 김 의장이 오늘 본회의를 열지 않으면 4일 의장의 미주 순방길에 홍익표 원내대표가 동행하지 않겠다며 압박하고 있다. 민주당의 이 같은 입법 폭주는 사흘 전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대표의 회담 취지에도 역행한다는 점에서 실망스럽다. 결과물 없이 끝난 회담이지만 협치의 물꼬를 튼 출발점으로 의미가 작지 않았다. 그런데도 민주당은 회담이 끝나자마자 기다렸다는 듯이 쟁점 법안들만 콕 찍어 강행 처리에 나섰다. 이번 국회 끝까지 정부·여당을 흔들겠다는 의도가 분명해 보인다.

국민의힘이 108석으로 줄어들 22대 국회는 민주당의 독주가 더 심해질 게 명약관화하다. 여기에다 ‘윤석열 정권 심판’을 내걸고 12석을 확보한 조국혁신당과 민주당 간에 선명성 경쟁이 불붙으면 여야 대치는 극에 달할 것이다. 이에 더해 국회의장 도전을 선언한 민주당 다선 의원들마저 친명계의 지지를 얻겠다며 의장의 중립 원칙을 부인하는 극언을 쏟아내고 있다. 5선 정성호 의원은 “협의만 강조해서는 안 된다”고 했고, 6선 추미애 당선인은 “의장은 중립 기어를 넣으면 안 된다”고까지 했다. 22대 국회 최고령 의원이 될 박지원 당선인은 유튜브에서 “김진표 의장이 채 상병 특검법 등을 직권상정하지 않고 해외 순방 간다”며 ‘개××’ ‘놈’ 등의 욕설을 퍼부었다. 국회의장 직은 사회 통합과 대화·타협이 특성인 의회주의의 표상으로 중립 의무를 지키는 게 옳다. 그럼에도 이를 겁박하는 문화가 민주당의 관행으로 자리 잡는 것 아닌지 심히 우려될 뿐이다.

여든, 야든 상식에서 벗어난 폭거를 일삼으면 국민은 반드시 회초리를 들게 돼 있다. 민주당이 지지율 낮은 대통령과 지리멸렬 여당을 상대로 마음껏 입법을 요리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면 오산이다. 수권 정당의 면모를 보여주려면 총선 민심을 잘 헤아려 폭주 대신 타협의 정치를 보여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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