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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제 진압에도 확산되는 미 대학 시위…바이든·의회는 '친유대' 강화

미국 대학가 전역으로 확산된 가자 전쟁 반대 및 이스라엘 비판 시위가 처음 시작된 뉴욕 컬럼비아대학에 대한 공권력 투입에도 불구하고 시위 확산의 기세가 꺾이지 않고 있다. 1000명 이상의 시위대가 경찰에 체포된 가운데 1960년대 베트남전 반대 시위 이후 미 대학가 최대의 학생운동으로 번지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일부 대학에선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을 옹호하는 시위대 간 물리적 충돌을 빚으며 부상자도 나왔다.
지난달 30일 뉴욕시티칼리지에서 경찰이 투입돼 텐트를 치고 농성중이던 학생들을 연행했다. AFP=연합뉴스

전날 뉴욕 경찰이 동원돼 109명의 시위대가 체포된 컬럼비아대에선 1일(현지시간)에도 산발적 시위가 이어졌다. 이날 시위를 주도한 학생 중 하나인 캐머런 존스는 NBC에 “학교의 탄압은 우리의 결의를 더욱 강화한 뿐”이라며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학생들은 공권력을 동원한 시위대 해산에 대해 “표현의 자유를 심각하게 침해한 만행”이라고 성토하며 “자유” 등의 구호를 외쳤다.

교수들도 체포된 학생들의 석방을 촉구하는 한편, 교내에 경찰이 배치된 것을 비판하는 의미의 거리 행진을 벌였다. 미 당국은 전국에서 최소 32개 학교에서 관련 시위가 발생한 것으로 집계했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시위가 본격화된 지난달 18일 이후 미국 대학에서 체포된 시위대 수가 1300명을 넘어섰다.





뉴욕 경찰이 지난달 30일 뉴욕 컬럼비아 대학교에서 친팔레스타인 학생 시위대가 바리케이드를 치고 있던 건물을 철거하는 과정에서 한 학생을 체포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특히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UCLA)에선 친이스라엘 시위대가 친팔레스타인 시위대의 캠프에 난입해 바리케이드 철거를 시도하면서 2시간 동안 둔기 등을 동원한 폭력 사태가 벌어졌다. LA타임스에 따르면 누군가 폭죽을 터뜨려 화약 냄새가 나고 시위대는 후추 스프레이를 쏘며 대항하는 등 아수라장이 연출됐다. 이 과정에서 15명이 부상을 입었고, 그중 1명은 병원에 입원했다.

경찰 대기 병력이 배치된 가운데 UCLA 측은 이날 수업은 취소했고 도서관 등 주요 시설을 일시 폐쇄했다. 중부 매디슨에 있는 위스콘신대학에서도 경찰이 진입해 교내에서 텐트 농성을 벌이던 학생을 수십명 체포했다고 미국 언론은 전했다.

공권력 투입을 결정한 대학을 비롯해 시 당국과 백악관 등은 전국적으로 확산된 시위에 ‘전문 시위대’가 개입했을 가능성을 강조하고 있다. 다만 1000명을 넘어선 체포 대상 중 ‘외부인’이 얼마나 포함돼 있는지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고 있다.
카린 장-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이 1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미국 정치권은 이번 시위가 이스라엘 전쟁 반대를 넘어, 반(反)유대주의로 흐를 가능성을 차단하는 데 주력하는 모습이다. 카린 장-페에르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미국인들은 법 안에서 평화적으로 시위할 권리를 가진다”며 시위대가 교내 건물을 점거한 상황 등을 비판했다. 그러면서 “소수의 학생이 혼란을 일으키고 있다고 믿고 있다”며 이번 시위를 주도한 소수 집단이 존재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1일 뉴욕에서 컬럼비아대학교 교수들이 체포된 학생 석방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AFP=연합뉴스

백악관은 교내 공권력 투입 등에 대한 조 바이든 대통령의 구체적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대신 “바이든 대통령이 오는 7일 홀로코스트 희생자를 기리는 박물관에서 반유대주의를 주제로 연설할 예정”이라며 반유대인 정서를 차단하는 목적의 직접적 메시지를 발신할 계획임을 밝혔다.

미국 하원에선 이날 여야의 지지 속에 ‘반유대주의 인식법’이 320 대 91의 압도적 표차로 통과됐다. 미국 법률에 ‘반유대주의에 대한 명확한 정의’를 규정한다는 내용의 법안이다. 특히 반유대주의의 정의와 관련해선 ‘국제 홀로코스트 추모 연합(IHRA)’이 규정한 내용을 사실상 준용했다. 해당 법안이 상원을 통과할 경우 현재 시위대가 사용하는 ‘혁명’, ‘봉기’ 등의 구호도 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 해당 학교도 보조금 등의 지원 대상에서도 제외될 가능성이 있다.

지난달 25일 컬럼비아대학에서 진행된 시위에서 이스라엘 지지자가 친팔레스타인 시위자와 논쟁을 벌이고 있다. AFP=연합뉴스
특히 IHRA의 주장처럼 “유대인 집단으로 생각되는 이스라엘 국가를 표적으로 삼는 것”까지 반유대주의의 정의에 포함될 경우, 이스라엘 정부에 대한 비판 자체가 차단될 수 있다.

이와 관련 시민단체인 미국시민자유연맹(American Civil Liberties Union)은 지난주 여야 의원들에게 서한을 보내 “연방법이 이미 반유대주의적 차별을 금지하고 있다”며 “이스라엘 정부에 대한 비판을 반유대주의와 동일시할 경우 표현의 자유가 위축될 것”이라고 반발했다.



강태화(thk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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