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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제재 감시' 패널 마지막 보고는 “우크라 공격 미사일 북한산”

러시아의 거부권 행사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산하 전문가 패널의 활동이 30일(현지시간) 종료되는 가운데 사실상의 마지막 보고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공격하는 과정에서 이뤄진 북한과의 불법 군사 협력을 확인하는 내용이었다. 정부는 미국, 일본 등 우방국과 함께 대체 모니터링 메커니즘 마련에 속도를 내고 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지난달 28일(현지시간) 오전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 패널의 임기를 1년 더 연장하기 위한 결의안 표결을 진행하는 모습. 유엔 웹티비 캡처.
유엔 전문가도 "북한산" 확인
29일 로이터 통신은 유엔 안보리 산하 전문가 3명이 이달 초 현장 조사를 벌인 결과 "지난 1월 우크라이나 하르키우시에 떨어져 수거된 미사일의 잔해는 북한산 화성-11형 계열 미사일에서 나왔다"고 결론 내렸다고 보도했다. 전문가들은 안보리에 제출한 32페이지 분량의 비공개 보고서를 통해 "우크라이나가 제공한 미사일 궤적 정보에 따르면 해당 미사일은 러시아의 영토에서 발사됐으며, 만약 러시아군 통제 하에 있었다면 러시아 연방 국적자에 의해 조달됐다는 점을 시사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화성-11형은 '북한판 이스칸데르'(KN-23)로도 불린다. 앞서 지난 1월 우크라이나 정부도 당시 하르키우시에 떨어진 미사일 잔해를 분석해 KN-23이라고 발표했는데, 보다 국제적 공신력을 갖춘 전문가 패널이 이를 확인한 것이다.
지난 1월 우크라이나 하르키우시에 떨어진 미사일의 잔해가 북한산 탄도미사일임을 유엔 소속 전문가 조사단이 확인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로이터.
대체 메커니즘 구상 부심
이처럼 유엔 전문가 패널은 지난 15년 간 유엔 회원국들이 제공한 정보 등을 기반으로 안보리 결의 위반 사례를 독립적·객관적으로 조사하고, 심층 보고서를 발간하는 역할을 수행해왔다. 그러나 지난달 28일 러시아는 안보리 상임이사국으로서의 거부권을 활용해 전문가 패널의 임기 연장 결의안을 부결시켰다. 사실상 대북 제재를 백지화할 수 있는 일몰 조항(sunset clauses)을 추가하자는 무리한 요구를 다른 이사국들이 받아들이지 않자 패널을 희생양 삼은 셈이다.

러시아의 몽니로 2009년부터 매해 관례적으로 이뤄지던 패널의 임기 연장이 불발되자 현재 한·미·일 등 유사입장국들은 제재 이행 감시 역할을 대체할 별도의 메커니즘을 구상 중이다. 최근 한국과 일본을 연이어 찾은 린다 토마스-그린필드 주유엔 미국 대사는 지난 18일 방일 중 "한·미·일은 유엔 총회 표결 요구, 유엔 사무국과 논의, 패널 기능을 수행할 외부 소스 도입 등을 협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엔 안팎 시나리오 검토
실제 한·미·일은 새로운 메커니즘을 유엔 총회 산하에 두는 방안과 유엔 외부에서 우방국 중심으로 뭉치는 방안 등을 다양하게 검토하고 있다. 유엔 총회 산하라면 러시아와 중국 등이 거부권을 행사할 수 없다. 그러나 총회 역시 진영 대립 양상이 뚜렷해 대북 제재를 둘러싼 단일한 의견 결집이 쉽지 않을 수 있다. 반면 유엔 밖에 메커니즘을 두고 동맹·우방이 결집할 경우 훨씬 통일되고 날카로운 목소리를 낼 수 있지만, 기존에 패널이 보유했던 유엔 차원의 위상과 공신력은 부족해질 수 있다는 한계가 있다.


황준국 주유엔 한국 대사가 지난달 28일(현지시간) 오전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 패널의 임기를 1년 더 연장하기 위한 결의안 채택이 러시아의 반대로 부결된 뒤 발언하는 모습. 황 대사는 당시 “범죄를 저지르는 상황에서 CCTV를 파손한 것과 비슷하다”고 비판했다.유엔 웹티비 캡처.

2021년 5월부터 지난해 5월까지 전문가 패널에서 직접 활동했던 에릭 펜턴-보크 전 조정관은 29일 미국의 북한 전문 매체 38노스 기고에서 "유엔 내부의 정치적 교착 상황과 관료주의적 소극성으로 인해 독립적이고 공정한 모니터링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현재로서 유엔 외부에서 모니터링하는 게 최선"이라며 "(새 메커니즘은) 능력 있는 조사관, 정보 역량 및 법적 지원, 유연하고 즉각적인 보고 체계 등이 갖춰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러시아 덕에 가장 위협적인 존재인 패널 제거라는 선물을 받은 북한은 최근 대놓고 제재 체제를 조롱하고 있다. 김은철 북한 외무성 미국 담당 부상은 지난 25일 담화에서 "미국이 거덜이 난 제재 압박 구도의 파구를 메꾸어 보려고 급급하고 있다"며 "미국이 새로운 제재판을 펼쳐놓는 경우 우리는 거기에서 미국이 가장 두려워하는 힘의 상향조정에 필요한 새로운 기회를 잡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보다 앞서 지난 19일에는 김선경 북한 외무성 국제기구담당이 담화를 내고 유엔 대북 제재를 "다 찢어진 북"에 비유하며 토마스-그린필드 대사의 한·일 방문을 "맥이 빠질대로 빠진 불법무법의 대조선 제재 압박 소동에 활기를 불어넣어 보려는 패자의 비루한 구걸 행각"이라고 비방했다.



박현주(park.hyunj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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