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고기·참치 없어도 괜찮아...'김치찌개' 맛있게 끓이려면 [쿠킹]
애지중지 키운 아이의 독립은 엄마에게도 큰 숙제입니다. ‘오늘 하루는 뭘 먹었을까’ ‘또 컵라면이나 배달 피자로 한 끼를 대충 때우지는 않았을까’ 품에서 떠나보내도 늘 자식의 끼니 걱정뿐입니다. 홍여림씨가 3년 전 독립한 딸이 한 끼라도 제대로 된 밥을 해 먹는 어른으로 성장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맨날 사먹을 순 없잖아』라는 책을 펴낸 이유입니다. 한 두가지씩 혼자서도 할 수 있는 메뉴가 늘어나다보면 어느새 집밥이 부담스러운 존재만은 아니니까요. 쿠킹은 책의 다양한 요리 중, 특히 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로, 너무 복잡하거나 오래 걸리지 않는 레시피를 골라 소개합니다.엄마가 알려주는 집밥 ① 멸치김치찌개
부엌에서 보글보글 끓이는 김치찌개 냄새가 나면 마음이 노곤해집니다. 김치찌개는 너무 흔한 메뉴 아니야? 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잠시만 떠올려보세요. 몸이 처지는 날, 아프고 힘든 날 맡게 될 김치찌개 냄새를요. 내 공간이 김치찌개 냄새로 채워지는 순간, 잊고 있던 엄마의 그 맛이 떠오르면서 마음마저 봄날처럼 다정해질 거예요. 냉장고에 오래된 김치, 신김치만 있다면 오늘의 메뉴는 고민할 거 없이 무조건 김치찌개입니다.
김치찌개는 돼지고기나 꽁치 혹은 참치를 넣고 끓이기도 하는데요. 고기나 생선을 넣은 김치찌개보다 멸치로만 육수를 낸 김치찌개를 추천합니다. 김치 본연의 시원한 맛과 함께 멸치 육수의 감칠맛을 더해 군더더기 없는 깔끔한 맛을 내거든요. 육수용 멸치와 다시마를 진하게 우린 깔끔한 맛의 멸치육수에 잘 익은 김치를 넣고 끓이는 게 정석입니다. 만약 육수 내는 일이 번거롭다면 시판 육수팩이나 동전 모양의 육수 엑기스도 괜찮아요. 보통 엄마들은 시장이나 산지에서 산 육수용 멸치나 디포리를 구해 멸치 머리와 똥을 제거해 팬에 바짝 볶아 쓰죠. 하지만 그 시간을 아껴 집밥을 두 번 해 먹는 것도 좋아요. 보통 1~2인분 기준 멸치육수는 300mL가 필요한데 이때 시판 육수팩은 1개, 동전모양 육수엑기스는 한알이면 충분합니다. 집에 시판 육수용 멸치와 다시마가 있다면 멸치 4~5마리에 다시마 1조각이면 충분해요.
김치찌개의 핵심은 역시 김치죠. 냉장고에 지난겨울 엄마가 담가준 김장김치가 있다면 천하무적입니다. 이맘때 김장김치는 단연코 찌개로 먹기에 제일 좋으니까요. 그러니 먹다 남은 김장김치가 너무 시어졌다고 버리지 마세요. 찌개용 김치는 푹 익을수록 맛이 좋거든요. 엄마의 집밥이 그리울 땐, 김치찌개로 채워보세요.
Today`s Recipe 홍여림의 ‘멸치김치찌개’
재료 준비(2인분)
멸치 육수 : 육수용 멸치와 다시마
만드는 법
1. 대파는 어슷하게 썰고, 두부는 먹기 좋은 크기로 자른다.
2. 잘 익은 김치는 먹기 좋은 크기로 자른다.
3. 물 300mL에 국물용 멸치와 다시마를 넣고 센불에 올려 끓으면 중불로 낮춰 10~15분 후에 건더기를 건진다.
4. 냄비에 들기름을 두르고 2의 김치를 볶아주고 다진 마늘을 넣는다.
5. 매운맛을 좋아한다면 김치국물 혹은 고춧가루를 더해서 멸치육수를 붓고 끓인다.
6. 중불에서 10분 정도 끓이다 어슷하게 썬 대파를 넣어 부르르 끓인다.
7. 마지막으로 두부를 넣고 끓인다.
홍여림 cooking@joongang.co.kr
※ 중앙일보 COOKING과 SSG는 마음을 치유해주는 요리를 소개하는 〈봄햇살보다 따스한 힐링푸드〉기획전을 준비했습니다. SSG에서 ‘멸치김치찌개’를 찾아보세요.
홍여림(cooki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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