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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아답게 살다가 훈아답게 갈거다~” ‘사내’ 가사 바꿔부르며 고별인사

나훈아의 은퇴식이 시작됐다. 데뷔 57년 차인 나훈아는 지난 27일 인천에서 열린 전국투어 첫 공연에서 은퇴를 공식 선언했다. 공연의 피날레는 2018년 곡 ‘사내’가 장식했다. [사진 예아라·예소리]
“내가 그만두는 게 서운합니까 ? (관객들이 큰 소리로 ‘네’ 하고 답하자) 그래서 그만두는 겁니다. (작은 소리로) ‘예’ 이랬으면 제가 얼마나 슬프겠습니까 ? 박수칠 때 떠나는 게 쉬울 것 같았어요. 제 모든 청춘을 다 바치고 노래하며 살아왔는데 시원섭섭한 게 아니라 제 혼이 다 빠져나가는 것처럼 진짜로 혼자 힘들었습니다.”

‘가황’ 나훈아(77)가 1966년 데뷔 이후 57년 음악 인생을 마무리하는 무대에서 은퇴 의사를 재확인했다. 27일 인천시 연수구 송도컨벤시아에서 마지막 콘서트 투어 ‘고마웠습니다(라스트 콘서트)’의 포문을 연 그는 이날 무대에서 “피아노 앞에 절대 앉지 않을 것이고 기타도 안 만지고 책은 봐도 글은 절대 안 쓸 것이다. 노래 안 하고, 안 해본 것 하면서 살겠다”고 말했다. 무대에 서는 것뿐 아니라 곡도 쓰지 않겠다는 의미의 ‘완전한’ 은퇴를 선언한 셈이다. 객석 곳곳에선 “안 돼요!” 라는 탄식이 터져나왔다.

송도 공연은 28일까지 양일간 3회 차로 펼쳐치며, 회당 5000여 명의 관객을 모았다. 이날 오후 3시 첫 공연을 한 나훈아는 저녁 7시30분 이어진 공연에서도 지친 기색 없이 열정적인 무대를 선보였다. 약 2시간40분 동안 22곡을 부르면서 한순간도 가창력이 흔들리지 않았다. 그는 ‘고향역’을 시작으로 ‘18세 순이’까지 여섯 곡을 내리 불렀다. 이후 ‘고향으로 가는 배’ ‘가시버시’ ‘고향역’ ‘물레방아 도는데’ ‘홍시’ ‘무시로’ ‘체인지’ ‘테스형’ 등 히트곡과 신곡을 섞어가며 관객을 사로잡았다. ‘황성옛터’, 팝명곡 ‘마이웨이’ 등 커버곡도 불렀다.

“노래를 쉽게 하는 법을 알지만 대충대충 쉽게 하지 않고 한 소절 한 소절 또박또박 부르겠다. 마지막 공연이라 생각하지 않고 10년은 더 할 거라 생각하며 하겠다”는 진심이 객석에 고스란히 전달된 무대였다. ‘18세 순이’를 부를 땐 망사 상의에 치마를 두른 파격 패션을 선보였고, ‘청춘을 돌려다오’를 노래할 땐 청바지를 입는 등 무대 의상도 여러 번 갈아입었다. 그는 가장 기억에 남는 무대 중 하나로 1997년 한센병 환자들과 함께했던 공연을 꼽으며 당시 불렀던 ‘인생은 미완성’을 열창했다.



나훈아는 자신이 건강 문제 때문에 은퇴하는 건 아니라고 강조했다. 유튜브 등에 떠도는 건강악화설을 언급한 뒤 최근 건강검진 결과지를 스크린에 띄우며 “수치가 조금이라도 이상하면 빨간색 글씨가 있는데 25가지 중 하나도 없다. 건강해서 의사 선생이 놀랐다”고 말했다.

그는 공연 도중 ‘속 터지는’ 정치를 비판하기도 했다. 박정희 전 대통령부터 윤석열 대통령까지 11명의 대통령 사진을 스크린에 띄우고선 “내가 노래하는 동안 대통령이 11번 바뀌었는데 저는 아직도 노래를 하고 있다”면서 “(TV에서) 유일하게 보는 게 뉴스였는데 이젠 뉴스도 안 본다. (정치인들) 하는 짓거리들이 성질 나서”라고 말해 큰 박수를 받았다.

“여러분들이 서운하다고 하니 그만두는 거다. 갈 때가 돼서 그만두면 내가 서운하다. 떠밀려 그만 하는 것이 아니고 할 수 있음에도 마이크를 내려놓는다”고 강조한 그는 공연의 대미를 장식할 곡으로 2018년 발표곡 ‘사내’를 골랐다. 노래의 마지막 부분 ‘사내답게 살다가 사내답게 갈 거다’를 ‘훈아답게 살다가 훈아답게 갈 거다’로 바꿔 부른 나훈아는 마이크를 드론에 달아 날려보내며 객석에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황지영(hwang.jeeyoung@jt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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