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못내리는데, 연체율 상승은 시작…서민‧중소 ‘약한고리’ 비상등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각종 지원책에 몇 년간 낮은 수준을 유지하던 연체율이 다시 본격적으로 오르기 시작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고금리에 경기 둔화까지 겹치면서 취약 계층과 중소기업 같은 약한 고리를 중심으로 대출 부실화 문제가 커지고 있다.
카드 연체율 코로나19 이전으로
실제 신한카드의 올해 1분기 말 연체율은 전년 동기(1.37%)보다 0.19%포인트 오른 1.56%였다. 2015년 9월(1.68%) 이후 약 9년 만에 최고치다. 같은 기간 하나(1.94%)·우리(1.46%)·KB국민카드(1.31%)도 모두 전년 동기보다 연체율이 올라 코로나19가 없었던 2019년 1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저축銀, 인뱅도 연체율 비상
이 처럼 취약계층의 연체율이 오르기 시작했다는 신호는 이뿐만이 아니다. 인터넷전문은행(인뱅)과 지방은행의 지난해 중·저신용자 연체율은 각각 2.88%와 3.23%로 올랐다. 특히 중·저신용자 대출 잔액이 높은 인뱅은 관련 대출을 본격 취급하기 시작한 2021년 이후 연체율이 최고 수준이다.
기업 대출도 경고등, 중소기업 연체율 상승 커
실제 금융감독원의 지난 2월 원화 대출 연체율 보면, 중소기업대출 연체율이 1월과 비교해 대비 0.1%포인트 오른 0.7%로 높게 나타났다. 중소기업 중에서 중소법인 연체율(0.76%)은 같은 기간 0.14%포인트 올라 기업 대출 중 가장 상승 폭이 컸다. 기업 대출 연체율은 특히 최근 건설업에서 상승 폭이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부실 털어내기에도 비율 오히려 올라
주요 은행들이 연체율 관리를 위해 부실 채권 털어내기에 집중하고 있지만, 관련 비율은 오히려 올라가는 추세다. 실제 5대 은행의 전체 대출 중 고정이하여신 비율은 올해 1분기 0.28%로, 지난해 1분기 말(0.27%)보다 0.01%포인트 소폭 올랐다. 고정이하여신이란 연체 기간이 3개월 이상인 ‘부실채권(NPL)’을 의미한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코로나19 이후 이뤄졌던 대출 만기 연장이나 이자 지원 등 정부 지원책들이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순 없기 때문에 이런 것들이 종료되면 연체율은 더 오를 가능성이 높다”면서 “연체율의 절대 숫자만 보면 아직은 금융사들이 관리 가능한 수준이지만, 고금리 상황이 길어지고 경기 둔화가 계속되면 건전성 관리에 빨간 불이 들어올 것”이라고 했다.
김남준(kim.nam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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