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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건축가 노먼 포스터 " '지속가능성'은 50년 지속된 내 화두"

 미국 캘리포니아 쿠퍼티노 애플파크. Nigel Young 촬영. [사진 Foster + Partners]
미국 캘리포니아 쿠퍼티노 애플파크. Nigel Young 촬영. [사진 Foster + Partners]
영국 런던의 블룸버그 본사 건물. Nigel Young 촬영. [사진 Foster + Partners]

미국 캘리포니아 쿠퍼티노의 애플파크는 세계적인 IT기업 애플의 본사 건물이다. 100% 재생 가능한 에너지로 가동되는 친환경 건축물이기도 하다. 17㎿(메가와트) 규모의 태양광 설비와 4㎿의 바이오가스 연료 전지 시스템을 갖추고 있고, 여기서 만들어진 전기로 전체 전력 사용량의 75%를 충당한다. 최첨단 기술의 자연 환기 시스템도 갖추고 있다.
이곳은 세계적인 건축 거장 노먼 포스터(Norman Foster·88)와 그의 자회사 포스터 앤 파트너스(Foster + partners)가 설계한 랜드마크 건물이자 최첨단 기술로 완성한 친환경 건축물 중 하나이기도 하다.

1999년 '건축계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프리츠커상을 받은 영국 건축가 포스터의 건축 철학과 대표작들을 소개하는 전시 '미래긍정: 노먼 포스터, 포스터 + 파트너스'(무료 관람, 7월 21일까지)가 25일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 본관에서 개막했다. 전시는 포스터의 수많은 건축물 중 미술관과 박물관, 오피스 빌딩 등 공공 프로젝트에 초점을 맞춰 대표작 50건을 건축 모형과 드로잉, 영상 등 300여 점으로 소개한다.

영국 맨체스터에서 태어난 포스터는 10대 때부터 공책을 건물 도면들로 채울 정도로 일찍이 건축에 매료됐다. 맨체스터 대학, 미국 예일대 대학원에서 수학했으며 1962년 예일대 동창인 리처드 로저스 등과 'Team 4'로 일을 시작, 4년 뒤 현재 포스터 앤 파트너스의 전신인 '포스터 연합'(Foster Associates)을 설립했다. 현재 포스터 앤 파트너스에선 2000명 넘는 직원이 일하고 있다. 한국에선 판교의 한국타이어 본사와 대전의 한국타이어 테크노돔, 애플스토어 명동·가로수길점 등을 설계했다.



중심 화두는 '지속가능성'
런던의 30 세인트 메리 엑스. Nigel Young 촬영. [사진 Foster + Partners]
독일 베를린 자유대학 내부 모습. Nigel Young 촬영. [사진 Foster + Partners]
베를린 자유대학. Reinhard Gorner 촬영. [사진 Foster + Partners]
현재 공사가 진행 중인 자이드 국립 박물관의 예상 이미지. 2025년 완공 예정[사진 Foster + Partners]]
전시는 '지속가능성'과 '레트로핏', '더 나은 삶을 위한 기술', '공공을 위한 장소 만들기', '미래건축'이라는 다섯 가지 키워드로 살핀다. 특히 '지속가능성'은 1970년대 이후 그의 모든 작업에 내포된 철학이다. 포스터는 한국 관람객에게 전한 영상 인사에서 "'지속 가능성'은 50년 이상 지속해온 내 건축의 중심 화두였다"며 "친환경 건축이 지금은 보편적이지만 60~70년대만 해도 매우 혁신적인 개념이었다"고 말했다.

특히 1970년대부터 친환경 건축 선구자이자 미래학자 벅민스터 풀러(Buckminster Fuller, 1895~1983)와 함께 첨단 기술로 더 나은 사회를 만들 수 있다는 신념을 공유했다. 풀러와 협력해 그는 1970년대 초반, 지오데식 돔(geodesic dome, 구면을 일정한 간격으로 분할한 뒤 이를 결합해 구성한 돔)으로 도시 자체를 덮어씌워 내부에 인공환경을 갖춘 미래 도시의 모습을 제시하기도 했다.

고층 건물에서도 에너지 소비를 최소화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독일 프랑크푸르트에 있는 53층 높이의 코메르츠방크(Commerzbank, 1991~1997) 본사 건물은 세계 최초의 생태학적 오피스 타워다. 자연 환기가 이뤄지는 이 건물은 에너지 소비 수준이 기존 사무용 건물의 절반 정도다.

포스터가 풀러와 함께 탐구했던 미래형 건축의 아이디어는 후에 런던의 대표적인 현대 건축물 중 하나인 30 세인트 메리 엑스(1997~2004)에 큰 영감을 줬다. 한때 '거킨 빌딩'으로 불린 이 건물은 총알 모양으로 5500장의 유리가 외벽을 둘러싸고 있으며, 에너지 사용량은 비슷한 규모 건물의 40% 정도다. 현재 2025년 완공을 목표로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에서 공사중인 자이드 국립 박물관은 별도 에어컨이나 공조 시스템 없이 건물 자체적으로 공기 순환을 통해 일정 온도를 유지하도록 설계됐다.

역사의 재창조 '레트로핏'
영국박물관 대중정. Nigel Young 촬영. [사진 Foster + Partners]
ESA(유럽우주국)과 협업한 달 거주지 프로젝트(2012). [사진 ESA, Foster + Partners]]
'미래 긍정:포스터 앤 파트너스' 전시 현장 모습. [사진 서울시립미술관]
노먼 포스터 건축 전시 현장. [사진 서울시립미술관]
역사적인 건물을 리모델링하면서 현대적 해석을 더하는 '레트로핏'(retrofit·기존 제품에 새로운 부품이나 소프트웨어를 장착한다는 뜻)도 포스터의 건축 철학을 대변하는 키워드다. 런던 영국박물관의 대중정(1994~1999)이 대표적이다. 오랫동안 존재감이 거의 없던 안뜰에 유리 천장을 씌워 박물관의 가장 중심 공간으로 변모시킨 경우다. 웅장한 옛 건물과 현대적인 유리 돔을 조화시킨 독일 국회의사당(1992~1998)도 '레트로핏'의 대표 사례로 소개됐다.

이밖에 하나의 건축물이 아니라 도시 안에 새로운 공공장소를 조성한 작업으로 런던 트래펄가 광장 개선(1996~2003), 홍콩 서구룡 문화지구(2009~2012), 프랑스 마르세유 구 항구(2011~2013) 설계 등을 살펴볼 수 있다.

마지막으로 전시는 현재를 넘어 미래에 닿아 있는 그의 시점을 보여준다. 유럽우주국(ESA), 미국항공우주국(NASA)와 함께 협업한 달 거주지 프로젝트(2012)와 화성 거주지 프로젝트(2015)다. 드론공항(2016) 프로젝트도 눈길을 끈다. 중앙 아프리카 오지에 긴급 생필품이나 의약품을 전달하기 위한 항공 인프라 구축을 목표로 한 드론 공항은 노먼 포스터 재단이 2030년 실현을 목표로 설계를 하고 있다.

전시는 미술관에서 건축물을 직접 보여줄 수 없는 한계를 뛰어넘기 위해 다채롭고 혁신적인 시도를 했다. 초기 아이디어가 시간에 따라 발전하는 과정을 정교한 모형과 영상으로 보여줬다. 국내에서 이런 규모로 모형과 드로잉을 보여준 사례가 없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또 별도의 이머시브 전시실을 통해 관람객이 현장을 체감할 수 있게 바닥을 포함한 5개 면으로 생생한 현장을 영상으로 보여준다. 포스터 건축의 남다른 면모를 엿보게 하는 대목이다.

포스터 앤 파트너스의 마릴루 시콜리 시니어 파트너(건축가)는 "포스터의 건축물은 외관이 각기 다르다"면서도 "공통점이 있다면 첨단 기술을 최대치로 반영한 디자인, 디테일에 대한 각별한 관심이다. 특히 그 어떤 작은 것에도 '지나치게 디테일한 것은 없다'는 철학이 있다"고 전했다.




이은주(ju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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