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정혁의 마켓 나우] 주식 투자자가 ‘스토리’에 속지 않으려면
정보 전달력과 영향력에서 스토리는 숫자를 압도한다. 특히 경제에서 스토리의 힘은 강력하다. 미국 바이든 대통령의 근심거리는 양호한 경제지표에 비해 낮은 지지율이다. 그는 스토리에서 지고 있다. 사람들이 높은 경제성장률과 낮은 실업률은 쉽게 체감하기 어렵지만, 주위 사람들과 언론을 통해 접하는 일상의 ‘고물가 스토리’는 마음에 크게 와 닿는다. 이런 현상을 설명하는 하버드대 토머스 그레이버 교수의 2022년 연구에 따르면, 스토리는 통계수치보다 사람들의 기억에 두 배 이상 오래 남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렇다면 스토리텔링이 좌우하는 주가 움직임에 대처할 방법은 무엇일까. 미주리대 쿤타라 푹투안통 교수의 2021년 연구가 단서를 제공한다. 미국 양대 일간지 뉴욕타임스와 월스트리트저널이 130년 이상 축적한 전체 기사 데이터와 S&P500 지수의 관계를 분석한 결과, ‘패닉’ 관련 스토리와 ‘주식시장 버블’ 관련 스토리는 향후 주가 수익률에 대해 상당한 예측력을 지닌 것으로 나타났다. ‘패닉 스토리’가 강해질수록 오히려 높은 주가 수익률이 뒤따랐고, 주식시장 ‘버블 스토리’의 경우는 반대였다. 스토리가 무르익어 가면서 주가는 점점 적정 가치를 벗어나고 결국엔 주가 움직임의 전환이 시작된다. 또한 독자의 믿음에 맞춘 콘텐트 제공이라는 인센티브를 가지고 있는 언론의 특성상, 기사는 이미 주가에 반영된 스토리일 가능성이 크다. 언론이 다루는 기사에 주목하되 무작정 기사를 따르지 말고 기사에 대한 주가의 반응도 함께 관찰해야 하는 이유다.
최정혁 한양사이버대 경제금융자산관리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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