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혜수의 카운터어택] 지지대 넘어서 축구장으로
‘프로축구 수원삼성 2부리그 강등’. 지난해 12월 2일 이 소식을 접하고 눈을 의심했다. K리그1(1부) 최하위(12위) 수원삼성은 그날 시즌 최종전에서 11위 강원FC와 0-0으로 비겼다. 이겨야 승강 플레이오프에라도 비벼볼 수 있던 처지였다. 수원삼성은 K리그 팀 중 가장 많은 24개의 우승 트로피를 보유한 ‘최강’ ‘명가’다. 강등 확정 후 자기 팀을 향해 ‘나가 죽어라’ 노래를 부르던 수원삼성 서포터스, 붉어진 눈시울의 염기훈 감독 표정이 선하다. 1부를 떠나는 발걸음이야 얼마나 떨어지지 않았을까.
지난 21일 안양종합운동장에서 수원삼성과 안양FC의 K리그2 경기가 열렸다. 21년 만에 돌아온 ‘지지대 더비’는 기대가 컸다. 리그 1위(수원삼성)와 2위(안양) 간 대결이라 관심도 높았다. 원조 ‘지지대 더비’와 달리, 두 팀은 서로를 미워할 이유가 없다. 그래도 ‘지지대 더비’라는 그 자체가 서포터스의 아드레날린 수치를 높였다. 경기 전부터, 내내, 후에도 열기가 뜨거웠다. 수원삼성이 3-1로 이겼다. 이날 관중은 1만2323명으로, 2003년 안양 창단 이래 최다였다. 최근 K2리그 관중이 급증하면서 ‘수원삼성 강등 효과’라는 말이 돈다. 올해 K2리그 평균 관중 수는 4682명으로 지난해(2508명)의 약 2배다. 수원삼성 경기 평균 관중 수는 1만376명이다. 수원에서 열릴 두 번째 ‘지지대 더비’는 오는 8월 12일이다. 여름밤이 기다려진다.
장혜수(hsch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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