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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대학 '親팔 시위대' 수백명 체포돼…일부 대학, 졸업행사 취소 (종합)

에머슨대 108명 연행·경찰 4명 부상…USC 93명·텍사스대 34명 체포 애틀랜타 에머리대 무력 진압 논란…워싱턴DC 2개 대학도 시위 동참 "대학, 졸업식 앞두고 시위대 진압 서둘러"…시위대-경찰, 곳곳 충돌

美대학 '親팔 시위대' 수백명 체포돼…일부 대학, 졸업행사 취소 (종합)
에머슨대 108명 연행·경찰 4명 부상…USC 93명·텍사스대 34명 체포
애틀랜타 에머리대 무력 진압 논란…워싱턴DC 2개 대학도 시위 동참
"대학, 졸업식 앞두고 시위대 진압 서둘러"…시위대-경찰, 곳곳 충돌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임미나 특파원 = 미국 대학 캠퍼스에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간의 가자지구 전쟁과 관련, 미국의 친이스라엘 정책에 반대하는 시위가 격렬해지는 가운데 시위대 수백명이 경찰에 체포됐다.
미 전역의 대학 캠퍼스 곳곳에서 경찰은 시위대를 강제 해산시키려 진압 수위를 높였고, 학생들이 이에 거세게 저항하면서 양측 간 몸싸움과 실랑이가 이어졌다.
특히 대학 측은 다음 달 졸업식 시즌을 앞두고 교내를 정리하기 위해 경찰 투입을 서두르고 있다고 미국 언론들은 전했다. 시위로 인해 졸업식 주요 행사를 아예 취소하는 학교도 나왔다.



◇ 미 동부부터 서부까지 학생 시위대-경찰 대립 격화
25일(현지시간) 미 동부의 보스턴 경찰국에 따르면 전날 밤부터 이날 새벽까지 보스턴의 에머슨대에서는 시위대 108명이 경찰에 체포됐고, 학생들이 이에 저항하는 과정에서 경찰관 4명이 다쳤다.
CNN 계열 지역방송 WHDH의 영상에는 진압 장비로 무장한 경찰이 밤새 시위대를 해산시키려 시위대를 몰아가는 모습이 담겼다.
온라인에 퍼진 여러 영상에는 학생들이 서로 팔짱을 끼고 우산을 이용해 경찰에 저항하는 모습과 경찰들이 시위자들을 바닥으로 떠미는 모습 등이 담겼다.
에머슨대는 이날 수업을 모두 취소했다.
로스앤젤레스 경찰국(LAPD)에 따르면 전날 서던캘리포니아대(USC)에서도 시위대 93명이 체포됐다. 이 대학 내 체포 과정에 부상자는 없었다고 경찰은 전했다.
LAPD는 대학 측의 요청에 따라 경찰력을 캠퍼스에 계속 배치하고, 신분이 확인되지 않은 사람들이 교내에 들어와 해산하지 않을 경우 무단 침입 혐의로 체포하겠다고 경고했다.
텍사스주 공공안전부는 전날 오후 9시 기준으로 텍사스대 오스틴 캠퍼스에서 시위와 관련해 34명이 체포됐다고 밝혔다.
이 캠퍼스에는 시위가 시작된 직후 기마대를 포함해 진압봉 등으로 무장한 텍사스주 경찰이 대규모로 출동해 학생들을 강제로 해산시켰으며, 이 과정에서 물리력이 행사되기도 했다.

경찰이 떠난 뒤 텍사스대 시위대 약 300명은 잔디밭에 앉아 경찰과 학교 측에 항의하는 구호를 외쳤다.
조지아주 애틀랜타의 에머리대에서도 경찰이 시위대의 텐트를 철거하면서 물리적인 충돌이 빚어졌다. 현장에 있던 AP 기자들은 최소 17명이 연행됐다고 전했다.
CNN은 경찰이 시위 진압에 후추 스프레이·후추탄 등을 사용했다고 전했으며, 시위 주최 측은 "경찰에게 무차별 공격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미국-이슬람관계위원회(CAIR) 조지아 지부는 성명에서 "에머리대에서 경찰이 과도한 무력과 최루탄·고무탄을 사용했다"며 "학교 측과 경찰은 현재 에머리 캠퍼스에서 벌어지고 있는 폭력에 대해 전적으로 책임을 져야 한다"고 비판했다.
팔레스타인계인 민주당 소속 루와 로먼 조지아주 하원의원도 성명에서 "조지아주 순찰대가 테이저건과 가스 등 극단적인 폭동 진압 전술을 사용한 것은 평화적이고 비폭력적이었던 시위를 위험하게 확대하는 것"이라며 "우리는 이 위험한 탄압이 계속되는 것을 허용할 수 없다"고 밝혔다.
하버드대에서는 학교 측이 대부분의 출입문을 잠그고 광장 진입을 차단하는 등 시위를 차단하려 애썼지만, 전날 '하버드 학부 팔레스타인 연대위원회' 활동금지에 반대하는 집회가 열렸고 시위대가 농성 텐트 14개를 설치했다.

미국의 수도이자 정치의 중심지인 워싱턴DC에서도 친팔레스타인 시위가 본격화해 캠퍼스 내 텐트 농성이 시작됐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이날 오전 조지워싱턴대 캠퍼스 중심부에 약 30개의 시위 텐트가 설치됐다. 50여명의 시위대는 캠퍼스 밖 거리에서도 시위를 벌이며 "지금 당장 (가자지구) 점령을 끝내라"는 팻말을 들고 구호를 외쳤다.
워싱턴DC의 또 다른 대학교인 조지타운대에서도 이날 오전 약 100명의 시위대가 교내 힐리홀 계단에 모여 "팔레스타인에 자유를"이란 구호를 외치다 조지워싱턴대로 이동해 이 대학의 시위대와 합류했다.
엘렌 M. 그랜버그 조지워싱턴대 총장은 텐트를 친 시위대가 "과거의 일부 시위와는 달리 대학 공간을 무단으로 사용하고 여러 대학 정책을 위반했다"며 텐트를 철거하기 위해 경찰에 도움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뉴저지에 있는 프린스턴대도 이날 오전 대학원생 2명이 농성 텐트를 치다가 무단침입 혐의로 체포됐다고 밝혔다. 이 대학에서 텐트는 철거됐지만 시위는 계속 진행 중이다.
앞서 지난 22일에는 뉴욕대에서 시위대 133명이, 예일대에서 48명이 각각 경찰에 연행됐다.

◇ 학생들 "가자전쟁 반대, 이스라엘과 관계 끊어라" 요구
학생들은 각 대학이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의 군사작전을 지원하는 기업들, 그리고 때에 따라서는 이스라엘 자체와도 거리를 둬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학교마다 조금씩 내용은 다르지만, 대체로 학생들은 ▲ 이스라엘에 무기를 공급하는 업체와의 거래 중단 ▲ 이스라엘 기업 등으로부터 돈을 받는 자금 매니저로부터의 기부금 수락 중단 ▲ 이스라엘로부터 받는 자금을 더 투명하게 공개할 것 ▲ 시위로 징계받거나 해고된 학생·교직원에 대한 사면 등을 요구하고 있다.
하버드대 학생과 교직원으로 구성된 '점령지 팔레스타인에서 하버드를 빼내자'(Harvard Out of Occupied Palestine)라는 이름의 단체는 이날 성명에서 하버드가 이스라엘과 결별하고 "팔레스타인의 학문적 이니셔티브, 커뮤니티, 문화에 자원을 재투자"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상당수의 캠퍼스에서 친팔레스타인 시위는 '팔레스타인의 정의를 위한 학생 연합' 등 학생 단체에 의해 조직되고, 이슬람교와 유대교 등 다양한 배경을 가진 학생과 교직원이 참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위 주최 측은 폭력성을 부인하고 있지만, 일부 유대인 학생들은 캠퍼스에서 안전하지 않다고 느끼며 시위대의 반유대주의적인 구호로 인해 불안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 대학들, 내달 졸업식 앞두고 '발등에 불'
시위대와 대치 중인 각 학교 측은 연중 최대 행사인 졸업식을 앞두고 공권력에 대한 의존도를 높이고 있다고 미 언론은 전했다.
미국의 주요 대학은 대부분 5월에 졸업식을 연다. 학교 중심부에 시위 텐트가 가득 들어찬 상태로 졸업식을 열 수는 없다는 것이 학교 측의 입장이다.
AP통신은 "졸업식이 다가옴에 따라 각 대학이 시위를 빨리 끝내기 위해 경찰을 신속하게 불러들이고 있다"고 전했다.
급기야 다음 달 초순 졸업식이 예정된 USC는 시위대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매년 대규모로 이뤄지던 메인 무대 행사를 취소했다.
이 학교는 최근 안전 문제를 이유로 오는 5월 8∼11일 열리는 졸업식에서 무슬림인 수석 졸업생 아스나 타바섬의 고별 연설을 취소한다고 발표했다가 학생들의 큰 반발을 샀다. 이는 교내 친팔레스타인 시위에 불을 붙인 요인으로 지목되기도 했다.
USC는 이날 홈페이지에 공지한 글에서 "이번 졸업식에서 추가적인 보안 조치를 시행할 예정"이라며 모든 입구에서 티켓 소지자만 들어올 수 있도록 출입을 통제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수많은 방문객을 통제하기 어렵다는 이유를 들어 "전통적으로 학생과 가족, 친지 등 6만5천명이 모이던 메인 무대 행사를 진행할 수 없게 됐다"고 밝혔다.
다만 학교 측은 학생들이 무대에 올라 졸업장을 받는 개별 단위의 졸업식은 그대로 진행한다고 덧붙였다.

min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임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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