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연수는 13분 초고속 심의…총선뒤 줄줄이 떠난 지방의원들
세종시의회 의장, 총선 다음날 프랑스행
25일 세종시의회에 따르면 이순열(더불어민주당) 의장은 총선이 끝난 다음 날인 지난 11일부터 18일까지 의회사무처 직원 2명과 함께 프랑스 파리를 다녀왔다. 출장 경비는 항공료와 숙박비·식비 등으로 893만원이 들었다. 이 의장은 파리를 오가는 동안 비즈니스석을 이용했다. 항공운임 비용 554만원을 의회 예산으로 썼다. 동행한 직원 1명에게 책정된 공무국외출장 예산(476만원)보다 훨씬 많았다.
이 의장은 출장목적으로 “파리의 탈탄소 도시정책과 친환경교통 정책을 세종시와 비교 분석하고, 파리시(의회)와 교류협력 방안을 논의한다”고 썼다. 파리에 본부를 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제교통포럼 관계자를 만나는 것도 일정에 넣었다. 하지만 주말이 낀 지난 13일~14일은 콩코드 광장~몽마르트 구간 자전거 전용 도로 견학, 루브르 박물관·개선문 등 문화유적 방문 일정을 넣었다.
의장 항공료 554만원…직원 여비보다 많아
이들은 스페인에 들러 알람브라 궁전, 세비야 대성당 등 명소도 들른다. 세종시 정원도시 정책 제안을 이유로 유대인 지구 구시가지를 탐방한다. 교육안전위원회는 오는 28일부터 다음 달 4일까지 독일 출장을 떠난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레지덴츠 관광 일정을 포함했다. 방문 목적은 “세계문화유산 교육자원 활용 방안 모색”이다.
"심의위 있으나 마나"…국외연수 3건 질의없이 통과
세종시의회는 의원 국외여비를 지난해 8700만원에서 올해 1억900만원으로 25.3%(2200만원) 늘렸다. 반면 세종시는 경기침체와 아파트 입주 감소 여파로 세수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2022년 77억원이던 행사·축제 경비를 지난해 64억원으로 줄인 데 이어 올해 53억원으로 더 줄였다. 집행부 공무원이 쓰는 기관운영 업무추진비도 지난해 6억1600만원에서 올해 5억4900만원으로 10.9%(6700만원) 깎았다.
전북도의회는 6개 상임위원회 중 5개 위원회가 국외연수 길에 올랐거나 곧 떠날 예정이다. 행정자치위원회는 24일~30일까지 프랑스를 방문한다. 환경복지위원회는 24일부터 다음 달 2일까지 독일과 체코, 농산업경제위원회는 24일~30일까지 대만·싱가포르, 문화건설안전위원회와 교육위원회는 지난 22일부터 30일까지 영국으로 연수 일정을 잡았다. 예산은 위원회별로 3000만∼4000만원 수준으로, 일부는 자부담이다.
광주 구의회 동남아·호주 출장…해외연수 규칙 완화 움직임도
동구의회도 구의원 6명이 25일부터 다음 달 2일까지 호주와 뉴질랜드로 해외연수를 떠난다. 이중 농업과 임업·목축업 등 산업이 발달한 뉴질랜드 로토루아에서 동구에 적합한 관광산업 활성화 사례를 찾겠다는 취지다. 하지만 구도심 중심 상업 중심지인 동구는 임업이나 목축업과 연관이 크지 않아 연수 계획과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호주 일정은 오페라하우스와 블루마운틴 국립공원, 하버브리지, 달링하버, 시드니올림픽파크 물 재활용시설, 바랑지구 탐방 등 관장지 일정이 많다.
이런 가운데 대구시 군위군의회는 지방의원 해외연수 규칙 완화를 추진하고 있다. 군위군의회는 지난 16일 ‘국위군의회의원 공무국외출장 규칙 일부개정규칙안’을 발의했다. 기존 규칙엔 특별한 사유 없이 출장을 계획하거나, 임기만료를 앞둔 지방의회 선거가 있는 해에 공무국외출장을 제한할 수 있다. 반면 개정안에는 ^특별한 사유가 없어도 의원 전원이 해외 출장을 갈 수 있다. ^의원 임기가 만료되는 해 지방선거가 끝난 뒤에도 해외 출장을 갈 수 있다는 등으로 완화했다. 대구지역 시민단체는 “지방의원들이 국외 출장을 다녀올 수 있는 요건을 완화하는 시도”라며 반발하고 있다.
최종권(choi.jongkwon@joongang.co.kr)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