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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시진핑은 조언이 아니라 찬사를 원한다[BOOK]

당과 인민
브루스 J 딕슨 지음

박우 옮김

사계절








책이 팔리지 않는 시대다. 중국도 팔리지 않기는 매한가지다. 한데 이 둘을 더한 게 나왔다. 미국의 중국 전문가 브루스 딕슨의 『당과 인민』이 그것이다. 녹록지 않은 국내 도서 시장에서 딕슨은 어떤 성적표를 받을까. 나쁠 것 같지 않다. 적지 않은 장점을 갖췄기 때문이다. 우선 쉽게 쓰였다. 책의 목적이 “중국 정치와 관련된 풍부한 학문 연구 결과를 대중과 공유하는 것”이란 저자의 말처럼 읽기가 수월하다.

번역 또한 매끄럽다. 그러나 내용이 받쳐주지 않으면 허사인데, 오랜 세월 중국을 연구한 딕슨의 내공이 곳곳에서 번득인다. “시진핑은 지식인들에게 조언이 아니라 찬사를 원한다”와 같은 대목은 시진핑 시대의 중국 분위기를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당은 어떻게 권력을 유지할까?’ 등 중국 정치에 관한 기본적인 질문 8가지를 던지고 이에 답하는 형식으로 풀어낸 책 내용 중 가장 눈에 띄는 건 ‘그래서 중국이 민주화될까?’ 부분이다.


저자는 “중국 공산당 통치의 종식이 민주주의의 시작을 보장하지 않는다는 점을 기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주장한다. 왜? “지난 25년 동안 권위주의 체제 종말의 대부분은 새로운 권위주의 체제의 탄생으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게다가 민주화를 지지하는 중국인은 거의 없는데, 그 이유는 그들이 지금 이 순간에도 민주화가 이뤄지고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대다수 중국인은 중국이 점점 더 민주화되고 있다고 믿는다.

어떻게 그런 생각을 할까? 그 답은 민주주의의 정의에 있다고 딕슨은 말한다. 대부분의 중국인은 민주화 여부를 서방이 말하는 선거, 법치 등의 실현이 아니라 경제가 성장했는가, 삶의 질이 향상됐는가 등으로 판단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중국인에게 민주주의는 자신들이 하는 것이 아니라 국가가 하고 자신들은 받아들이는 것이다. 중국에서 국가는 당이 이끈다.

결국 중국 정치의 본질은 당과 인민의 관계이며 당은 인민의 요구에 때로는 호응하고 때로는 억압으로 대응한다. 이 ‘억압과 호응’의 이중주에 따라 당과 인민 사이의 진화하는 관계가 앞으로 중국 정치의 성격을 규정할 것이라는 게 저자의 결론이다. 서구에서 쏟아지는 수많은 ‘중국 때리기’ 시각에서 벗어나 비교적 균형 잡힌 관점을 제공하고자 애쓴 저자의 노력 또한 살 만하다.




유상철(you.sangch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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