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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991234’가 그저 꿈만은 아니라고? [BOOK]

질병 해방
피터 아티아, 빌 기퍼드 지음
이한음 옮김
부키









‘88991234’라는 우스개 숫자가 있다. ‘팔팔하게 아흔아홉 살까지 살다가 하루이틀사흘 정도만 앓다 웰다잉하자’라는 뜻을 숫자로 표시한 것이다. 이게 가능하기나 할까.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다가 편안히 죽음을 맞는 것은 모두가 바라는 삶이다. 그런데 이것이 결코 헛된 꿈이 아니라 누구든지 노력만 하면 가능하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다. 『질병 해방』(원제 Outlive)을 지은 장수의학 권위자 피터 아티아(스탠퍼드 의대 의학 박사)와 건강 분야 전문가인 저널리스트 빌 기퍼드는 인생의 마지막 10년을 팔팔하게 사는 비법을 전수한다.

기대수명이 늘어나면서 사람들은 언제부턴가 ‘느린 죽음’을 숙명처럼 받아들이고 있다. 저자가 ‘네 기사 질병’이라 부르는 심혈관 질환, 암, 신경퇴행성 질환(치매, 알츠하이머병), 2형 당뇨병이 현대 사회에서 크게 늘면서 이런 질환들로 고통을 받으며 느리게 그리고 힘겹게 삶을 마감하는 것을 우리는 당연시해 왔다. 저자는 이 같은 만성질환과 노화는 최대한 늦추면서 남아 있는 삶을 더 젊고 더 건강하게 살 수 있다고 자신 있게 말한다. 이들이 제안하는 구체적인 행동강령을 따라 살아간다면 뜻밖의 행운이 찾아올 수도 있을 것이다.


저자는 먼저 최신 의학과 과학이 거둔 성과를 중심으로 ‘네 기사(騎士) 질병’의 원인과 치료법을 자세하게 소개하면서 환자들과 가족들에게 면역요법 등 유용한 정보를 제공한다. ‘대사(代謝) 기능 이상’은 이 모든 질병의 위험을 대폭 증가시킨다고 강조한다. 대사는 섭취한 영양소를 몸에서 쓰기 위해 분해하는 과정이다. 대사가 건강하지 못한 사람은 섭취한 열량 중 상당량이 잘해야 필요하지 않은 곳으로 가고, 더 안 좋게는 아예 해를 끼친다는 것이다. 고혈압, 높은 중성지방, 낮은 HDL 콜레스테롤, 복부 비만, 높은 공복혈당은 5가지 대사증후군들이다.

우리가 섭취하는 열량 중 일부는 보통 포도당의 저장 형태인 글리코겐으로 전환돼 골격근이나 간에 보관됐다가 에너지로 사용된다. 그리고 일부 열량은 피하지방에 저장되는데 과도하게 넘치는 지방은 혈액이나 심장, 췌장 등 내장으로 흘러 들어간다. 이렇게 쌓인 내장 지방 등이 당뇨병은 물론 암과 심혈관 질환의 위험 증가와 관련이 있는 이유일 수 있다.

과당(果糖∙fructose)은 많이 섭취하면 대사 기능 이상을 초래하는 아주 강력한 물질로 밝혀졌다. 액상 과당 주스뿐 아니라 청량음료, 샐러드드레싱, 요구르트 같은 아무 문제 없어 보이는 식품 속에도 과당이 잔뜩 들어 있다. 우리는 ‘과당의 바다’에서 헤엄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미 고열량인 현대 식단에다가 액상 과당을 거의 무한정 섭취할 수 있는 이런 환경은 대사 이상을 불러오기 십상이다.

지은이는 기존의 ‘사후 대처 의학’을 의학 2.0이라 부르면서 자신이 추구하는 ‘사전 대응 의학’을 의학 3.0이라고 명명한다. 예를 들자면 당화혈색소 수치가 6.5%를 넘어설 때까지 기다렸다가 당뇨병 진단을 내리고 나서야 치료에 들어가는 것이 기존의 방식이라는 것. 반면 의학 3.0에서는 문제가 생길 때까지 하염없이 기다리는 게 아니라 인슐린저항성이 커지고 공복혈당이 올라가는 등 당뇨병 초기 징조가 보이면 훨씬 더 여러 해 전에 경고 표지를 찾아내 개입해야 한다는 것이다. 건강수명 연장과 노화 방지를 위해서는 의학에 접근하는 방식 자체를 바꿔야 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이 책에서 필자는 과학적으로 검증된 방법으로 운동하고, 먹고, 자는 생활습관을 변화시킴으로써 판세를 우리에게 유리한 쪽으로 완전히 뒤집을 수 있다고 확신한다. 운동에 있어서는 대화를 할 수 있을 만치 느리긴 하지만 대화가 좀 부담스러울 만큼 빠른 속도로 움직이는 ‘2구간 운동’을 권장한다. 조깅, 자전거 타기, 수영 등 지구력을 길러주는 2구간 운동을 통해 함양된 건강한 세포 내 ‘엔진’ 미토콘드리아는 지방 축적을 억제하는 데 크게 기여한다. 또한 최대 산소 섭취량을 꾸준히 늘리면 신체 기능 면에서 더 젊어지고 건강수명을 늘릴 수 있다. 근력과 근육량을 상실하지 않도록 무거운 하중 운동도 열심히 해야 한다.

식이 제한에 관한 ‘영양 3.0’ 안내도 곁들였다. 환자에게 가장 적합한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 같은 다량영양소 조합을 소개한다. 뇌에 최고의 약인 수면의 질과 양을 높이는 방법도 환자는 물론 일반인에게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단순히 오래만 사는 게 아니라 살아 있는 동안 끝까지 더 건강하게 사는 법을 알고 싶다면 아티아 박사의 조언에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을 것이다.


폐와 호흡
마이클 J 스티븐 지음

이진선 옮김

사람의집


미국의 폐 과학자 마이클 스티븐이 지은 『폐와 호흡』은 하루에 2만3000번, 평생 6억 번 이상 호흡하는 동안 산소를 들이마시고 이산화탄소를 내뱉는 폐에 관한 모든 것을 다뤘다. 코로나19를 통해 그 중요성이 돋보였던 폐를 어떻게 하면 더 건강하게 유지할 수 있는지에 대한 비결을 공개한다.



이후남(hoona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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