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반도체 제외하면 무역수지 '적자' 경고등
25일 한국무역협회(무협)의 무역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달 전체 수출액은 565억7200만 달러로 1년 전보다 3.1% 증가했다. 전체 무역수지도 42억9100만 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업황 회복에 힘입어 반도체 수출액이 1년 전보다 30억7400만 달러 늘어난 영향이 컸다. 하지만 반도체를 제외할 경우 상황은 달라졌다. 3월 기준 반도체를 제외한 수출액은 449억100만 달러로 1년 전보다 3% 줄었다. 반도체를 뺀 무역수지는 16억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연간으로 봐도 마찬가지다. 전체 무역수지는 반도체 업황이 불황이던 2022~2023년 2년간 마이너스를 기록한 뒤 올해 다시 플러스로 전환됐지만, 반도체를 제외한 무역수지는 2018~2024년 1분기까지 내리 마이너스를 보였다.
수출서 반도체 비중 18%…다른 부문 경쟁력 약화
양준석 가톨릭대 경제학과 교수는 “‘한국산 중간재’의 수출 경쟁력이 떨어진 것이 반도체 쏠림 현상을 심화시킨 원인 중 하나”라고 지적했다. 그간 한국의 1위 수출국이었던 중국은 한국에서 반도체뿐만 아니라 이차전지·자동차 부품 등 다른 중간재를 수입해 완제품을 만들어 다른 국가로 수출한다. 하지만 중국 정부의 제조업 고도화 정책에 힘입어 중국산 중간재 자급률이 상승하면서 한국이 타격을 입었다는 의미다.
무협의 ‘대중국 수출 부진과 수출 시장 다변화 추이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의 디스플레이 수출 자립도는 2015년 -0.137에서 2022년 0.899로, 이차전지는 0.595→0.931로, 자동차 부품은 0.421에서 0.619로 높아졌다. 1에 가까울수록 자립도가 높아졌다는 뜻이다. 이런 영향으로 지난해 중국의 전체 수입에서 한국 비중은 6.3%로 전년(7.4%) 대비 1.1%포인트 하락했다. 1992년 한·중 수교 다음 해인 1993년(5.2%) 이후 30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다른 부문의 수출 경쟁력이 약화했다면 새로운 먹거리를 찾아야 하지만 이런 노력도 부족했다. 글로벌 컨설팅사 맥킨지에 따르면 2005~2022년 한국 10대 수출 제품 목록에 새로 추가된 건 디스플레이 단 1개뿐이다. 류성원 한국경제인협회 산업혁신팀장은 “오히려 노동규제·기술규제 등으로 기업들이 국내가 아닌 해외에서 공장을 짓는 경우가 많아졌고, 신성장 동력을 발굴하기 위한 정부의 노력도 미비했다”라고 지적했다.
반도체 불황 시 국가 경제 '흔들'
결국 전문가들은 수출 품목 다변화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장상식 무협 동향분석실장은 “당장 성장 동력 찾는 것은 한계가 있기 때문에 단기적으론 반도체 내에서라도 기술 확장이 필요하다”라며 “한국은 반도체 중에서도 경기 영향이 큰 메모리 반도체에 집중돼 있는데 대만의 TSMC처럼 경기 변동에 덜 민감하고 부가가치가 높은 비메모리 분야로 나아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장기적으로는 바이오와 그린 에너지 전환 분야 등 유망한 산업으로 먹거리를 확장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이우림(yi.wool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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