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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술 읽는 삼국지](에피소드4) 유비, 인의(仁義)와 한 황실 부흥으로 민심을 사로잡다


〈삼국연의〉에서 유비는 한나라 중산정왕의 후손으로 등장하는데 애초부터 학문은 좋아하지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유비는 항상 인(仁)과 의(義) 그리고 한나라의 황실 부흥을 외쳤습니다. 이는 어디까지나 스스로 황손임을 내세운 정치적 대의명분에 지나지 않습니다. 이러한 유비의 정치술은 재능과 지식은 부족하더라도 유덕한 군주로 존경받을 수 있었는데, 당시의 혼란스러운 정세를 살펴보더라도 뜻이 있는 자라면 호걸이 되거나 그들과 어울리는 것이 더 나은 방법이기도 하였습니다.

학문은 별 관심이 없고 호협과 즐기는 것을 좋아한 유비는 장비 못지않은 성격의 소유자였습니다. 연의를 지은 나관중은 유비를 중심으로 하는 촉한의 주역들을 주인공으로 삼았습니다. 그는 유비라는 인물상을 너그럽고 인자하여 모두가 따르는 인화(人和)의 대명사로 만들었습니다. 그러하매 그가 독우를 매질한 장본인임에도 불구하고 성격 급하고 난폭한 장비에게 전가하는 것은 오히려 소설적으로 정당한 것입니다. 유비는 언제 어디서나 ‘어진 군주’가 되어야하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형상의 유비이기에 정치적인 대의명분에 불과한 ‘인의(仁義)의 외침’에도 백성들은 그를 전폭적으로 따랐던 것입니다. 백성을 위하고, 백성의 뜻에 따라 나선다는 허울은 시대를 불문한 정치 선전술인 바, 그에 미혹되어 송사리 떼처럼 움직이는 난세의 백성들이 있는 한 ‘요순의 눈꺼풀’은 벗겨낼 수 없을 것입니다.

" 저토록 따르는 백성들을 두고 어찌 나만 가라는 말이냐. 난 싫다. 엉엉! "


유비는 잘 울었습니다. 조조군에 쫓겨 가며 백성 앞에서 울고, 형주를 줄 수 없어 노숙 앞에서 대성통곡합니다. 이처럼 유비는 자신의 정치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무기로 아낌없이 눈물을 사용하였던 것입니다. 눈물이 여성만의 무기가 아니었던 것이지요. 오죽하면 ‘유비는 눈물로 촉한의 강산을 얻었다’는 속담까지 있겠습니까.



연의에서의 유비는 정치적 통일을 이루지는 못하지만 독자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데는 성공합니다. 그리하여 독자들은 유비에게 무한한 감명을 받습니다. 나아가 소설적 재미와 긴장도 한껏 높아집니다. 나관중이 만든 유비의 이러한 극적인 형상은 무엇일까요?





허우범(jci@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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