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伊 반파시스트 작가 출연 돌연 취소…국영방송 통제 논란

'세기의 아들' 작가 스쿠라티 멜로니 정부 비판 '불방' 멜로니 총리 "과도한 출연료 요구 탓"…야당 "정부 나팔수 전락"

伊 반파시스트 작가 출연 돌연 취소…국영방송 통제 논란
'세기의 아들' 작가 스쿠라티 멜로니 정부 비판 '불방'
멜로니 총리 "과도한 출연료 요구 탓"…야당 "정부 나팔수 전락"

(로마=연합뉴스) 신창용 특파원 = 이탈리아 국영방송 라이(Rai)가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세기의 아들'로 유명한 반파시스트 작가의 방송 출연을 돌연 취소해 언론통제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22일(현지시간) 현지 일간지 일 솔레24 오레에 따르면 작가 안토니오 스쿠라티는 이탈리아의 해방기념일인 25일 녹화방송될 예정이던 라이3의 토크쇼 '케사라'에 20일 출연하기로 했었다.
우리나라의 광복절과 유사한 해방기념일은 이탈리아가 1945년 20년간의 파시스트 독재와 2년간의 독일 나치 점령에서 해방된 것을 기념하는 날이다.
하지만 스쿠라티는 녹화 직전, 라이 측으로부터 출연이 취소됐다는 문자 메시지를 받았다. 메시지에는 편집상의 이유로 출연이 취소됐다는 것 외에는 별다른 설명이 없었다.


케사라의 진행자 세레나 보르토네는 이에 항의하는 차원에서 녹화분에서 스쿠라티가 준비한 원고를 대신 읽었다. 이 글은 현재 많은 이탈리아 일간지 웹사이트에 게재됐다.
스쿠라티는 이 글에서 네오파시스트에 뿌리를 둔 조르자 멜로니 총리와 그의 집권당 이탈리아형제들(FdI)이 네오파시시트의 이념 노선을 고집스럽게 고수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2018년 출간한 소설 '세기의 아들'로 이탈리아에서 가장 권위 있는 문학상인 스트레가상을 받았다. 이 작품은 독재자 베니토 무솔리니 시대에 파시스트가 어떻게 이탈리아 정권을 잡았는지를 다룬 소설이다.
무솔리니 전문가로 불리는 스쿠라티가 현 정부에 비판적인 내용을 방송에서 말하지 못하도록 라이 측에서 사전 검열해 방송 출연을 취소한 것 아니냐는 비난이 커지고 있다.
멜로니 총리는 파시즘 창시자 무솔리니를 추종하는 네오파시스트 정당인 이탈리아사회운동(MSI)에서 정치를 시작한 전력 때문에 '파시즘의 계승자'라고 의심받고 있다.
논란이 확대되자 라이 임원인 파올로 코르시니는 계약 문제로 출연이 취소됐다고 주장했다.
멜로니 총리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스쿠라티가 라이 측에 출연료로 1천800유로(약 265만원)를 요구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멜로니 총리는 라이 측에서 스쿠라티가 요구한 출연료가 과도하다고 판단해 출연 취소 결정을 내렸다며 정부 압력설을 부인했지만 논란은 식지 않고 있다.
이탈리아에서는 집권 세력에 따라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국영방송인 라이에 늘 영향력을 행사해 왔기 때문이다.
저명한 TV 비평가인 안도 그라소는 현지 일간지 코리에레 델라 세라에 스쿠라티에게 재갈을 물린 것이 오히려 역효과를 불러일으켜 작가의 반파시스트적 발언에 큰 의미를 부여하게 됐다고 지적했다.
스쿠라티의 입을 틀어막으려는 라이의 대응으로 파시즘 부활 우려가 더 커졌다는 뜻이다.
주요 야당도 거세게 반발했다. 제1야당인 민주당(PD)의 엘리 슐라인 대표는 "스쿠라티 사건은 심각한 일"이라며 "라이가 정부의 나팔수로 전락했다"고 비판했다.
중도 야당인 아치오네의 카를로 칼렌다 대표는 "정부에 대해 불쾌한 말을 했다는 이유로 작가를 침묵시키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
changyong@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신창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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